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정신 지키겠다" 거듭 강조한 尹…교과서에선 사라진 '5·18'

3차례 묘지 방문…방명록에도 "오월정신, 국민통합 주춧돌"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5·18민주화운동' 용어 제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치고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8/뉴스1 ⓒ News1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광주 방문은 정치적 쇼가 아닙니다. 오월 정신을 확고히 지켜나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 정신은 바로 국민통합의 주춧돌입니다."

2022년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5·18민주화운동' 용어가 전면 삭제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광주 방문 당시 내놨던 발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후보시절 두 차례의 5·18민주묘지 '반쪽 참배'와 취임 후 첫 국가행사로 참석한 5·18민주화운동 42주기에서 줄곧 오월정신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취임 후 첫 국가 행사에서 그는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42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항거를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2018 사회과 교육과정(왼쪽)에서 포함됐던 5·18민주화운동이 2022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오른쪽)에서는 빠져 있다.(민형배 의원실 제공)/뉴스1

이어 "저는 오월 정신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다"며 "광주의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멋지게 열어갈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는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철학이다"며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반쪽짜리 참배' 과정에서 두 차례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2월6일, 2021년 11월10일 두차례 광주를 찾았지만 오월단체와 시민단체에 가로막혀 참배단 앞에 서지는 못했다.

그는 참배를 갈음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광주를 방문한 것에는 정치적인 쇼가 없다"며 "40년 전 광주시민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또 "5·18정신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으로 헌법 가치를 지키는 정신이다"며 "그 본질을 왜곡하는 건 비난받아 마땅하다. 허위사실과 날조로 오월 정신을 왜곡하는 것은 우리 사회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과 오월정신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견해는 그가 작성한 방명록에도 남아 있다.

42주기 당시 윤 대통령은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지난해 11월10일에는 "민주와 인권의 오월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고 작성했다.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사과 논란을 빚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광주 북구 5·18민주묘역을 방문해 남긴 방명록. 2021.11.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하지만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고시한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5·18민주화운동'이라는 단어가 전면 삭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고 윤 대통령의 5·18관련 과거 발언에 대한 진실성 논란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번 교육 과정에는 4·19 혁명과 6월민주항쟁 단어는 기존과 동일하게 언급되지만 5·18 민주화운동은 단 한 차례도 기재되지 않았다.

4년 전인 지난 2018년 고시된 사회과 교육과정에서는 '5·18민주화운동'은 5차례 언급됐다.

5·18민주화운동은 민주주의의 발전과 시민 참여 항목에서 4·19혁명과 6월민주항쟁 사이에 있고, 학습 요소에서도 이를 명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논란이 일자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모든 교과에서 '학습 요소' 항목이 생략됐다"며 "'5·18 민주화운동'을 비롯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 등의 서술을 최소화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갑)은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도 전두환을 찬양하는 발언으로 광주시민을 욕보이며 물의를 빚고 5·18정신을 계승하겠다는 거짓 정치쇼로 표를 구걸하더니 이제는 대놓고 5·18을 부정하고 광주시민을 모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daum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