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3' 이견 좁힐까…성일종 "여가부 폐지" vs 김성환 "동의 어려워"
성일종 "첫술에 배부를 수 없어…내일도 모레도 만나 지속 협의"
(서울=뉴스1) 조소영 김경민 박종홍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 등을 논의하는 여야 '3+3 정책협의체'가 한 달여 만에 재개됐지만, 여성가족부 폐지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이는 등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국민의힘은 현 정부 기조대로 여가부의 폐지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은 여가부의 존치 또는 성평등가족부로의 확대 개편을 주장했다.
4일 국민의힘 성일종·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과 송언석(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위성곤(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3+3 협의체'를 열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야 간사 이만희(국민의힘)·김성환(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 일정으로 불참했다.
성일종 의장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이 됐지만 정부의 형태를 잘 갖춰야함에도 불구하고 여가부를 비롯해 정부조직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우선 드린다"며 "좀 더 책임있게 국민에 봉사하고 일할 수 있게 민주당에서 협조해 주십사 부탁드린다"고 운을 뗐다.
성 의장은 국민의힘이 전임 문재인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에 적극 협조했었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현 정부 정부조직법의 핵심이자 대선 공약인 여가부 폐지에 대해 민주당에 도움을 청했다.
그는 무작정 폐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요구에 맞게 부처를 확대 개편하자는 것이라면서 이외에 정부조직법에는 △외교부 산하에 재외동포청 신설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격상하는 것까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 가지로 많지도 않다"며 "민주당 정부가 출범할 때 (국민의힘에서) 협조했던 것처럼 민주당도 도와달라"고 했다.
성 의장은 이와 함께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일치법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정부를 함께 구성하고 정부 투자기관이나 산하기관에 가서 함께 일하는 게 맞는다"며 "(새 정부가) 8개월이 되어가지만 방송통신위원장이나 권익위원장을 비롯해 거의 다 문재인 정부의 알박기 인사들이 현재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성환 의장은 정부조직법과 관련해 재외동포청 신설이나 국가보훈부 격상에는 큰 이견이 없으나 여가부 폐지에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김 의장은 "여가부 폐지와 차관급 격하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추세와는 너무 다르다"며 "아직까지 구조적 성차별 문제가 남아있고 여러 가지 여성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오히려 독립 시설로서의 기능이 확대 강화되어야지, 폐지되는 게 맞느냐는 우려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동의가 어렵다고 오래 전부터 말씀드렸고 아무래도 대안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공공기관장 임기일치법에 대해서도 "방통위, 권익위만 있는 게 아니라 예를 들면 검찰총장, 경찰청장, 금융감독위원장도 있는데 그 전체를 다 다룰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협의가 필요하다고 보인다"며 "범위와 대상, 즉 기관장만 할 것인지 상임이사나 감사까지 포함할 것인지, 적용 시기는 어떻게 할 것인지, 방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정부·여당과 충분히 상의해 빠르게 결론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의장은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과 법무부 내 인사정보관리단 신설에 대해서도 여전한 우려를 드러냈다. 민주당은 불법적 시행령 개정으로 두 기관이 만들어졌다는 입장이다. 김 의장은 "민주당의 우려,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성 의장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정부조직법에 있어 여가부 외 큰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재외동포청 신설에 있어 현재 제주도에 있는 재외동포재단이 이로 인해 서울이나 세종으로 이전하게 될 경우, 상응하는 기관이 제주에 들어와야 한다는 민주당의 요청이 있었고 국민의힘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여가부 폐지에 대해 "우리 사회가 총체적으로는 여성의 사회적 차별, 성적인 차별, 임금 격차와 같은 구조적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다만 10대나 20대들은 정반대의 역차별도 있는 등 세대별 차이도 있기 때문에 여가부를 존치하거나 확대 개편해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는 게 좋겠다는 게 민주당 의견이다. 추가로 더 논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외 공공기관장 임기일치법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됐지만 양당은 이를 포함해 다음날(5일) 다시 만남을 갖는 등 추가 논의를 갖기로 했다. 성 의장은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며 "내일도 모레도 만나서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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