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5억 받고 나가? 버텨?"...은행권 만 40세도 '희망퇴직'

김대근 2023. 1. 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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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대근 앵커

■ 출연 :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희망퇴직'이라고 하면, 흔히 정년을 얼마 안 남긴 50대 후반 직장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요. 요즘 은행가에선 1980년대생, 40대 초반에도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상대로 받는준정년 특별퇴직을 만 40세 이상으로 확대했고요. 신한은행도 희망퇴직 대상을 1978년생 만 44세 이상으로 낮추고, 직급도 부지점장 이하로 확대했습니다. NH 농협은행은 이미 지난해 말 만 40세 이상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받았는데,퇴직 인원이 전년도보다 늘었습니다.

분위기도 마지못해 짐 싸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하는데, 은행권에 부는 희망퇴직 바람, 칼바람인지, 아니면 기회의 훈풍인지 전문가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 오계택 선임연구위원 연결하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지금 세종에 계신 거죠?

[오계택]

네, 세종 연구실에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은행의 희망퇴직 바람과 관련해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 은행에서 희망퇴직을 받는 게 이례적인 건 아니잖아요. 이게 매년 있었던 일 아닙니까?

[오계택]

은행에서는 상당히 거의 일상화, 혹은 연례행사처럼 돼 있는 것이 사실이고요. 보통 연말이나 연초에 정기 인사가 있기 전에 먼저 희망퇴직자를 받습니다. 그래야만 주요 보직자에 대한 선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만 이번이 조금 다른 것은 예전에는 은행권 전체적으로 수백 명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2000~3000명 정도로 그 인원이 늘어난 게 조금 다른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기존에는 주로 부지점장급 정도가 대상이었는데 이번에는 차장급까지 낮췄기 때문에 연령도 50대에서 40대로 낮아진 부분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인원이 증가한 겁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설명해 주신 것처럼 1980년대생, 그러니까 만 40세까지 나이가 내려갔는데, 대상 나이가요. 이렇게 희망퇴직 대상 나이가 내려간 이유는 뭐라고 봐야 됩니까?

[오계택]

일단은 뒤에도 나오겠지만 지점이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기술의 변화가 이루어지면서. 예전에는 사실은 은행에 입사하면 어느 정도 근속이 지나면 지점장이나 부지점장을 할 수 있다고 하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지점이 많이 줄어들면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줄어든 거죠. 그러다 보면 결국은 인사 적체가 나타날 수 있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기술이 많이 변하면서 예전에는 주로 창구 업무가 많았지만 지금은 각종 핀테크라든가 주로 디지털 사업들이 많이 발전하면서 은행의 업무들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은행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들의 특성이 달라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주로 요즘에는 IT 경험을 가진 그런 인력들을 많이 선호하기 때문에 그러면 그런 능력을 가진 근로자들을 뽑기 위해서 인력의 선순환 구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최근에 환경 변화로 인해서 지점이 주는 그런 배경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설명해 주셨고요. 그런데 이게 은행권 노조 같은 경우에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해달라, 이런 분위기가 있는 경우도 있다고 그렇게 들었습니다. 이런 배경은 뭐라고 봐야 됩니까?

[오계택]

근로자의 입장에서도 본인이 은행권에서 언제까지 근무할 수 있는지 이런 계산들을 할 텐데요. 과거에 비해서 그런 기간이 줄어들고 있고 아무래도 기술이 변화가 빠르다 보니까 아무래도 예전보다는 일찍 나가야 될 그런 가능성이 있는 것 같고, 그러면 근로자 입장에서도 계산을 하겠죠. 내가 지금 희망퇴직을 받아들이는 것과 앞으로 몇 년 더 근무할 때 어떤 경제적인 차이가 있을지, 어떤 것이 더 이득일지 이걸 비교를 할 텐데요. 그렇게 봤을 때 예전보다는 조금 더 일찍 나가서 차라리 새로운 분야를 준비를 하든 이렇게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라고 하는 그런 계산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이번에 은행권의 희망퇴직 조건이 나쁘지 않은 것도 그 배경이 아닐까 싶은데 최근에 은행권의 희망퇴직 조건은 어떻습니까?

[오계택]

조건은 과거에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왜냐하면 은행권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일단 다른 산업에 비해서 근로조건이나 임금 수준이 낮지 않기 때문에 그것은 상대적으로 좋은 것이고요. 그다음에 기존에도 기본적으로 2년에서 3년 치 정도의 특별 퇴직금을 줬고요.

