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경기 중 23경기 무득점’ 손흥민, 역대 최악의 부진에서 벗어나라

이형주 기자 2023. 1. 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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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핫스퍼 윙포워드 손흥민.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손흥민(30)이 부진 탈출을 정조준한다. 

토트넘 핫스퍼는 오는 5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그레이터런던지역 그레이터런던의 크로이든에 위치한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리는 2022/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직전 시즌 EPL 득점왕을 거머쥔 것은 물론 세계 무대에서 맹활약으로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물했던 손흥민이다. 하지만 올 시즌 커리어 최악의 부진에 직면해있다. 

2022/23시즌 시작인 2022년 여름부터 현재까지 손흥민은 총 25경기를 소화했다. 그 중 21경기는 토트넘 핫스퍼 소속으로, 그 중 4경기는 대한민국 대표팀 소속으로 뛰었다. 그런데 그 25경기 중 득점을 올린 경기가 단 2경기에 불과하다. EPL 레스터 시티전 해트트릭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분데스리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 멀티골을 기록한 두 경기를 빼면 득점이 전무하다. 

물론 올 시즌 손흥민이 이전보다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시즌 중 당한 안와골절이다. 손흥민은 얼굴 뼈가 골절되는 부상에도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뛰어야 했고, 이는 악영향을 줬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손흥민의 현재 활약상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혹자는 이번 여름 합류한 윙백 이반 페리시치와의 불협화음에서도 오는 핸디캡을 지적한다. 세르히오 레길론, 라이언 세세뇽 등 기존에 손흥민이 호흡을 맞추던 윙백들은 터치라인을 따라 상하로 직선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다. 때문에 손흥민은 그 안쪽 하프 스페이스, 국내 팬들에게는 '흥민 존'이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공을 잡을 수 있었다. 손흥민은 그 위치에서 영향력을 보이는 한편 전매 특허인 감아차기로 득점을 올리곤 했다. 

하지만 페리시치는 본래 윙어고, 박스 침투를 즐겨하는 상황이다. 이는 두 선수의 동선 겹침이 일어났다. 손흥민은 자신이 좋아하는 위치가 아닌 측면 바깥으로 밀려났고, 이는 그의 폼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손흥민의 90분당 박스 안 터치는 3.48회로 토트넘 입성 이후 최악의 수치다. 

페리시치와의 호흡 문제는 손흥민에게 악영향을 준 것은 맞다. 하지만 현재 손흥민이 안고 있는 문제가 심각한 것은 페리시치와 별개로 개인 폼이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언론 <스카이 스포츠>는 3일 "손흥민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라는 제하로 손흥민 부진 이유를 분석했는데 이 중 심각한 부분이 있었다. 기회창출과 드리블 성공의 감소다. 

토트넘 핫스퍼 입성 이후 최악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의 90분당 드리블 성공 횟수. 사진|영국 언론 스카이 스포츠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올 시즌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90분당 기회창출 1.11회, 90분당 드리블 성공에서 각각 0.81을 기록 중이다. 이는 그가 토트넘에 입성한 2016/17시즌 이래 최악의 기록이다. 그가 적응기를 겪으며 부진했다고 평가받은 첫 시즌보다도 떨어진다. 

득점 뿐 아니라 경기 영향력 지표에서도 손흥민이 상당한 하락을 기록한 것이다. 득점 빈곤은 불운의 영역이 될 수 있어도, 세부지표는 그렇지 않다. 현재 손흥민이 커리어 최악의 부진에 직면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 손흥민은 최고 장기인 슈팅의 높은 질 역시 떨어진 상태다. 토트넘에서 이전 6시즌 동안 손흥민은 늘 기대 득점(xG)보다 실제 득점(G) 수가 높은 선수였다. 하지만 이는 올 시즌 처음으로 역전됐다. 도무지 득점이 힘들어보이는 위치에서도 손흥민이 환상적인 슈팅으로 득점을 만들어냈지만, 올 시즌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다. 

득점 수도 준 상태에서 손흥민이 장기로 보여주던 지표도 좋지 못하다. 손흥민이 커리어 중 최고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 놓인 손흥민. 사진|뉴시스/AP

하지만 그를 향한 신뢰는 여전하다. 3일 영국 언론 <풋볼 런던>에 따르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의 부진하다고요? 저는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그를 언제나 열렬히 응원하는 팬들 역시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언제나 자신에게 향하는 비판들을 뛰어 넘어버렸다. 유럽에서 실패할 것이라는 예측을 뒤엎었고, 분데스리가에서 실패할 것이라는 예측을 뒤엎었다. 바이어 04 레버쿠젠 소속일 때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실패할 것이라는 예측을 뒤엎었다. EPL에서 실패할 것이라는 예측을 뒤엎었고, 매 시즌마다의 실패할 것이라는 예측을 뒤엎었다. 득점왕 같은 최고의 이정표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뒤엎었다. 

이제는 최악의 부진을 이겨낼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을 뒤엎을 차례다. 누구는 욕을 할지언정, 그를 믿는 이들은 여전히 그를 전적으로 믿고 있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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