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내분에 美하원 100년 만의 진풍경…민주당 "팝콘각" 조롱

윤세미 기자 2023. 1. 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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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이 3일(현지시간) 100년 만에 의장 선출에 실패했다.

이날 진행된 세 차례 투표에서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캐빈 매카시 원내대표를 두고 당내 강경파들의 반란표가 쏟아졌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하원에서 치러진 첫 번째 하원의장 투표에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203표를 얻는 데 그쳤다.

하원이 1차 투표에서 의장을 선출하지 못한 것은 9번 투표를 진행했던 1923년 이후 100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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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시 원내대표, 3차례 투표에도 되레 득표 줄며 과반 실패…하루 뒤 재투표 예정
민주당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3일(현지시간) 하원의장 선거를 앞두고 팝콘을 들고 있는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공화당이 내부 분열 속에 하원의장 선출에 실패할 것임을 풍자한 것이다./사진=트위터

미국 하원이 3일(현지시간) 100년 만에 의장 선출에 실패했다. 이날 진행된 세 차례 투표에서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캐빈 매카시 원내대표를 두고 당내 강경파들의 반란표가 쏟아졌다. 하원은 결국 하루 뒤 모여 다시 투표를 열기로 했다.

미 하원의장은 참석 의원 과반의 지지가 필요하다.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435석 가운데 222석을 확보한 상황. 민주당은 213석을 차지했지만 사망으로 1석이 빠진 상태다. 민주당 의원 212명이 전부 반대할 것이 확실한 만큼 매카시 의원이 하원의장이 되려면 당에서 218표 이상을 얻으면 된다.

3일(현지시간) 하원의장 당선에 실패한 캐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AFPBBNews=뉴스1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하원에서 치러진 첫 번째 하원의장 투표에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203표를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가 민주당 의원들의 몰표를 받아 212표를 챙겼고, 짐 조던 등 공화당 의원 5명이 19표를 나눠가졌다.

재투표가 진행됐지만 여전히 매카시 의원은 203표를, 제프리스 의원은 212표를, 조던 의원이 19표를 몽땅 가져갔다.

이후 세 번째 투표에선 매카시 의원이 202표를, 제프리스 의원이 212표를, 조던 의원이 20표를 각각 얻으며 매카시 의원의 득표 수가 되레 줄었다.

총 세 차례 투표에도 불구하고 매카시 의원이 하원의장이 되기 어렵다는 게 분명해지면서 결국 하원은 정회에 들어가 4일 정오에 다시 모여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원이 1차 투표에서 의장을 선출하지 못한 것은 9번 투표를 진행했던 1923년 이후 100년 만에 처음이다.

의장 선출이 연기되면서 하원 운영도 마비됐다. 헌법상 하원은 의장을 먼저 선출해야 기능을 시작할 수 있다. 의장 선출 후 하원의원들의 취임선서도 진행된다.

이번 재투표는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하루 전 공화당 강경보수 의원 9명은 매카시 의원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매카시 의원은 지난 주말 당내 반대파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의장 해임 절차를 쉽게 하는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불발로 끝났다.

외신은 100년 만에 처음인 이 같은 교착상태는 공화당이 전례 없는 수준의 기능 장애에 빠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탈환했지만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압승할 것이라던 기대에 못 미친 뒤 내부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매카시 의원이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거나 다른 후보에 물러날 때까지 혼란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하원의장으로 매카시 의원이나 다른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공화당의 분열을 조롱하며 상대적인 단합을 즐겼다. 캘리포니아주의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팝콘 봉지를 들고 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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