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K-드라마, OTT 날개 달고 글로벌 진출 가속 [ST신년기획]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2023년의 한국드라마는 이전보다 더 커진 스케일로, 여기에 OTT플랫폼라는 날개를 달고 한국은 물론 해외 시장에도 계속해 위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톱배우들의 복귀 및 앙상블, 스타 작가진의 출격, 더 다양해진 소재 등으로 2023년 드라마 라인업이 화려하게 물들었다. 몇 백억이라는 자본까지 투입되면서 우주, 판타지 액션 등 고비용이 요구되는 소재를 다루는 것도 가능해졌다.
한국 드라마는 이제 '노는 물'이 달라졌다. 2022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은 국내외 주요 시상식에서 30여개가 넘는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애플TV+(애플티비플러스) '파친코',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도 글로벌 시상식 후보로 올랐고, 유력 해외 언론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제 한국 드라마는 세계 시장에서도 견줄만한 경쟁력있는 K-콘텐츠 중 하나가 됐다.
이를 시작으로 2023년에는 K-드라마의 세계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OTT 플랫폼이라는 날개가 세계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되면서다. 2022년에도 한국 드라마는 글로벌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NETFLIX), 디즈니+(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을 통해 세계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2023년에는 국내 토종 OTT 플랫폼들도 글로벌 서비스 확대에 뛰어들면서 K-드라마의 시장 확대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배우·드라마의 위치
화려하게 몸집을 키운 한국 드라마는 '내수용'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한국 드라마는 '한류'를 시작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콘텐츠로 자리매김, 글로벌 OTT 플랫폼 오리지널 작품으로서 혹은 해외 서비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송중기, 이성민 주연의 JTBC '재벌집 막내아들'도 방영 전부터 아시아 최대 OTT 플랫폼 뷰(Viu)와 해외방영권리를 독점 계약 맺었다. 이 배경에는 '송중기 파워'가 있었다. 뷰 관계자는 방영 전 독점계약 배경에 대해 "송중기의 인기와 인지도가 큰 영향을 끼쳤다. 송중기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빈센조' 등으로 오래 전부터 해외에서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기에, 로맨스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송중기만 아니라 K-드라마가 가진 파워도 주목했다. 뷰 관계자는 "K-드라마의 우수성(작품성, 스토리 전개)과 K-아티스트의 영향력(해외 인지도, 연기력 등)은 아시아 팬들에게 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카테고리다. 각 아시아 지역 로컬 드라마의 역량도 높아지고 있지만, K-드라마는 아시아 시청자(뷰어)들에게 당연히 접해야 하는 콘텐츠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OTT 운영자 입장에서도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콘텐츠다"고 설명했다. 해외 OTT플랫폼에서도 한국 드라마·배우들은 빼놓을 수 없는 주요 거점이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공개 직후 단숨에 웨이브 유료 가입자 견인 1위에 오른 웨이브(WAVVE)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도 아이치이(iQIYI), 코코와(KOCOWA), 라쿠텐 비키(Rakuten Viki) 서비스 등에서 평점 9.9점을 기록하며 해외에서도 화제성을 입증했다.
K-드라마가 해외에서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웨이브 관계자는 "장르적인 부분이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해서 가능한 일인 거 같다. 해외에서도 성적이 잘 나오고 있는 '약한영웅 Class 1' 같은 경우도 특정 나이대 타깃이 아니라 전 세계 연령을 아우르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최근 중국이 한류금지령(한한령) 완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K-드라마의 해외 시장 약진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OTT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 일부 한국 드라마와 영화 방영을 허용하고 한국 게임 7개를 중국 내 서비스하도록 허가한 것이다.
