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북나성에 숯·점토 덩어리 등 사용…“성벽 견고해지도록”

백제 사비 도읍기(538∼660)에 도성을 보호하기 위해 외곽에 쌓은 성벽, 부여 나성에 암반과 점토 덩어리, 숯, 나무기둥 등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충남 부여군과 함께 부여 나성의 북쪽에서 확인된 약 60ｍ 길이의 성벽 안쪽을 조사한 결과, 당시 성벽을 견고하게 하려고 이러한 재료를 쓴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성토 방식으로 성벽을 만든 흔적도 확인됐습니다. 성토 방식은 주변의 흙을 일정한 높이까지 쌓아 올린 뒤 다져서 성벽 형태를 유지하는 축조법으로, 토성을 만들 때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성벽 안쪽은 지형에 따라 각기 다른 성토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부소산 동쪽에 있는 백제 산성인 청산성과 맞닿은 경사면 부분은 기존 기반 층을 깎아내 돌을 쌓아 올렸고, 땅이 낮아 습한 평지에서는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사다리꼴이 되도록 한 뒤 흙을 쌓아 올렸습니다.

이렇게 쌓아 올린 성벽 안쪽은 10개 구간으로 나뉘며 너비는 약 3.5ｍ에서 18.3m로 다양했습니다. 각 구간은 서로 교차해 흙을 쌓고 중간에 돌을 넣어 지지하는 역할을 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백제의 우수한 토목 기술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