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형 출시…LG 주도 OLED 판에 삼성도 라인업 늘린다

[CES 2023]

삼성전자가 CES 2023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77형 OLED TV/사진=한지연기자

삼성전자가 QD(퀀텀닷)-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77형을 최초 공개하며 OLED TV진영에 더욱 깊이 진입했다. OLED TV는 경쟁사인 LG전자가 지난 10년간 시장을 주도하며 선두 업체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OLED 55형과 65형을 출시한 이후 초대형 수요까지 잡겠단 목표다.

삼성전자가 5일부터 8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 개막을 앞두고 3일 진행한 '삼성 퍼스트룩 2023'행사에서 2023년형 TV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77형 OLED는 삼성전자가 내놓은 OLED TV라인업 중 가장 큰 크기다. 삼성전자는 "2023년형 삼성 OLED TV는 기존 Neo(네오) QLED(퀀텀닷 기반 LCD)에 적용됐던 삼성의 독자적인 '퀀텀닷' 기술과 뉴럴 퀀텀 프로세서를 탑재해 OLED 기술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더욱 개선된 밝기와 색상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네오 QLED는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에 적용된 기술을 탑재해 OLED TV에도 힘을 싣겠다는 의도다. 뉴럴 퀀텀 프로세서는 삼성전자가 뇌 신경망을 닮은 AI(인공지능) 프로세서로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저화질 영상을 고화질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소비자에게 가장 수요가 높은 55형과 65형에 이어 올해 77형까지 OLED TV 라인업을 추가하면서 OLED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넓힐 것이라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은 TV를 개발하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시절부터 OLED TV의 번인 현상을 문제 삼으며 OLED TV는 하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올해 초대형 OLED 라인업까지 추가하면서 사업방향 선회를 확실히했다.

프리미엄 TV의 주요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OLED TV 선호도가 크고, OLED TV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삼성전자로선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22년 70형 이상 초대형 OLED TV 판매량을 69만9000대로 예측했는데, 이는 지난해 판매량인 59만3000대에 비해 18% 늘어난 규모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지난해 한해 동안 TV시장이 크게 침체됐지만 초대형 OLED TV는 나홀로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OLED TV 라인업 확대로 꾸준히 제기돼왔던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동맹설'에도 더욱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QD-OLED 패널을 공급받고 있는데, 공급량을 대폭 늘리기엔 캐파(생산능력)가 적다. LG디스플레이 와의 OLED 동맹설을 두고 한 부회장은 꾸준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미국)=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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