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당분간 물가 상방압력 지속"… 설 앞두고 성수품 20만8000톤 공급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올해 전체로 보면 물가는 하향 안정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은 상방압력 지속으로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1월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등 계절적 상방요인이 잠재해 있는 데다, 이른 설 명절을 앞두고 성수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방압력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난방비 부담이 확대되고,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부담도 증가하면서 취약계층 중심으로 겨울철 어려움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16대 성수품 평균가격이 전년보다 낮은 수준이 되도록 20만8000톤을 시장에 공급하고, 농축수산물도 300억원 규모의 할인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을 대상으로 전기요금을 1186억원 추가 지원하고, 동절기 에너지바우처 단가도 종전 14만5000원에서 15만2000원으로 추가 인상하기로 했다. 설 연휴 4일간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된다.

추 부총리는 또 "올해 경기는 상반기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저하고의 흐름이 전망되는 만큼, 연초부터 신속한 재정집행과 주요 공공기관 투자의 조기집행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재정의 경우 상반기 중 역대 최고수준인 65% 이상 신속집행을 추진하겠다"며 "상반기 내 관리대상 일자리 예산의 70% 이상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고보조금이 부정수급되지 않도록 보조금 관리체계를 개선하겠다"며 "보조금법을 개정으로 외부기관을 통한 검증·회계감사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어려운 경제여건에 대응하기 위해 27개 주요 공공기관에서는 올해 총 63조3000억원의 투자를 추진하고, 상반기에 역대 최대규모인 55% 수준을 조기 집행하겠다"며 "주거안정, 에너지, 교통·물류를 위한 필수 인프라 구축 등 국민생활과 직결된 사업에 중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예타 기준을 종전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상향해 공공기관 자율성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