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9월 손 잘 씻어야 하는 이유? '월별 건강 수칙' 확인하세요
올해는 코로나19가 일상에 스며든 지 4년차로, 새해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건강 관리의 기본은 꾸준한 운동과 양질의 식단이다. 여기에 월별 특성에 따른 건강 주의사항을 미리 익혀 대비하면 특정 시기에 따른 질환·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받을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의 도움말로 건강한 2023년을 보내기 위해 월별 건강 수칙을 체크해본다.
1월 │ 생활습관 점검, 금연 도전
한 해를 시작하면서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 점검이 필요한 때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후 체중이 급격하게 늘어 고민한 사람이 많다. 비만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같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살 빼기의 기본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1일 섭취 열량을 기존 섭취량에서 약 500~80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되 금식은 피하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인 걷기, 자전거 타기, 고정식 자전거, 수영 등이 좋다. 약간 숨이 찰 정도 이상의 강도로 하루에 30~60분, 일주일에 3회 이상 실시한다. 과하게 비만한 경우 관절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줄넘기·달리기 같은 충격이 심한 운동은 피한다. 금연도 새해 단골 목표다. 금연을 하고 싶은 사람은 혼자서 결정하지 말고 자신의 의지를 주위 사람들에게 표현해보자. 실패할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과 가족들의 행복을 상상하며 과감히 시도하자. 금연치료제를 사용하는 것도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된다.
2월 │ 신체 활동 늘려 겨울 우울감 해소
일조량 감소와 추운 날씨가 지속하면서 마음이 우울하고 몸도 위축되기 쉽다. 춥다고 실내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 조깅, 달리기, 겨울 레포츠 등 다양한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 완화'와 '체력 단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자. 두꺼운 겨울 잠바는 신체활동을 어렵게 하므로 이보다는 얇은 겉옷을 여러 벌 입는 게 좋다. 운동 시 빙판길 낙상사고에도 주의한다.
3월 │ 꽃샘추위·일교차·미세먼지 주의
꽃샘추위가 잦고 일교차가 심한 3월은 감염 위험이 높아지기 쉽다. 난방과 옷차림에 주의를 기울여 보온에 신경 쓰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미세먼지에도 주의해야 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봄이 되면서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라 미세먼지가 피부로 와 닿는다. 호흡기나 심장에 질병이 있는 경우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자.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4월 │ 알레르기성 질환, 황사 조심
꽃가루가 날리고 대기 중 이물질이 많은 4월엔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의 발병 가능성이 높다. 눈물, 콧물, 재채기, 잦은 기침 등 호흡기계 증상이 나타나며 피부 가려움증이나 눈 주위 부종, 소양감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황사가 심할 때는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한다. 노인, 어린이, 만성 폐질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하며 귀가 후 몸을 씻는다. 상대적으로 긴 겨울에 적응했던 우리 몸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피로감을 느낀다. 시도 때도 없이 졸리며 업무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춘곤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서는 냉이·달래·미나리·도라지 등의 봄나물과 신선한 채소,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되 전체적으로 소식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며 충분한 수면(7~9시간)을 취한다. 낮 시간에 많이 졸릴 때는 잠깐 눈을 붙이는 것도 춘곤증 해소에 도움된다.
5월 │ 나들이 시 피부 자극, 벌레 물림 조심
본격적으로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봄볕의 자외선도 여름 못지않게 강하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게 좋다. 여름 기분을 내려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외출했다가 환절기 감기에 걸릴 수 있으므로 얇은 옷을 여벌로 걸친다. 산·들·공원 등으로 나갈 때 벌을 비롯한 각종 곤충이나 벌레·뱀에 물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6월 │ 손 씻기로 눈병 · 수족구병 예방
초여름에 기승을 부리는 눈병의 대부분은 눈의 결막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긴다. 대부분 1∼2주가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고 후유증 없이 치유되지만 그 사이의 증상이 매우 괴롭다. 눈병은 환자의 눈물이나 눈을 비빈 손을 통해 다른 물건으로 옮겨지고 다시 그것을 만진 손이 그 사람의 눈에 바이러스를 옮길 때 전염된다. 손을 열심히 씻는다면 후속 환자 발생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기온이 상승하는 초여름부터 영유아에게 많이 발생하는 수족구병은 전염성이 높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현재까지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없어 아이들이 모이는 어린이집 등에서는 손 씻기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아이의 손·발·입에 수포성 발진과 함께 고열이 나타나는 등 수족구병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에 데려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
7월 │ 식중독·냉방병 조심
여름철에는 식중독을 조심해야 한다. 식중독에 의한 설사는 바이러스·세균에 오염된 물·음식을 먹었을 때 발생한다. 물은 끓인 후 식혀서 마신다. 조리 시 특별히 위생에 주의하며 음식 재료의 유효기간을 준수한다. 설사가 3일 이상 지속되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 시기엔 에어컨 가동률이 급속히 올라가면서 냉방병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강한 냉방을 피하며 실내외 온도 차이를 5∼8도로 유지해 체온을 관리해야 한다. 실내 습도를 높이고 자주 환기를 하는 게 좋다.
