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감염 이력 있으면 바이러스 전파력↓”

美연구팀, ‘밀접접촉 환경’ 캘리포니아 31개 교도소 재소자 자료 분석
“돌파감염·재감염자, 백신 미접종·감염 이력 없는 자들보다 전파력↓”

코로나19 백신 맞는 사람.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라도 백신을 맞았거나 감염이 됐던 이력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바이러스 전염력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교도소 내 재소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여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도소는 코로나19 백신을 맞고도 감염되는 ‘돌파감염자’나 한번 감염된 뒤 다시 감염되는 ‘재감염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밀접 접촉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감염질환 전문가 네이선 로 박사 연구팀은 캘리포니아주 교정갱생국이 주내 31개 교도소의 재소자를 대상으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4일 밝혔다.

이 자료는 2021년 12월15일부터 2022년 5월20일까지 수감된 재소자 11만1687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결과와 백신 접종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들 재소자들은 백신 접종률이 81%에 달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돌파감염이나 재감염 사례가 많았다. 구체적으로 약 5개월간 2만2334명이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31명이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사망자는 없어 중증화율은 낮았다.

코로나19 백신 맞는 사람. 게티이미지뱅크

 
분석 결과, 돌파감염 재소자가 밀접접촉자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은 28%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감염자의 36%보다 낮게 나타났다.

또한 백신접종일로부터 5주가 지날 때마다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6%씩 늘어나 최근에 접종했을수록 바이러스 전파력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통합분석을 통해 돌파감염자와 코로나19에 감염된 병력이 있는 감염자가 밀접접촉자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위험은 각각 22%와 23%씩 줄어들고, 백신도 접종하고 감염 병력도 가진 이중면역 감염자의 전파 위험은 40%나 감소하는 것으로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교도소의 밀접접촉 환경에서 돌파감염자나 재감염자가 양산됐지만, 이들이 가진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백신을 아예 맞지 않거나 감염병력이 없는 재소자들보다 낮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로 박사는 “백신 접종 후 2개월 이내일 때가 바이러스 전염력이 가장 낮아 적절한 시점의 백신접종 캠페인과 추가 접종이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을 줄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지난 2일자로 발표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