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31사단 부사관들 "사단장 이삿짐까지 날라야 하나"

변재훈 기자 2023. 1. 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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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향토 방위 부대인 육군 제31보병사단 부사관들이 사단장 공관에 차출돼 이삿짐을 나르는 허드렛일을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부대 측은 사단장 이·취임에 따른 부대 물품을 이전·정비한 것이며, 본래 업무를 담당하는 본부대가 부대 점검으로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불가피하게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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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관사 관리 의무 없는 부사관 차출…사단장 관사 비품 정리
사단 측 "사단장 이취임 따른 부대물품 이전…관심 갖겠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전남 향토 방위 부대인 육군 제31보병사단 부사관들이 사단장 공관에 차출돼 이삿짐을 나르는 허드렛일을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부대 측은 사단장 이·취임에 따른 부대 물품을 이전·정비한 것이며, 본래 업무를 담당하는 본부대가 부대 점검으로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불가피하게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4일 군 커뮤니티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따르면, 자신을 31사단 직할 대대에 복무 중인 간부라고 소개한 A부사관이 전날 제보 글을 게시했다.

A부사관은 글을 통해 "아직도 이런 부당한 일들이 부대 안에서 일어나는 것에 대해 군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감과 자괴감을 느껴 제보 드린다"면서 "지난달 7일 일과 시간 중 입이 무거운 부사관 5명이 선정돼 사단장 공관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도착한 공관에는 정신없이 가구, 가전(제품) 등이 어지럽혀져 있었고 현장 통제하는 소령이 새로 취임하는 사단장이 오신다며 가구 배치, 청소 심지어 냉장고 내부 청소까지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A부사관은 "공관병이 없어지니 이제는 일과 시간에 이러한 잡일도 간부들이 해야 할까요. 하급자라는 이유로 이러한 부당한 지시도 상명하복해야 하는 걸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제보 하나로 군이라는 집단이 당장 크게 변화되는 것이 없다고 이러한 일들이 당연해지는 것은 더욱 싫다"며 "앞으로 군 생활이 있어 제보를 결정하기까지 힘들었다. 조금씩이나마 군이 바뀐다면 10년, 20년 뒤 일하는 후배 군인들이 자괴감이 아닌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고 했다.

실제 31사단은 같은 달 8일 사단장 이·취임식을 진행했다. 전임 사단장은 홀로 관사를 사용, 부대 물품인 가구·가전제품 상당수를 쓰지 않고 남는 방에 보관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신임 사단장은 가족과 함께 관사를 사용키로 해 개인 소유 가구·가전을 들여오기로 했다. 이에 관사 내 부대 물품을 꺼내고 정비해야 했다.

원래라면 관사 관리 업무는 사단 본부대가 맡아야 한다. 그러나 본부대는 당시 상급부대로부터 상황 조치 점검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1사단은 해당 게시글에 댓글로 '부대 입장'을 남기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사단은 "관사에서 이전·정비한 물품은 지휘관 개인 물품은 아니다. 새로 취임하는 지휘관이 개인 물품을 가져올 예정이라서 부대물품 이전·정비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관사의 관리·정비는 본부대의 임무로 명시돼 있으나 본부대가 같은 날 오전부터 위병소에서 점검을 받는 중이었다. 불가피하게 다른 부대 간부를 추가 지원 받아 1시간가량 정비한 것이다"며 "앞으로도 관사 관리·운영이 관련 규정에 따라 운용되도록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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