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하도 거짓말을 잘해서…오늘은 찾을까" '인적 드문 곳'에 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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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말을 많이 바꿔서오늘은 찾아야 할 텐데."
이기영(31)이 동거녀(50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지점이다.
파주 토박이인 이기영은 이곳 지리를 잘 아는데, 일부러 인적이 없는 이 장소를 유기지점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기영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시체 유기지점'을 번복하며 거짓말을 일삼고 수사에 혼전을 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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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 제외 평소 인적 없는 곳, 이씨 지리 잘 알아
(파주=뉴스1) 양희문 이상휼 기자 = “하도 말을 많이 바꿔서…오늘은 찾아야 할 텐데.”
4일 오전 10시께 경기 파주시 공릉천변 하류. 이기영(31)이 동거녀(50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지점이다.
이곳은 농로를 사이에 두고 논과 공릉천이 위치한 지역으로, 낚시꾼들을 제외하면 평소 인적이 드문 곳이다. 실제 이날 역시 몇몇 낚시꾼과 수색인력이 전부였다. 파주 토박이인 이기영은 이곳 지리를 잘 아는데, 일부러 인적이 없는 이 장소를 유기지점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기영은 경찰의 계속되는 추궁 끝에 전날인 3일 경찰에 약도까지 그려주면서 상세한 지점을 알려줬다. 콘크리트 방호벽 옆 천변에 땅을 파고 가방에 담긴 동거녀 A씨의 시신과 범행도구를 묻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전날 오후 이기영을 차량에 태워 해당 지점으로 가 굴삭기와 수색견 4마리를 동원해 집중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A씨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고, 날이 밝은 이날 수색 현장은 굴삭기가 파놓은 흔적만 가득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굴삭기 1대를 더 투입해 수색작업을 재개했지만 A씨 시신이 발견될지는 미지수다.
이기영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시체 유기지점’을 번복하며 거짓말을 일삼고 수사에 혼전을 줬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날 송치 직전까지 이기영을 상대로 한 번 더 확인했지만 그래도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는 눈치다.
경찰 관계자는 “빡빡 우기면서 거짓말을 당당하게 한다. 확인해 보면 다 ‘뻥’이었다”며 “그래도 이번만은 구체적으로 진술했기 때문에 가용 인력을 동원해 수색을 벌이고 있다. 파보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혐의 입증은 거의 다 됐는데 송치 하루 전까지 거짓말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 확실한 증거가 나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수색도 난항이다. 이기영이 지난 8월 A씨의 시신을 땅에 묻었다고 지목한 지점은 당시 흙바닥이었는데, 여름철 비가 온 뒤 쓸려나가 지금은 물가가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하의 한파에 땅도 물도 얼었다.
이 탓에 굴삭기가 파낼 수 있는 곳은 한계가 있다. 경찰은 “최대한 멀리까지 파 달라”고 요청했지만, 굴삭기 기사는 “위험해서 어려울 것 같다. 해볼 때까진 해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경찰은 이날 ‘강도살인’ 등 혐의를 적용해 이기영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검사 6명으로 전담팀을 구성, 이기영의 추가피해 여부 수사와 함께 연쇄살인의 진상규명에 나섰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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