8월 │ 폭염 주의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가 빨개지고 통증이 발생한다. 심하면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얼굴과 팔다리가 붓고 열이 오르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를 '일광(日光)화상'이라 한다. 일광화상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한데, 자외선에 대한 반응은 개인마다 차이가 크므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는 게 상책이다. 구름이 없는 맑은 여름날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햇빛이 매우 강하므로 피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다. 더위에 오래 노출되면 열 경련, 열 피로, 열사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노인, 심장질환자, 항우울제·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더 위험하다. 더위에 오래 노출된 사람이 실신 등의 증상을 보이면 빨리 그늘로 옮겨 머리 쪽을 아래로 낮추고 찬 물수건으로 마사지하며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날씨가 무더운 날 구토, 고열, 신경·정신 이상을 보이면 매우 위급한 상황이므로 신속히 체온을 낮추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9월 │ 가을철 열성 질환 조심
가을철 산행 시 열성 질환인 유행성출혈열·쯔쯔가무시병을 주의하자. 특히 유행성출혈열은 흔하지는 않지만 걸렸을 때 치명적일 수 있다. 산과 들에 나갈 땐 소매가 긴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줄여야 한다. 잔디밭에 앉거나 눕지 않으며 옷을 풀밭에 벗어두지 않는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입었던 옷을 깨끗하게 세탁하고 손을 비롯해 몸을 잘 씻어야 한다. 고열을 동반한 몸살·감기 기운이 2∼3일 지속하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쯔쯔가무시병도 고열과 심한 전신 근육통을 보인다. 보통은 겨드랑이·사타구니 등 연한 피부에 빈대한테 물린 특징적인 상처(가피)가 있는데 항생제로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다.
10월 │ 감기 조심, 독감 예방접종 시작
일교차가 심해지는 환절기이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자. 독감 예방접종도 늦지 않게 맞기를 권장한다. 독감은 일반적인 감기와 다른 질병이다.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라는 특별한 바이러스로 보통 감기 바이러스와 다르다. 건강한 사람들은 독감을 말 그대로 '독한 감기'처럼 앓고 지나갈 수 있다. 하지만 만 65세 이상의 노년층과 면역이 억제된 환자, 당뇨병·신부전이나 만성 폐질환을 앓는 환자에게는 보통 감기와는 다르게 독감이 치명적일 수 있다.
11월 │ 피부 및 안구 건조증, 노로바이러스 주의
가을에서 겨울로 바뀌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져 실내 난방을 시작하는 시기다. 습도가 낮아지므로 피부 및 안구 건조증을 조심해야 한다.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하고 수분섭취를 충분히 한다. 피부 건조증이 심하면 비누 사용을 줄이고 샤워 후 보습제를 충분히 바른다.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음식과 물을 섭취하거나 해당 환자를 접촉하는 경우 전염된다.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고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증상이 2~3일 안에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구토와 설사가 지속되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방지한다.
12월 │ 심혈관 질환 조심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올라가거나 심근경색·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만성질환자의 경우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지 않게 주의한다. 약 복용을 거르지 않고 음식 조절에도 힘쓰는 등 질병이 악화하지 않게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한겨울에는 빙판길을 걸을 때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면서 다치는 낙상도 많이 발생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연말연시에는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건강을 해치거나 갑작스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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