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생보사들 탈바꿈?...업계 순위 바뀔까

남정현 기자 2023. 1. 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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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한화생명, 피플라이프 안고 GA업계 1위로
KB라이프생명, 2일 생보업계 8위로 출범해
한신평 "규모의경제·영업기반 강화 긍정적"
신한라이프, IFRS17 도입 준비해 내실 갖춰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최근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하며 체면을 구긴 생보업계가 새해 들어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 부풀리기를 하며 명예회복에 나섰다. 한화생명은 피플라이프를 품으며 업계 1위의 GA(보험대리점)사로 올라섰고, KB금융지주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사인 KB라이프생명을 출범시켰다.

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보험회사(생보사 23개·손보사 31개)의 당기순이익은 7조7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7억원(1.7%) 증가했다. 이 중 손보사 31곳의 당기순이익은 4조8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8785억원) 늘었다. 이에 반해 생보사 23곳의 당기순이익은 2조9437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0.3%(7478억원)나 줄었다. 보험료 수익 감소 등으로 보험영업손익이 악화됐고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금융자산 처분손익 감소 등으로 투자영업이익 역시 감소한 영향이다.

생보업계는 과거 종신·연금·변액보험 등을 통해 보험의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저출산과 고령화, 가족구조의 변화 등으로 주력상품인 종신보험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고, 보험상품에 대한 니즈가 보장성보험으로 옮겨가며 최근 손보업계에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다.

이에 생보업계는 제판분리(상품설계와 제조는 본사가, 판매는 판매전문사가 도맡는 것)와 인수합병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2021년 4월부터 업계 최초로 제판분리를 추진해 왔는데, GA업계 6위권인 피플라이프의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이로써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라이프랩, 피플라이프) 등 GA 3사 보유를 통해 2만5000여명의 설계사 판매채널을 구축하게 됐다. 이번 인수로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보유한 개인영업 분야의 막강한 영업력에, 피플라이프가 보유한 법인영업 전문컨설팅 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단 포부다.

법인보험대리점 공시정보인 법인보험대리점 공시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매출액 기준 한화생명 계열사의 매출 총합은 5409억원(한화생명금융서비스 3505억원, 피플라이프 1465억원 등)으로 1위 수준이다. 지에이코리아(3214억원), 인카금융서비스(1872억원), 글로벌금융판매(2343억원), 메가(1972억원) 등 2~5위와 큰 차이를 보였다.

KB금융지주는 2일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의 통합 법인 'KB라이프생명'을 공식 출범시켰다. KB금융지주는 비은행 사업부문 강화의 일환으로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KB라이프생명은 GA 자회사인 KB라이프파트너스를 비롯해 GA(보험대리점), BA(방카슈랑스), DM(다이렉트·온라인전용상품) 등 양사의 경쟁력 있는 판매 채널을 기반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푸르덴셜생명보험의 자산 규모는 25조818억원, KB생명보험의 자산규모는 10조1804억원이다. 합법인인 KB라이프생명의 자산규모는 35조원대로 국내 생명보험업계 8위에 해당하게 된다. 이 회사는 2030년까지 업계 3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한국신용평가는 "합병을 통한 외형 확대는 규모의 경제효과 실현, 영업기반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며 "푸르덴셜생명의 종신 보장성보험 및 변액보험에, KB생명보험의 저축성보험 보유계약이 더해져 보험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2021년 7월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며 업계 4위권으로 탄생한 신한라이프(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역시 올해 IFRS17 도입에 맞춰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늘리는 등 내실있게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신한금융지주 3분기 실적발표 IR 행사에서 올 초 CSM(계약서비스마진)의 규모가 7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SM은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계약에서 미래에 얻을 수 있는 미실현이익을 의미한다. CSM의 규모가 커질수록 보험사가 인식할 수 있는 보험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셈이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신임 대표이사는 이날 취임사를 통해 생보업계 2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의 시행으로 보험사의 수익성 기준이 CSM으로 바뀌게 됐다"며 "CSM의 특성상 단기적인 영업 성과보다 미래 이익(수익성)이 중요한 만큼 보험사들이 저축성상품보다 보장성상품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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