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에 美하원의장 재투표 부른 공화 강경파 요구…매카시 대안도 주목

김현 특파원 2023. 1. 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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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매카시 공화 원내대표, 3차례 투표에도 과반 득표 실패
매카시 "싸움 포기 않겠다"지만, 美언론은 스칼리스·조던·맥헨리 등 대안 거론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하원의장 선거에서 케빈 매카시 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며 입가를 손으로 감싸쥐고 있다. 매카시 의원은 재임에 도전 중이다. 이날 표결은 현재 3차까지 진행됐으나 여전히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새롭게 출범한 미 하원의 하원의장을 노리고 있는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3일(현지시간) 열린 의장 선거에서 3차례의 투표에도 불구하고 당내 반란표로 인해 승리를 거머쥐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날 실시된 미 하원 의장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추천됐다.

현재 공화당은 과반 의석(218석)을 웃도는 222석을 갖고 있는 만큼 이탈표만 없다면 매카시 원내대표의 당선은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간 그간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고강도 견제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의사규칙 변경 등을 요구하며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를 유보해 온 공화당내 강경파가 별도로 후보를 내세우면서 매카시 원내대표의 의장행(行)에 제동을 걸었다.

이로 인해 매카시 원내대표는 1차와 2차엔 203표를 얻는데 그쳐 민주당이 추천한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1·2차 모두 212표)에게 뒤졌다.

공화당 강경파 19명은 1차엔 앤디 빅스(애리조나) 등 매카시 원내대표가 아닌 후보에게 투표했고, 2차엔 짐 조던(오하이오) 의원에게 표를 던졌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투표 중간 강경파들을 설득하기 위한 물밑접촉에 나섰지만, 3차 투표에선 오히려 1표가 더 이탈한 202표를 얻는데 머물렀다. 조던 의원은 20표를 얻었다.

공화당 강경파들은 하원의장 선거에 앞서 매카시 원내대표에게 언제든지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 투표를 허용하는 규칙 등을 만들 것을 요구했다.

하원의장에 대한 정치적인 불신임을 의미하는 해임 결의안은 당초 하원의원 누구나 제출할 수 있었지만, 2019년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서 지도부만 낼 수 있도록 변경됐다.

보수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를 중심으로 공화당 강경파들은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을 의원 1인 등 누구나 제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향후 자당 소속 하원의장이 조 바이든 행정부와 강경하게 싸우지 않을 경우 해임결의안을 토대로 견제를 시도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과거 프리덤 코커스의 창립 멤버인 마크 메도스 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지난 2015년 7월 자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오마바 행정부에 협조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해임 결의안을 제출한 바 있다. 당시 해당 결의안이 표결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같은해 9월 베이너 의장이 전격 사퇴하는데 영향을 줬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강경파들의 이 같은 요구를 '의원 1명'이 아닌 '5명'으로 문턱을 다소 높인 안을 제시하면서 수용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또 △하원 법사위 내에 '연방정부의 정치적 무기화' 문제를 다루기 위한 특별 소위 구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위의 코로나 유래 및 봉쇄 조치 영향 조사 강화 △특정 사업 증액시 다른 사업 감액 의무화 추진 등 강경파 요구들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강경파들은 이에 더해 의원들이 개별 사업의 예산을 1달러로 축소하거나 개별 공무원들을 해고 또는 급여를 삭감할 수 있는 이른바 '홀먼 규칙(Holman Rule)'을 되살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의원들의 임기 제한 △균형잡힌 연방정부 예산 △남서부 국경의 보안 강화 등 자신들이 지지하는 일련의 법안들에 대한 투표 실시를 약속할 것과 모든 지출 예산이 통과되기 위해선 하원 3분의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요건 채택도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내 유력 정치행동위원회(PAC)가 당내 선거에서 도전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하지 말라는 것도 강경파들 요구 중 하나다.

매카시 원내대표가 전체회의가 속개될 오는 4일 오후까지 강경파들과의 물밑 협상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하원의장 선거는 교착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파들은 "매카시 원내대표는 결코 하원의장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매카시 원내대표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승리할 때까지 머물 것"이라고 불퇴의 각오를 다지고 있지만, 미 언론들은 벌써부터 매카시 원내대표의 사퇴 후 과정에 대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로 인해 매카시 원내대표가 지난 2015년 설화(舌禍)로 인해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데 이어 또 한 차례 굴욕을 경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매카시 원내대표의 대안으로는 우선 스티브 스칼리스(루이지애나) 의원이 거론된다. 그는 지난 2017년 미 의원들의 연례 자선 야구경기를 앞두고 연습을 하던 도중 총격을 받아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강경파들이 이날 의장 후보로 내세웠던 조던 의원도 대안 중 하나다. 당내 대표적인 보수주의자로 통한다. 과거 매카시 원내대표와 원내대표직을 놓고 경쟁을 한 적이 있었지만, 큰 격차(159표 대 43표)로 패배한 바 있다.

여기에 패트릭 맥헨리(노스캐롤라이나) 의원도 거명된다. 다만 맥헨리 의원은 공화당 지도부보단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매카시 원내대표보다 더 강경 보수성향의 하원의장이 탄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권 등으로 매카시 원내대표를 도울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민주당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원의장 선거 교착상태가 지속될 경우 '과반 득표'라는 의장 당선의 문턱을 낮춰 다수 득표자를 선출하도록 하는 결의안이 제시될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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