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핑크폰으로 대북통지문 98건 보내···365일 24시간 대기” 활동 공개

박광연 기자 2023. 1. 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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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남측 구역 건물에 위치한 대북 직통전화 ‘핑크폰’. 유엔사 SNS 갈무리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지난해 ‘핑크폰’으로 불리는 대북통신선을 상시 유지하며 북한과 중요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기 파주시 판문점을 견학한 국내외 인원은 1만5000여명에 달했다.

유엔사는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지원이라는 유엔사의 임무는 계속되었다”며 지난해 수행한 주요 활동들을 결산 형식으로 소개했다.

유엔사는 먼저 “2022년에도 대북 통신선을 365일 24시간 유지했다”며 “(전화기 색깔 때문에)핑크폰이라 불리는 직통전화를 이용해 98건의 통지문을 전달하고, 일일 2회 통신 점검을 실시함으로써 중요한 정보를 적시에 공유했다”고 밝혔다. 유엔사에 따르면 핑크폰이 위치한 판문점 남측 건물에는 유엔사 소속 군인과 통역관이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남북 간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연락선과 군 통신선이 연결돼 있다. 그러나 ‘강 대 강’ 대치 국면에서 매일 형식적인 업무 개시·마감 통화 외에 실질적인 메시지는 오가지 않고 있다.

정전협정에 규정된 ‘비행 권한’ 행사를 위한 임무는 14차례 실시됐다. 판문점 남측 ‘H-128’ 헬기장에서 이륙한 헬기가 공동경비구역(JSA) 내를 비행하는 방식이다. 유엔사는 “이를 통해 비행 대비태세를 확인하고 북한군과의 기존 합의를 이행하며, 대북 통보를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판문점 남측 구역에 위치한 ‘H-128’ 헬기장. 유엔사 SNS 갈무리

DMZ와 서북도서 전방부대들의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점검은 47건 진행됐다.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유엔사의 군사 훈련·작전 등이 정전협정을 위반하는지를 감독하는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참관·보고 활동도 전개됐다.

유엔사는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5대의 남측 영공 침범 도발에 대해 특별조사팀을 꾸려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한은 북한 도발에 맞서 군사분계선 북측으로 무인기를 보낸 바 있다. 유엔사가 북측 뿐 아니라 남측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도 조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북 경계구역에서의 불법 어업 단속과 DMZ 내 200만여발 지뢰·불발탄 제거 작업도 이뤄졌다. 유엔사는 “대한민국 한강 하구 내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 차단을 지원했다”며 “한강 하구 민정경찰대는 1건의 차단 작전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올해 재개된 판문점 안보 견학에는 1만5000여명이 참석했다. 유엔사는 지난해 판문점을 찾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등 고위급 인사들에 대한 경비대대의 경호 활동 사진을 SNS에 올렸다. 지난해 접수된 DMZ 출입신청서 1만여건 중 99.2%가 유엔사 승인을 받았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해 8월 유엔사 경비대대 경호를 받으며 판문점을 둘러보고 있다. 유엔사 SNS 갈무리

유엔사의 전시 군수물자·후방 지원 등과 관련한 다국적 차원의 활동도 전개됐다. 유엔사는 “제7차 유엔사 군수회의에서는 세계 각국의 참석자들과 함께 한반도 유사시 대응을 위한 물자 및 인도지원 제공과 관련된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며 “호주·캐나다·프랑스·뉴질랜드·태국·영국에서 인원 1156명, 항공기 19대, 함정 6대가 한반도 안보와 관련된 목적으로 주일 유엔사 후방기지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한국전쟁 전사자 등에 대한 유해 발굴·송환 지원도 실시됐다. 유엔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중국군 유해 88구 송환식에 참석하고, 백마고지 등에서 한국전쟁시 전사한 한국군 유해 45구 발굴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2023년에도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라는 유엔사의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군사령관은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겸하고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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