감기약값 올린 제약사들, 4분기 실적 대폭 개선 ‘예고’

김양혁 기자 2023. 1. 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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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로 감기약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면서 감기약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의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은 주로 중국에서 감기약 원재료를 들여온다"며 "중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원재료 가격 올라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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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독감 유행, 약국 감기약 공급 우려 지속
생산업체는 줄줄이 실적 상승세 예고
일반감기약, 조제용보다 마진 높아
대원·광동·동아제약, 감기약 인상 줄이어
서울 중구의 한 약국에 감기약 수급 안정을 위한 판매수량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로 감기약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면서 감기약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의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들 제약사는 지난해 겨울을 앞두고 원재료 인상을 이유로 줄줄이 감기약 가격을 올렸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해 4분기 매출 3891억원, 영업이익 28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7.52%와 456.86%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9.57% 늘어난 1조4722억원, 영업이익은 25.42% 증가한 1189억원이다.

한미약품의 4분기 매출은 3655억, 영업이익은 465억원으로 전망됐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7.52%, 영업이익은 8.90% 증가한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매출은 11.82% 늘어난 1조3454억원, 영업이익은 31.34% 증가한 1647억원으로 예상됐다.

대원제약과 동아쏘시오그룹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도 4분기 실적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원제약의 4분기 매출은 124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0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76% 증가한 126억원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도 4분기 매출은 262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96% 올랐고, 영업이익도 207억원으로 17.61% 상승한 실적이다.

서울 중구 한 약국에 타이레놀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이들 제약사는 대표적인 감기약 생산·공급 업체로 꼽힌다. 종근당과 한미약품은 정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약제 가격 인상을 결정한 해열제 성분의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650㎎ 제품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다. 종근당은 한국얀센의 타이레놀을 제외하면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높은 폭의 인상액을 적용받았다. 한미약품도 종근당에 이어 감기약 판매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아세트아미노펜 약제 가격 인상 폭은 업체별 생산 능력 등을 고려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매출 상승 추세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며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향후를 대비해 감기약을 상비해두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대한약사회는 감기약 등 호흡기 관련 의약품을 3~5일분만 구매하고 필요 이상 구매하지 않도록 권장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그동안 일반의약품 준비는 잘 된 상태였다”며 “최근 사재기 우려가 제기돼 약국에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시내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종합감기약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약사로서는 조제용 감기약보다 일반약 수요가 늘어나는 게 이득이다. 일반 감기약이 조제용보다 마진이 높기 때문이다. 약국에서 구매하는 감기약 1정은 200원 수준(10정 1박스 기준)이다. 반면 의사 처방을 받아 약국서 사는 조제용 감기약은 1정에 최대 40원 수준에 머문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조제용 감기약과 달리, 일반약은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한다.

제약사들은 감기약 수요 증가를 예상해 일찌감치 약값을 올렸다. 대원제약은 지난 9월부터 짜 먹는 감기약 ‘콜대원’의 약국 공급 가격을 제품별로 7~15% 인상했다. 앞서 같은 해 8월 광동제약은 한방감기약 쌍화탕의 공급 가격을 12% 올렸고, 동아제약도 10월 마시는 감기약 판피린 공급가를 12%가량 올리며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일각에선 제약사들이 감기약 수요 증가를 예상해 일제히 가격을 올리면서 전국민적인 위기상황을 외면한 조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은 주로 중국에서 감기약 원재료를 들여온다”며 “중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원재료 가격 올라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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