다만 여기에는 당연히 법정 퇴직금도 포함이 돼 있습니다. 왜냐하면 1년을 근무하면 1년마다 한 달 치의 법정 퇴직금이 적립이 되고요. 자기 퇴직 마지막 3개월 평균을 기준으로 해서 근무한 연수와 연동해서 법정 퇴직금을 받고 거기에 추가적으로 특별 퇴직금 방식으로 이것을 추가적으로 받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조건이 나쁘지 않고요. 또 이번에 보면 자녀 학자금. 퇴직을 하더라도 만약에 자녀 학자금 대상이 되면 자녀 학자금도 주겠다는 것이고 거기에 건강검진비, 그다음에 재취업 지원금 이런 것도 주겠다는 거기 때문에 근로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조건이 나쁘지 않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조건이 가능한 게 생각해 보면 은행들이 올해 최대 실적을 냈기 때문에 이런 혜택을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한편에서는 이거 서민들한테 이자 받아서 은행 직원들만 좋은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할 수 있어 보입니다.

[오계택]

비판적으로 보면 그럴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 은행이 투자은행이라기보다는 약간 이자율에 연동해서 주로 실적이 좌우되는 그런 은행권의 구조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결국 서민들이 이자를 많이 영업이익이 많이 발생하고 그 영업이익을 가지고 이익을 내서 그걸 예전에는 성과금을 많이 주는 것에 우리가 비판을 했었는데 이거는 사실 현 근로자에 대한 것은 아니고 퇴직하는 근로자에 대한 부분이지만 어쨌든 주요 재원이 은행권의 경우에 주로 이자수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그러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시각이 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희망퇴직 분위기를 받아들이는 직원들의 분위기는 어떤지 이것도 궁금한데 최근에 MZ세대 같은 경우에는 퇴직에 대해서 이전 세대와 느낌이 다르다,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 이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오계택]

MZ세대가 굉장히 독특한 세대인데요. 예전에는 우리가 어느 기업에 속하는 걸 굉장히 중요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느 기업에 다니는 사람이다라고 하는 게 자기의 정체성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었는데요. MZ세대는 물론 좋은 기업에 다니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겠죠. 그런데 그것보다는 내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내가 그 일을 더 잘하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더 많은 좋은 근로조건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나는 언제라도 그 기업에 가서 일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예전에는 한 기업에 들어가면 거기서 정년퇴직하는 것이 기본적인 패턴이었다면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언제든지 나는 더 좋은 조건의 기업이 있으면 그 기업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서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직률이나 이런 것도 증가하고 있고요. 그것이 젊은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가치관입니다.

[앵커]

그렇더라도 이게 희망퇴직을 신청할 계획이라면 준비가 돼 있어야 될 것 같아요. 조언을 해 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오계택]

당연히 한 직장에 다니다가 다른 쪽으로 옮기면 뭔가 준비가 없이 시작하면 실패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자영업 시장 같은 경우는 이미 포화가 많이 되어 있고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기술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으면 좀 어려운 경우가 있고요.

자영업을 하지 않고 다른 기업으로 이직을 하더라도 그 기업이 어떠한 업태를 가지고 있고 거기에서 어떤 직무능력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가지고 어떠한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이런 준비들을 많이 하면 할수록 새로 시작하는 일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그래서 퇴직을 앞두고 이런 준비를 많이 하고 주변의 조언도 많이 듣고 준비기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저희가 은행권의 희망퇴직과 관련해서 얘기하고 있는데 은행권 같은 경우에는 실적이 좋았다고 하지만 사실 업종이나 분야에 따라서 이 희망퇴직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다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디에서 누군가에게는 이 희망퇴직이 칼바람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눈치보기나 밀어내기 이런 상황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나요?

[오계택]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을 텐데요. 인력의 선순환이라는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이것이 주로 세대 간의 돌려막기 방식의 인력 활용이 지속된다면 은행권의 경쟁력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서 은행권이 인재를 어떻게 키워낼 것인가 이런 고민도 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다른 분야에도 이 은행권의 희망퇴직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오계택]

은행권이 조금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가지고 있는 부분도 있고요. 제조업의 경우에는 이게 숙련 단절 문제도 있어서 서비스업만큼 이렇게 희망퇴직 같은 것들을 쉽게 하기 어려운 그런 업태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은행권의 희망퇴직과 관련해서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김대근 (smiling3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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