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있어요?" 노도강 다시 전화기 울린다…규제완화 소식에 '들썩'
흔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라고 부르는 노원·도봉구는 지난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도 아파트 하락률 1·2위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는 2021년에는 서울 지역 상승률 1위(9.83%)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12.02%로 가장 많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도봉구도 -11.08% 하락해 뒤를 이었다. 이어 성북(-10.27%), 강북(-9.58%) 순서로 하락폭이 컸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고 실수요자 우위인 시장으로 금리 인상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주공13단지 전용 45㎡는 지난달 3억3000만원(4층)에 팔렸다. 집값 상승이 가팔랐던 2021년 9월 같은 평형이 5억9700만원(9층)에 거래돼 6억원에 육박했으나, 1년3개월만에 2억6700만원(44.7%)이 하락했다. 같은 평형, 같은 층수가 2020년 10월 3억3000만원에 팔린 적이 있어 약 2년 전 시세로 돌아갔다.
도봉구 창동주공1단지 전용 41㎡도 지난달 4억원에 거래돼 2020년 6월 거래가(4억3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1년 7월 거래가액(6억4000만원)과 비교하면 2억5000만원(39.1%)이 낮아졌다.
단기간에 거래가격이 39~45%까지 하락했지만 금리 인상 부담에 관망세가 짙었다. 하지만 정부가 오는 5일부터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을 규제지역에서 풀기로 하면서 대기 수요도 움직이는 분위기다.
노원구 상계동 B공인중개소 대표는 "집값이 계속 하락하고 금리 부담이 높으니까 시기만 저울질하던 실수요자들이 규제 완화 발표 이후 조금더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서 "어제부터 여러 차례 매도할 집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B대표는 "규제 완화에 맞춰 구입하려는 마음과 조금더 지켜봐야 하나 고민하는 모습"이라면서 "아무래도 실수요자는 금리 인상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실수요가 움직이는 시장은 금리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고 기준금리가 고점을 찍은 후에도 빠르게 인하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또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연초부터 연 8%를 넘겼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실수요자가 주된 시장은 규제 보다 금리가 더 중요하다"면서 "금리 인하 시그널이 있을 때까지는 쉽게 수요가 살아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집값 하락을 막으려면 투자 수요뿐 아니라 실수요도 받쳐줘야 한다"면서 "최근에는 규제가 대거 풀리면서 투자자도 노도강 보다는 다른 투자처로 눈을 돌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2008년 강남3구 외에 모든 지역에 대한 규제를 풀었을 때 오히려 강남3구 아파트 가격만 올랐다"면서 "정부의 규제 완화책이 호재로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규제를 완화해도 시장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꺼번에 규제를 풀기는 했지만 매수 심리가 살아나기 보다는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아직은 크다"면서 "노도강이 규제 완화 효과가 있으려면 하반기는 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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