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약물 복용시 부작용 예측 '美 FDA 수식' 정확도 '두배' 높여

이영애 기자 2023. 1. 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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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구진이 두 가지 서로 다른 약물의 상호작용을 평가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수식 오류를 찾아내고 예측 정확도를 2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재경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그룹 CI(KAIST 수리과학과 교수)팀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약물 상호작용 예측 수식이 부정확했던 원인을 규명하고 정확도를 2배 이상 높인 새로운 수식을 제시했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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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수리및계산과학연구단
김재경 KAIST 수리과학과 교수(왼쪽에서 세 번째)가 이끄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그룹. IBS 제공

한국 연구진이 두 가지 서로 다른 약물의 상호작용을 평가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수식 오류를 찾아내고 예측 정확도를 2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재경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그룹 CI(KAIST 수리과학과 교수)팀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약물 상호작용 예측 수식이 부정확했던 원인을 규명하고 정확도를 2배 이상 높인 새로운 수식을 제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15일 국제학술지 '임상약리학 및 약물치료학'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체내에 흡수된 약물은 간을 비롯한 여러 장기의 효소에 의해 대사돼 체내에서 사라진다. 두 가지 이상의 약을 함께 복용할 경우 하나의 약이 다른 약의 대사를 변화시켜 치료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거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약물 상호작용'이라고 한다.

약물의 상호작용에 따라 약물이 제거되는 속도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의약품 처방 및 신약개발시 중요하다. 의료진은 약물을 복합처방할 때 의약품 사용설명서에 나와있는 약물 상호작용 정보를 토대로 처방을 내린다. 신약개발 과정에서도 약물 상호작용을 필수로 연구해 표시해야 한다.

FDA는 약물 상호작용을 평가하고 다약제 복용 과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침서를 발행하고 있다. 1997년 처음 발행됐고 2020년 1월 개정됐다. 신약을 개발할 때 신약 후보물질과 시판된 모든 약물의 상호작용을 평가하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지침서는 제시한 수식을 활용해 약물 상호작용을 간접적으로 평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김 CI팀은 FDA의 약물 상호작용 평가 수식에서 전제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수식은 효소의 반응속도를 설명하는 '미카엘레스-멘텐 식'을 기반으로 하는데 약물대사에 관여하는 체내 효소의 농도가 낮다는 사실을 전제로 삼는다. 연구팀은 실제 간에서 약물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농도가 예측에 사용돼 온 값보다 1000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함께 연구를 수행한 채정우 충남대 약대 교수는 "연구자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인위적인 수를 곱해 FDA 수식을 보정해 사용해왔다"며 "과거 과학자들이 당시 정설이던 천동설을 기반으로 행성의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 복잡한 궤도를 도입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수학-약학 협력연구를 통해 약물 상호작용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수식을 개발했다. 의심 없이 사용해 온 기존의 식 대신 효소의 농도와 관계없이 약물의 대사 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수식을 유도했다. 김 CI는 "원래 수식이 직선인 1차 방정식이었다면 곡선으로 이뤄진 2차 방정식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실제 효소의 대사 속도는 농도에 따라 증가하다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서 포화가 되는 2차 방정식에 가깝기 때문에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다.

새로운 수식을 이용해 약물 상호작용을 예측하고 실제 실험으로 측정된 값과 비교해 보니 예측 정확도가 기존 수식보다 2배 이상 높았다. 2배의 오차범위 내에서 기존 FDA 수식의 예측 정확도가 38%였던데 반해 새로운 수식은 약 80%에 달했다.

김상겸 충남대 약대 교수는 "예측력을 높인 수식은 신약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 새로운 수식에 대한 연구자들의 후속 평가가 진행되고 FDA 지침서에 이 연구 결과가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경 CI는 "수학과 약학 협력 연구 덕분에 당연히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수식을 수정하고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한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며 "FDA 지침서에 'K-수식'이 들어가길 꿈꿔본다"고 말했다.

김재경 KAIST 수리과학과 교수가 4일 브리핑을 통해 연구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 캡처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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