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재떨이 나눔, 꽁초는 밀봉…바뀌는 MZ 흡연문화

2023. 1. 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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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재떨이, 꽁초 밀봉 비닐 나눈 캠페인.

최근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흡연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구영서 순천대 전 학생회장은 "학내 흡연공간이 불분명하고 꽁초를 무분별하게 버린다는 지적이 꾸준히 학생들 사이에서 나와서 흡연문화를 개선해보고자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다"며 "학생들도 관심이 많아 원래 이틀간 나눠주려고 계획을 했었는데 하루만에 동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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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습관, 민폐일 수도” MZ 흡연문화
휴대용 재떨이 나눔, 꽁초 수거 캠페인 유행
전문가 “흡연도 전염…근본적으론 금연해야”
지난 5월 전남 순천시 소재 순천대학교에서 학생들이 꽁초를 밀봉할 수 있는 ‘시가랩’ 상품을 나눠주고 있다. [구영서씨 제공]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휴대용 재떨이, 꽁초 밀봉 비닐 나눈 캠페인. 대학내 지정 흡연실 설치…

최근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흡연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환경 혹은 이웃에게 피해를 덜 끼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시도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김주연(33)씨의 직장에선 최근 ‘휴대용 재떨이’가 인기다. 김씨는 “흡연 습관이 주변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찝찝함을 느끼던 차에 휴대용 재떨이를 발견해 바로 구매했다”고 했다. 김씨가 여러 개를 추가로 구매해 평소 비슷한 고민을 나누던 동료들에게 나눠준 이후 휴대용 재떨이는 이들 사이에서 ‘필수품’이 됐다.

꽁초 투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캠페인도 유행이다. 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2019년 부터 환경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시가랩 캠페인도 입소문을 타며 확산되고 있다. 이 업체는 난연 처리된 종이 재질의 포장지로 꽁초를 밀봉할 수 있도록 한 ‘시가랩’을 개발했다. 시가랩은 ‘담배(cigarette)’과 ‘싸다(wrap)’의 합성어다. 이 업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참여를 원하는 이들에게 시가랩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참여자는 첫 해 100여명에서 시작해 지난해 2500여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만 포장지 15매가 든 시가랩 6만개를 나눠줬다.

시가랩 나눔을 신청하는 이들은 자영업자, 대학생 등으로 다양하다. ‘매일 담배꽁초만 치우느라 내가 편의점을 운영하는 건지 환경미화원인지 모르겠다’며 나눔을 신청한 편의점 사장도 있었다. 최재웅 시가랩 캠페인 매니저는 “젊은 분들이 특히 관심이 많다”며 “지자체 같은 큰 기관에서도 관심을 갖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순천대에선 지난 5월 학생회 차원에서 시가랩 캠페인에 참여해 학생 200명에게 시가랩을 나눠줬다. 구영서 순천대 전 학생회장은 “학내 흡연공간이 불분명하고 꽁초를 무분별하게 버린다는 지적이 꾸준히 학생들 사이에서 나와서 흡연문화를 개선해보고자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다”며 “학생들도 관심이 많아 원래 이틀간 나눠주려고 계획을 했었는데 하루만에 동났다”고 말했다.

흡연장소가 명확하지 않던 대학 캠퍼스도 최근 장소를 명확하게 지정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생 이민지(26)씨는 "옥상이나 건물 앞 등 흡연자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곤 하던 공간에 '금연' 포스터가 작년에 붙었다"며 "흡연자들의 담배 연기가 비흡연자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민원이 계속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담배의 유해성을 고려해 근본적으로는 금연 문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담배 역시 여러 광고나 마케팅을 통해 ‘전염’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요즘은 흡연자들이 냄새가 덜 나는 액상형 담배로 갈아타며 신년 금연 ‘작심삼일’조차도 하지 않는데, 이런 신종 담배 역시 궐련 담배 못지 않게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금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반적인 성인 흡연율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27일 발간한 ‘담배폐해통합보고서’에 따르면 성인의 궐련담배 흡연율은 1998년부터 2020년까지 약 20년간 35.1%에서 20.6%로 15.5%포인트 줄었다. 특히 성인 남성이 같은 기간 66.3%에서 34%로 절반가량 줄었다. 성인 여성은 6.5%에서 6.6%로 줄어 큰 변동이 없었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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