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결번 아쉽네요"…유희관의 29번, 유쾌하게 후배에게 넘겼다

김민경 기자 2023. 1. 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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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결번 안 된 게 아쉽네요(웃음)."

두산 베어스 역대 최고 좌완 유희관(37)의 등번호 29번이 새 주인을 찾았다.

유희관은 은퇴할 당시 차기 두산 좌완 에이스로 평가받는 이병헌과 최승용(22) 가운데 한 명이 등번호를 이어받길 바랐는데, 그의 바람대로 이병헌이 새 주인이 됐다.

유희관은 이병헌이 29번을 두산 좌완을 대표하는 번호로 만들어주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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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희관(왼쪽)과 이병헌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영구결번 안 된 게 아쉽네요(웃음)."

두산 베어스 역대 최고 좌완 유희관(37)의 등번호 29번이 새 주인을 찾았다. 2022년 1차지명 좌완 유망주 이병헌(20)이 주인공이다. 이병헌은 데뷔 시즌인 지난해는 62번을 썼는데, 2023년 시즌부터 유니폼에 29번을 달고 마운드에 나선다.

유희관이 2021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1년 가까이 29번은 주인 없는 번호로 남아 있었다. 유희관은 은퇴할 당시 차기 두산 좌완 에이스로 평가받는 이병헌과 최승용(22) 가운데 한 명이 등번호를 이어받길 바랐는데, 그의 바람대로 이병헌이 새 주인이 됐다.

유희관은 3일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29번이 새로운 선수에게 배정됐다는 말에 "영구결번이 안 된 게 아쉽다"고 평소처럼 유쾌하게 답하며 웃었다. 이어 "29번은 내게 의미 있는 번호다. 지금도 밖에서 사인할 때 29번을 쓸 정도니까. 29번을 달고 좋은 성적을 거둬서인지 특히 좌완 후배들이 달고 싶어 했던 것 같다. 두산 좌완들이 달고 싶어 하는 번호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병헌은 29번을 이어받은 것과 관련해 "바꾸고 싶은 번호로 29번을 적어서 내려고 했는데, 운 좋게도 내게 29번이 배정돼 있었다. 좋다고 생각하면서 29번을 달았다. 만약에 (최)승용이 형이 29번을 달면 내가 64번(최승용의 등번호)을 달려고 했는데 그렇게 됐다. 고등학교 때 29번을 달고 잘했으니까 다시 그때처럼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내게는 좋은 번호"라며 크게 반겼다.

유희관은 두산 프랜차이즈 좌완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 프랜차이즈 좌완 최초로 100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중앙대를 졸업하고 2009년 두산에 입단해 2021년까지 281경기에 나서 101승69패, 1410이닝, 평균자책점 4.58을 기록했다. 이병헌, 최승용 등 왼손 후배들에게 유희관은 아직은 넘어설 엄두도 낼 수 없는 까마득히 먼 존재다.

유희관은 이병헌이 29번을 두산 좌완을 대표하는 번호로 만들어주길 바랐다. 그는 "이 번호를 단다고 잘하거나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이런 이미지를 이어 갔으면 좋겠다. 이병헌은 서울고 시절부터 좌완으로 전국 랭킹에 들었던 선수다. 베어스 좌완의 계보를 이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는 유희관이 달았던 29번이 아니라 이병헌의 29번, 나아가서는 베어스 좌완의 29번이 될 수 있도록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이병헌은 서울고 시절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두산 입단을 앞두고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지금까지는 제 기량을 다 펼치지 못했다. 구단은 이병헌이 지난해는 재활에만 전념하고, 올해 데뷔 시즌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회복 속도가 빨라 지난 시즌 막바지 1군 마운드를 밟았다. 9경기에서 5이닝,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프로의 맛만 살짝 봤다. 이병헌은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좌완 파이어볼러의 가능성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병헌은 두산 대표 좌완의 격려에 "유희관 선배님은 29번을 달고 두산에서 늘 좋은 활약을 보여 주셨다. 그 번호에 걸맞은 실력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화답하며 29번을 받은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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