아시아 시장은 OTT플랫폼에 있어 주요 시장이면서 한국 드라마 콘텐츠 수요가 매우 높은 곳이기도 하다. 증권가에서는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 드라마 콘텐츠 확보가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에 국내 콘텐츠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등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중국의 빗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증권가는 콘텐츠 분야의 성장세와 글로벌 성과가 2023년에도 순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환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한령 해제 영향으로 중소형 콘텐츠 제작사를 중심으로 주가 상승 여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OTT 날개 달고 글로벌 진출 가속화
'오징어게임' 이후 국내에서 OTT의 위력이 커졌다. '본방 사수' 보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짧고 간편하게 즐기는 스낵컬처와 몰아보기라는 시청 습관이 익숙한 현 세대에게 OTT플랫폼은 가장 중요한 채널이다. 또한 TV를 틀면 볼 수 있는 국내 시청자와 달리 해외 시청자의 접근성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한국 드라마를 비롯한 많은 로컬 콘텐츠가 OTT와 손잡고 세계 시장 활로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언급된 세계 콘텐츠 시장에 있어 한국 드라마가 증명한 저력과, 국내외 OTT 플랫폼이 마련한 세계 시장을 향한 발판은 시너지를 내며 서로에게 좋은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뷰 관계자는 "국가별로 존재하는 로컬 플랫폼을 통해 지역 맞춤형으로 유통할 경우, 각지의 플랫폼 전략과 접목시킨 국가별 시청자 특색과 눈높이에 맞는 홍보와 마케팅이 가능하다. 이는 시청자(뷰어)에게 더 섬세하고 정교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배급 형태다"라며 "일례로 '재벌집 막내아들'의 경우 작품 퀄리티와 Viu 로컬 마케팅이 시너지를 낸 케이스다. 송중기의 싱가포르 미디어 콘퍼런스 참여처럼, 배우들이 현지 팬들을 위한 마케팅 협조가 있을 경우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K드라마를 비롯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11월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 루크 강(Luke Kang) 월트 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한국 시리즈는 신규 시청자 유입을 가져왔고 세계적으로 높은 성과를 가져왔다"라고 밝혔다. 실제로도 쇼케이스를 통해 공개된 콘텐츠 50여 편 중 한국 콘텐츠가 13편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국내 OTT 플랫폼에서도 글로벌 시장 진출 위한 발판을 마련하면서 K-드라마의 세계 시장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는 최근 미주지역 K콘텐츠 플랫폼 코코와를 인수했다. 웨이브는 글로벌 사업 핵심 거점 미주지역 서비스를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2023년이 글로벌 시장 진출의 원년이 될 것 같다"면서 "내년에는 우선 코코와를 주임으로 북미시장에 오리지널 콘텐츠 유통 관련해 수월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빙에서도 글로벌 진출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티빙 측은 "오리지널 프로그램 포맷 및 판권 판매로 해외 유통은 이미 진행 중이다"라며 "파라마운트플러스(파라마운트+)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2023년 '욘더', '몸값' 등을 글로벌 시장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OTT플랫폼 아마존프라임비디오와 손잡고 '아일랜드'를 해외 시장에 선보인다. 현재로서는 2022년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를 바탕으로 해외 OTT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글로벌 스펙트럼을 넓히는데 집중한다는 것이 티빙의 설명이다.
이처럼 OTT 플래폼 경쟁 심화에 국내 드라마 제작사 가치도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드라마 제작사와 OTT플랫폼 사이 동상이몽도 존재한다.
우선 지식재산권(IP) 공유와 관련한 문제다. '오징어게임'은 세계적 성공을 거뒀지만, 약 30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투자받아 흥망에 상관없이 마음 놓고 제작하는 대신 콘텐츠에서 파생되는 부가 수익을 모두 포기해야 했다.
또 작업 환경과 관련해 한 제작사 관계자는 "글로벌 OTT 플랫폼과 작품을 전체 계약을 하다보니 후반 작업이 예전보다는 빨리 이뤄져야하는 고충이 있다. 평상시 방송만 하게 될 때보다 OTT 플랫폼에 전달할 때는 한 달가량 작업 기간이 더 당겨져야 한다. 방송과 OTT 동시 공개되다보니 아무래도 방송용을 OTT용으로 만들기 위한 또 한 번의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후반 작업이 더 빨리 진행되어야 한다. 그 시일을 맞추지 못하면 꽤 페널티를 받게 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수정사항이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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