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283채 무자본 갭투자…검찰, 구속 기소

서울 강서구 화곡동 등지에서 무자본 갭투자 사기로 30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5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남부지검 전세사기전담수사팀(이응철 부장검사)은 화곡동 일대 빌라 283채를 소유하며 임차인의 보증금을 가로챈 임대사업자 55살 강 모 씨를 오늘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강 씨와 함께 임대 사업을 벌여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긴 공인중개사와 그 중개사의 동업자는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강 씨와 그의 일당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건축주 등에게 빌라 1채당 평균 500에서 1,500만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받아 무자본으로 빌라를 매입하고 임대한 뒤 정작 임차인에겐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8명, 피해 금액은 31억 원을 넘습니다.

강 씨는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 자체가 없었지만,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보증금을 '돌려막기' 하다가 여러 명의 피해자를 양산했습니다.

피해자는 주로 20~30대 사회초년생 혹은 신혼부부이며 대부분 보증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를 도운 공인중개사들도 강 씨가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다는 걸 아는데도 임대사업을 권유하는 등 사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앞서 경찰은 피해자들에게서 고소장을 접수해 사건을 수사한 뒤 2020년 8월 이들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검찰은 수사 기록과 법리 검토 끝에 강 씨를 지난달 23일 구속하는 등 보완 수사를 벌여왔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청년과 서민의 주택 마련 자금을 잃게 한 피고인들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추가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해 강 씨 일당의 여죄를 파헤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손기준 기자standard@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