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식품업계 수장들의 신년사로 보는 경영 화두

정정욱 기자 2023. 1. 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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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을 부숴라” “위기를 기회로” “관점을 전환”
손경식 회장 “새로운 영토 확장”
박문덕 회장 “주도적인 길 개척”
신동원 회장 “조직 구조 재점검”
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손경식 CJ 회장,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신동원 농심 회장(왼쪽부터) 등 주요 유통·식품업계 수장들이 2023년 경영화두로 ‘위기 속 기회와 신성장동력’을 내세웠다.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은 주요 유통·식품업계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위기 속 기회와 신성장동력’을 강조했다. 글로벌 복합 위기로 인해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된 만큼,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생존 전략과 함께 미래 성장성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위기 속 성장 기회 찾자

유통업계 수장들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시대 ‘위기 극복’을 가장 큰 과제로 꼽으며 위기 속에서도 성장 기회를 꾸준히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위기 속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롯데’를 반드시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변화와 혁신만이 롯데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회장은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보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기존 핵심사업 영역에서는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기보다 각자의 위치에서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불확실한 미래라도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한데 모은다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역시 위기의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정 부회장은 “위험을 직시하고 준비된 역량으로 정면돌파 할 수 있는 위기 대응 능력이 곧 신세계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위기는 어떻게 대처 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했다.

또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해야 기존 사업의 경험과 가치를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며 “고객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신세계 유니버스를 더 넓게,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불확실성이 증폭된 격변의 시대에서 우리만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기본적인 가치와 목적에 충실하면서 위기 대응 전략을 찾고, 리프레이밍(관점의 전환)을 통한 최적의 가치를 발굴하자고 제안했다. 정 회장은 “당장의 이익에 집중하기보다 ‘고객이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하면서 변화를 이끌어야 생존이 가능하다”고 했다.

●미래 성장성을 높여라

식품업계 수장들은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높이는 신성장동력을 강조했다. 손경식 CJ 회장은 “새롭게 정립할 2025 중기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최고 수준의 눈높이로 달성 가능한 최대 목표를 수립하고, 최고 인재 주도의 과감한 도전과 압도적 실행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CJ의 핵심 가치인 ‘온리 원(Only One)’을 토대로 미래 혁신 성장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며 “계열사들은 4대 미래 성장엔진(문화, 플랫폼, 웰니스, 지속가능성)을 기반 위에 새롭게 정비된 혁신성장 사업 중심으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실행해 새로운 영역과 영토로의 확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은 ‘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하고 주도적으로 길을 개척해 나간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응변창신(應變創新)’을 언급하며 “혁신적인 제반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공고한 소주 점유율과 함께 테라를 통해 맥주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서자”고 당부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우선 건전한 구조를 다져야 한다. 경영 전반의 구조를 점검하고, 개선 및 정비해 위기 속에서도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자”고 경영 효율성 제고를 내세웠다. 불필요한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더 나은 성과를 지향하자는 의미다. 또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사업 확장, 건강기능식품·외식 사업의 고도화 및 기존 사업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영역 다각화를 주문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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