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땐 현금이 왕”...곳간 두둑한 종목 눈여겨 봐라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1. 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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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많으면 투자·주주환원 활용
시장지수 보다 수익률 4%P 높아
CJ제일제당·호텔신라·코오롱인더
캐시카우 종목 담은 美ETF 주목
<사진=연합뉴스>
불확실한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에 올해 대다수 기업들의 저성장이 예상되면서 곳간에 현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관심이 쏠린다. 양호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경기침체 속에서도 성장을 위한 투자를 통해 주가 상승 모멘텀(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잉여현금흐름(FCF)은 기업의 자본적 지출을 뺀 후 남은 자금이다. 향후 주주가치를 높이거나 생산시설의 확장, 신제품 개발 등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때문에 보통 증권업계에선 잉여현금흐름이 우수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높다고 평가한다. 배당 확대, 자기주식 취득 및 인수·합병(M&A) 등으로 시장의 수급을 개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금리 환경에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아 여유로운 곳간 상황은 안정적인 경영에도 유리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금융환경이 불확실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잉여현금흐름이 뛰어난 종목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국면에서 기존 막대한 지출과 향후 발생할 무리한 자금 조달은 주주 환원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며 “양호한 현금흐름으로 우량자산을 보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를 늘려 경쟁기업 대비 우위에 설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다수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가운데 ‘황금주’를 제대로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2021년 1분기 100조원을 넘었던 국내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7조원대로 급감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 중 당기순이익과 잉여현금흐름이 개선된 종목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연평균 수익률은 8.4%로 코스피200(4.5%) 대비 높았다.

올해 순이익과 잉여현금흐름이 개선되는 종목은 CJ제일제당, 오리온, 호텔신라, CJ대한통운, LIG넥스원, 코오롱인더 등이 거론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3%, 잉여현금흐름은 4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조직 개편 통해 FNT사업부를 신설한 CJ제일제당은 미래 식품소재, 대체 단백, 배양 단백 등 신사업을 영위할 예정이다.

특히 호텔신라는 글로벌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의 영향으로 잉여현금흐름이 전년보다 267% 늘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완화에 따른 면세, 호텔 사업의 실질적 수혜는 올해 2분기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잉여현금흐름 개선과 더불어 순이익도 165% 급증이 예상된다. 코오롱인더(216%), 에스엘(108%), 대덕전자(93%) 등도 현금흐름의 급격한 개선이 예측됐다.

그 밖에 잉여현금흐름과 순현금 비중이 동시에 높은 기업도 주목된다. 기업가치를 잉여현금흐름으로 나눈 수치가 가장 높은 건 기아로 47.9%에 달했다. 그 뒤로 DB하이텍(45.8%), 롯데정밀화학(41.8%), 씨젠(35.7%), LX세미콘(22.5%) 순이었다.

서학개미들을 위한 ‘캐시카우’ 종목만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러셀1000지수에서 미래 잉여현금흐름과 이익을 기준으로 선별된 기업에 투자하는 ‘페이서 US 캐시카우 100(COWZ)’ ETF가 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비중 2.5%), 모더나(2.3%), 엑슨 모빌(2.2%) 등 현금흐름이 우수한 기업들을 담고 있다. COWZ ETF는 지난해 9월 단기 바닥을 찍은 후 14% 올랐다.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 시장의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도 있다. ’페이서 글로벌 캐시 카우 디비던드(GCOW)’ ETF는 잉여현금흐름과 배당수익률이 뛰어난 대형주에 투자한다. ‘페이서 국제 선진 시장 캐시 카우 100(ICOW)’ ETF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지수에 포함된 선진시장 종목 중 현금흐름이 우수한 종목만 선별한다. GCOW 및 ICOW ETF는 주가가 지난해 9월 이후 19%가량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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