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상호작용 예측 미국 FDA 수식 '부정확' 원인 규명"

기초과학연, 수학·약학 협력 연구로 새 수식 개발…정확도 2배↑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김재경 CI(KA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사용을 권장하는 약물 상호작용 예측 수식이 부정확했던 원인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충남대 채정우·김상겸 교수팀과 공동으로 정확도를 2배 이상 높인 새로운 수식도 제시했다.

두 가지 이상 약을 함께 먹으면 하나의 약이 다른 약의 대사를 변화시켜 체외 배설을 촉진하거나 억제할 수 있다.

이때 치료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약물 상호작용'(DDI)이라고 한다.

약물 상호작용에 따라 약물 제거 속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의약품 처방과 신약 개발에 매우 중요하다.

FDA는 1997년 약물 상호작용을 평가하고, 다약제 복용 과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이던스(지침서)를 처음 발행한 뒤 2020년 1월 개정했다.

문제는 이 수식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FDA가 제시하는 수식은 효소 반응속도를 설명하는 '미카엘레스-멘텐 식'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 수식은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체내 효소 농도가 낮다는 점을 전제한다.

연구팀은 간에서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농도가 예측에 사용돼 온 값보다 1천 배 이상 높은 사실을 규명했다.

이어 수학·약학 협력 연구를 통해 약물 상호작용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수식을 개발했다.

효소 농도에 상관없이 정확하게 약물 대사 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수식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약물 상호작용을 예측한 뒤 실제 실험을 통해 측정된 값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인위적인 보정 없이도 예측 정확도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FDA 수식은 약물 상호작용 정도를 실제 측정값보다 낮게 예측하는 경향이 있는데, 새로운 수식은 측정값의 오차 범위 2배 이내로 예측하는 비율이 기존 식보다 2배 이상 높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상겸 교수는 "약물 상호작용 예측 정확도를 개선하는 것은 신약 개발 성공률과 임상에서 약물 효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FDA 지침서가 수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약리학 분야 국제저널인 '임상약리학 및 약물치료학'에 지난해 12월 15일 온라인 게재됐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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