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렇게 다 가져야 했냐”…‘탐욕화신’ 그랜저 HV, 가성비 사장차 [카슐랭]
연비·세금 절감효과 뛰어나
조용하고 알뜰하고 힘도 세
가격은 4233만~5120만원
사장차·임원차로 쌓은 성공 이미지와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위상을 강화했다.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를 잡고 싶다는 욕망도 드러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동생격인 쏘나타와 아반떼가 챙겨야할 가성비(가격대비성능)까지 욕심냈다.
형제로부터 좋은 것은 다 가져온 신형 그랜저의 탐욕은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신형 그랜저를 가장 만족스럽게 구매하고 싶다면 1.6 터보 하이브리드(HV)를 선택해야 한다.
1.6 터보 하이브리드 자체가 탐욕이다. 전투기에서 유래한 강력한 터보 엔진을 달았지만 오히려 기름을 아껴준다.
정반합(正反合), 정과 반이 갈등을 거쳐 발산하는 시너지 ‘합’으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올해에는 세금 혜택이 더 많아진다. 오는 3월부터 배기량 1600cc 미만 비영업용 승용차를 구입할 때 지역개발채권과 도시철도채권을 의무적으로 매입하지 않아도 된다.
신형 그랜저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배기량 덕분에 소형차 수준의 혜택을 받는다. 기름과 세금을 모두 아낄 수 있어 가성비는 더 높아진다.
가성비를 챙긴 그랜저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승차감과 하차감에서도 탐욕스러운 면모를 보여줬다. ‘성공하면 타는 차’ 이미지까지 더 끌어올렸다.
외모부터 탐욕이 느껴진다. 크기는 역대 그랜저 중 가장 크다. 전장×전폭×전고는 5035×1880×1460mm다. 기존 그랜저(4990×1875×1470mm)보다 45mm 길어지고 5mm 넓어지고 10mm 낮아졌다.
국산 준대형 세단 최초로 5m를 넘었던 기아 K8(5015×1875×1455mm)보다도 크다. 제네시스 G80(4995x1925x1465mm)보다 길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95mm로 K8과 같다. 기존 그랜저보다는 10mm 길어졌다. 제네시스 G80(3010mm)보다는 짧다.
마름모꼴이 벌집 형태로 구성된 파라메트릭 패턴 라디에이터 그릴은 범퍼를 장악했다. 강렬하고 웅장하다.
묵직한 프레임리스 도어는 여닫을 때마다 프리미엄 감성을 제공한다. 차체 속으로 파고드는 플러시 도어 핸들은 디자인과 공기역학 성능을 모두 추구했다.
‘사장차’로 처음 인지도를 쌓았던 1세대 각 그랜저에 대한 오마주도 담았다. 각 그랜저에서 영감을 받은 오페라 글라스(2열 창문 뒤 쪽창)는 더 넓게 다듬어졌다.
리어램프는 헤드램프처럼 얇은 한 줄로 구성됐다. 기존 그랜저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두께는 얇아졌다. 외모는 위압감과 안정감을 모두 추구했다.
원 스포크 스타일 ‘D’컷 스티어링휠은 각 그랜저에서 영감을 받았다.
기존 그랜저가 전자식 변속 버튼(SWB)을 적용한 것과 달리 스티어링휠 뒤쪽에 부착하는 칼럼 시프트가 적용됐다. 디스플레이는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일체형으로 통합했다.
중앙 하단에 위치한 풀터치 10.25인치 대화면 통합 공조 컨트롤러와 조화를 이루며 하이테크 이미지를 발산한다.
2열 시트는 가솔린 모델과 달리 리클라이닝 기능이 없다. 시트 아래에 배터리를 넣었기 때문이다.
대신 1열 시트와 거리가 충분해 성인 3명이 충분히 앉을 수 있다. 오페라 글라스 덕에 2열에서 느끼는 개방감도 더 향상됐다. 전동식 블라인드는 윈도우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다.
레그룸도 넉넉한데다 조수석 시트를 2열에서도 버튼만 누르면 손쉽게 앞쪽으로 밀 수 있다쇼퍼드리븐카(운전자가 따로 있는 차)이자 사장차로 쓸 수 있다.
트렁크 적재용량은 480ℓ로 가솔린 모델과 같다. 트렁크에 오목한 공간이 많아져 기존 그랜저보다는 35ℓ 줄었다.
최고출력은 180마력, 최대토크는 27kg.m다. 기아 K8 하이브리드와 같다. 복합 연비(18인치 타이어, 2WD 기준)는 18km/ℓ다. K8 하이브리드는 같은 조건으로 17.1km/ℓ다.
시승차는 20인치 타이어를 채택했다. 복합 연비는 15.7km/ℓ다.
운전석에 앉으면 에르고 모션 시트가 몸을 편안하고 안락하게 잡아준다. 계기판과 디스플레이에는 배터리 충전과 모터 구동 상태를 알려주는 하이브리드 모드를 적용했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스포츠, 마이 드라이브로 구성됐다. 가솔린 모델과 달리 스노 모드가 없다. 겨울에는 아쉽다.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진동 흡수 성능이 수준급이다. 과속 방지턱도 깔끔하게 넘어간다. 모터가 차량의 흔들림을 제어하는 승차감 개선 기술 덕분이다. 제네시스 G80 뺨친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숨을 고른 뒤 한 박자 느리게 힘을 낸다. 답답하지는 않다.
느린 반응을 바로 보상해주며 속도를 높인다. 힘보다는 연비에 초점을 맞춘 모드이지만 힘이 부족하지 않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치고 나가는 맛이 배기량 1.6을 숫자에 불과하도록 만든다. 고속 안정성도 우수하다.
모터가 브레이크, 변속, 구동 토크 등을 제어하는 운동 성능 개선 기술은 접지력과 코너링 성능에 기여한다.
후측방 모니터는 안전 운전에 한몫한다. 방향지시기를 움직이면 계기판에 해당 방향의 후측방 영상이 나온다. 사이드미러 사각지대를 없애주고 화질도 뛰어나다.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성능도 우수하다. 앞차를 따라가는 반응 속도도 빠르고 차선도 잘 지킨다. 또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과속카메라에 단속되지 않게 규정 속도를 지켜준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탐욕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성공의 아이콘’답게 탈 때도 내릴 때도 뿌듯해서다. 가성비 높은 사장차이자 아빠차로 존재감도 강화했다.
단, 욕심내려면 K8 하이브리드보다 돈을 더 써야 한다. 가격(개별소비세 3.5% 적용)은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4233만~5120만원, K8 하이브리드는 3881만~441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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