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완화 폭탄은 ‘둔촌주공 심폐소생술?’
시세 대비 고분양가·높은 금리는 ‘부담’
정부가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만 남기고 부동산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투기지역)을 해제하면서 3일부터 정당계약(최초 청약 당첨자들이 실제 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들어간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계약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이번 부동산 규제완화대책이 사실상 ‘둔촌주공 살리기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둔촌주공에 혜택이 집중되먼셔 둔촌에도 호재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당장 84㎡ 당첨자들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설령 ‘무순위 줍줍’ 물량이 나오더라도 ‘거주지’ ‘주택보유’ 등 각종 규제가 사라지면서 자금여력이 있는 유주택자들이 매입할 기회가 생겼다.
분양가상한제가 해제된 것도 둔촌주공 수분양자들에게는 호재다. 정부는 지난 3일 강남3구와 용산구만 남기고 분양가상한제를 해제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게 되면 실거주의무가 사라지고, 전매제한 기간도 최대 10년에서 3년(수도권 기준)으로 대폭 줄어든다. 중도금대출제한도 폐지되면서 둔촌주공 수분양자들도 대출을 받아 중도금을 치를 수 있게 된다.
다만 최근 집값이 하락하면서 둔촌주공의 분양가가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은 문제다. 4일 ‘아실’에 따르면 강동구보다 상급지로 평가되는 송파구 헬리오시티 84㎡(21층)가 지난해 12월 23일 16억5000만원에 거래된 데다 최근 15억원 중반까지 호가가 내려간 상태다. 매수대기자들은 2019년 가격(14억원대)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둔촌주공 84㎡의 분양가는 13억2000만원 선이지만 확장 등 추가옵션을 더하면 가격이 14억원 초반까지 올라간다. “둔촌주공 계약을 포기하고 헬리오시티를 기다리자”는 말이 곳곳에서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동구 대장아파트 중 한 곳인 고덕 아르테온 역시 지난해 12월 6일 84㎡(15층)이 12억9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여전히 높은 금리도 둔촌주공에는 악재다. 정부가 분양가와 관계없이 모든 주택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놨지만 중도금 대출금리가 6~7%에 육박하면서 선뜻 대출에 손을 대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박승환 둔촌주공 조합장 역시 지난해 청약 당첨자 발표 전 조합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계약률은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가 평균 70% 수준인데, 그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알리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러나 “(둔촌주공이) 고분양가 논란이 있지만 앞으로 분양에 나서는 단지들의 분양가는 더 높아질 것”이라며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60~70%인 상황은 당분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신축 아파트가 구축 아파트보다 비싼 형태가 굳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물가상승률에 맞춰 건축비를 적기에 반영하기로 한 데다 인건비, 땅값 등이 매년 상승하고 있고,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강남 3구·용산구만 적용) 분양가는 앞으로 더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가보다 주변 시세가 낮은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정당계약은 3일부터 오는 17일까지 보름간 진행된다. 청약경쟁률은 1·2순위 포함 5.5대 1을 기록했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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