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 로또됐어!"…이 말 나오면 '부부 관계' 조심하세요

로또 당첨 기혼자, 이혼율 증가
미혼은 1년 후 10명 중 1명 결혼…출산율에는 영향 無

'복권 당첨'이라는 일생일대의 행운이 오히려 결혼관계를 망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하루아침에 얻게 된 부를 배우자와 나누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을 뒷받침하는 씁쓸한 분석입니다.

어제(3일) 경제학계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소재한 전미경제연구소는 최근 ‘재정자원이 주택소유, 결혼, 출산에 미치는 영향 : 주(州) 복권의 증거’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당첨자들이 다른 외부적 변수가 없이 커다란 소득을 한 번에 얻으면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한 연구입니다.

연구는 2000~2019년 미국의 주(州) 복권을 구매해 최소 1,000달러 이상 당첨된 25세에서 44세 사이 88만 8,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조사는 연방 세금 납부기록, 주택금융 명세서, 사회 보장기록 등을 토대로 복권에 당첨된 당해와 이후 5년간 결혼과 출산, 주택소유 증감율을 분석했습니다.

재정자원이 주택소유, 결혼, 출산에 미치는 영향 : 주(州) 복권의 증거’ 보고서 / 사진=매일경제

연구에 따르면 평균 당첨금 10만 달러당 주택 소유 확률은 5% 포인트 이상 높아졌고, 복권 당첨금의 14%가 주택용으로 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혼인 상태에서 행운을 거머쥔 이들은 오히려 이혼율이 높아졌습니다. 중위소득 이하 기혼 여성의 경우 당첨 후 결혼을 유지할 확률은 당첨된 해에는 2.15%포인트나 감소했고, 이후 5년간 매해 결혼 유지율은 최대 3.74%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중위소득 이상 여성들은 이같은 경향이 덜했습니다. 이들은 당첨된 해와 이후 3년까지 감소율이 1%포인트 미만의 미미한 수준에 그쳤습니다.

남성은 증감율이 낮았습니다. 남성의 경우 소득 여부와 관계없이 결혼 유지율이 당첨된 후 5년간 매해 -1%포인트~1%포인트 사이를 오르내렸습니다.

한편 미혼 당첨자들은 복권에 당첨되고 1년 후, 10명 중 약 1명이 결혼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분석 결과 이 수치는 일반적인 상태에서 3년간 발생하는 결혼확률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다만 복권 당첨도 출산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아이를 갖지 않은 당첨자들이 아이를 갖게 되는 시기가 앞당겨지기는 했지만 합계 출산율에는 영향이 없었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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