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차 청문회… 野 "마약수사 탓" 與 "현장 부실대응"
野 "김광호, 자리 보전 말고 그만 둬야"
與 "이임재, 상황 알고도 이동하며 30분 허비"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국회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4일 국회에서 1차 청문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야권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마약 수사 책임을 따져 물었고 여권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대응이 늦었다는 점을 서로 지적했다.
앞서 국정조사가 본격 시작하기 전에도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지난 29일 국조특위의 2차 기관보고 당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보좌관이 전주혜·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촬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며 보고가 파행했다.
국조특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과 전주혜 의원은 용 의원에게 재차 회의장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용 의원은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촬영을 지시했다는 말씀은 사실관계와 다르다”면서도 “자조치종을 떠나 2차 기관보고가 이 사안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게 된 상황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여야의 초점은 확연하게 나뉘었다. 야권은 서울경찰청의 책임을 주로 지적했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참사 당시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에게 “오후 6시 30분부터 11건의 신고가 접수되고 10시 15분부터 11시까지 120건의 위급한 참사를 알리는 신고가 접수됐다. 어떻게 상황팀장이나 상황관리관이나 서울청장은 이 보고를 못 받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향해 “지난 12월 28일 자 경찰 인사에서도 유임이 됐다. 윤석열 정권이 사실상 김광호 서울청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 없다”며 “자리 보전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의원은 특히 김 청장과 복두규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이 고등학교 동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거취 관련해 연락한 적이 없냐”고 수 차례 물었다. 이에 김 청장은 “없다”고 재차 답했다.
천 의원은 또 김 청장에게 인파관리를 했느냐고 묻자 김 청장은 “인파관리를 했다고 했지, 인파관리를 위해 (인력을) 배치했다고 얘기하지 않았다”고 회피했다. 김 청장은 “다만 우리 형사들이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도 하고 인파관리도 한다”며 “소방이 현장 진입하는 것도 우리 형사들이 다 그 진입로를 확보해 준 것이다. 우리 형사들이 현장에서 누구보다도 현장 관리에 큰 공을 세웠다”고 강변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김 청장이) 경비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비 기동대의 여유 경력을 문의했다. 돌아온 대답은 지방 중대까지 상경해서 집회를 대비할 예정이라는 말이었다”며 “증인은 112상황실장에게 추가 배치 없이 예정된 경력으로 잘 대응하라 지시를 했다. 제가 보기에 기동대 여유를 검토했다는 건 상황의 위험요인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청장은 “ 제가 범죄 예방을 위해서 기동대 경력이라는 것은 반드시 인파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범죄예방 목적으로 충분히 동원되고 그동안 그렇게 해왔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일선 최고책임자인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게 십자포화를 가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임재 전 서장에게 “오후 10시 35분 무전이 최초로 등장한 후 어떤 지시를 내렸나”라고 물었다. 이 전 서장은 “형사나 교통 등 현장에 가는 가용인력을 일단 보내보라고 지시했다”고 답했다.
전 의원이 “송병주 실장이 긴박한 상황을 서장에 알렸다고 하면 좀더 빨리 대처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 물으니 이 서장은 “물론 그랬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수진 의원은 이 서장에게 “밤 10시 32분경에 용산서 112 상황실장과 통화를 했고 가용 경력을 전부 보내라는 무전 지시를 했다”며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차에 계속 타고 이동한 것 너무 느긋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의원은 “그런 상황을 알았으면 당연히 제가 뛰어가든 무전으로 다른 경력 지원 지시를 하지 어느 서장이 그냥 차에 앉아서 있었겠나”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 의원은 “112 상황실장과 통화한 10시 32분과 파출소에 도착한 11시 10분경. 그러니까 걸어서 갔다면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차로 계속해서 이동을 했기 때문에 파출소에 도착한 시각은 밤 11시 10분이 됐다”고 꼬집자 이 서장은 “그것에 대해선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이수빈 (suv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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