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수석은 중간관문일 뿐… 코스적응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K골프의 재도약, 그 주인공을 만나다]

오해원 기자 2023. 1. 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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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이 지난해 11월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22 KLPGA 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손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KLPGA 제공

■ K골프의 재도약, 그 주인공을 만나다

- (1) Q시리즈 우승 ‘미스 플랜’ 유해란

“수석 했다고 달라진 건 없어

韓선 또박또박 치면 성적 나

美 새 환경 빨리 익숙해질 것”

부모님이 함께 살며 뒷바라지

경기위한 영어실력도 수준급

16일 방콕 가서 퍼트 담금질

3월 미국 가 LPGA 데뷔 유력

한국 골프는 최경주와 박세리의 등장 이후 꾸준하게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양용은, 배상문, 신지애, 최나연 등의 활약이 이어졌고, 이제는 ‘K-골프’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대가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일보는 2023년 토끼해를 맞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골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첫 번째 선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Q)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한 유해란(22)이다.

2022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마지막 대회였던 SK쉴더스·SK텔레콤챔피언십이 끝난 지난해 11월 13일.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친 유해란은 SNS에 “마무리가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잘했다고 생각할게요. 아직 저는 올해에 해야 할 일이 남아서 시즌 오프는 아니지만 조금 더 열심히 해서 만족할 만한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라고 적었다. 그러고는 더 큰 꿈을 위해 곧장 미국으로 건너갔다.

유해란은 12월 1일 미국 앨라배마에서 열린 LPGA투어 Q시리즈 첫날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58위에 그쳤다. Q시리즈는 2주 동안 8라운드를 경기해 상위 20명이 LPGA투어에 합류한다.

비록 출발은 순조롭지 않았으나 유해란은 남은 7라운드에서 30타를 줄이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최종 성적은 29언더파 545타. LPGA투어에 도전한 한국 선수 중 역대 7번째로 수석합격했다. 8라운드 체제로 바뀐 뒤엔 2018년 이정은6, 2021년 안나린에 이어 세 번째 Q시리즈 우승이다. 미국 진출을 위해 지난해 새로운 매니지먼트사와 손을 잡은 뒤 꼭 1년 만에 꿈을 이뤘다.

유해란을 가까이서 지켜본 홍미영 세마스포츠마케팅 전무는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유해란은 매우 주도면밀한 스타일이다. LPGA투어 진출도 본인이 어려서부터 계획한 대로 이룬 결과”라고 설명했다.

가장 원했던 목표를 이뤘지만 들뜨지 않았다. 3일 전화로 만난 유해란은 “Q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중간 관문을 하나 통과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유해란은 꾸준하게 상위권 성적을 냈다. 2020시즌 KLPGA투어 신인상을 받았고, 통산 5승을 거두면서도 그의 시선은 태평양 건너 ‘꿈의 무대’를 향하고 있었다.

미국 무대 도전은 낯설지만 새로운 출발이다. “한국에서는 비교적 한정적인 환경에서 경기하는 만큼 또박또박 잘 치기만 하면 성적이 났다”고 평가한 유해란은 “하지만 미국은 매주 바뀌는 코스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당장의 성적보다는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목표”라고 꼽았다. 익숙하지 않은 LPGA투어 코스 분석을 도울 외국인 캐디 계약도 마무리 단계다.

주춤했던 1라운드 이후 7라운드 동안 맹타를 휘둘렀던 Q시리즈의 경험이 무엇보다 든든한 자산이다. 유해란은 “솔직히 첫날 경기를 마치고 ‘이번 주에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걱정도 했다”며 “올 시즌엔 한국에서 안 좋은 흐름에서도 톱10으로 마무리했던 경험이 많았고 미국에 가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유해란의 미국 적응은 한 몸처럼 생활할 매니저, 그리고 부모님이 가까이서 돕는다. 특히 부모님이 막내딸의 도전에 직접 동행한다.

유해란은 미국에서 맞는 첫해엔 현지 거처를 따로 구하지 않고 지역 호텔 생활을 감수하기로 했다. 의사소통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국가대표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을 때도 영어 실력을 톡톡히 발휘한 바 있다. 음식도 가리는 게 없어서 일찌감치 미국 진출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유해란은 오는 16일부터 태국 방콕 인근에서 그동안 함께했던 코치와 한 달가량 훈련하며 마지막 담금질에 나설 예정이다. 쇼트게임과 퍼트를 집중적으로 가다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PGA투어 공식 데뷔전은 미정. 3월 초 미국 본토로 건너가 현지 적응을 마친 뒤 애리조나주 골드캐니언의 슈퍼스티션마운틴골프앤드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드라이브온챔피언십 출전이 유력하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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