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USA, 코로나 진단키트로 돈 벌고 美 직판 전환에 박차

김새미 2023. 1. 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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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휴마시스와 맺은 코로나19 항원 진단키트 공급계약 해지
셀트리온USA, 코로나 진단키트로 2268억 매출…2020년 매출의 95배
지난해 3분기부터 코로나 진단키트 매출 無…코로나 진단사업 정리
셀트리온헬스케어, 올해 美 직판 전환 예정…작년 8월 미국법인 인수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최근 셀트리온(068270)은 휴마시스(205470)와 맺은 코로나19 항원 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DiaTrust)’ 공급계약을 해지하면서 해당 사업에서 철수했다. 셀트리온USA는 코로나19 진단키트로 2000억원대의 매출을 거둔 후 셀트리온 바이오의약품의 미국 직접판매 체제 구축에 힘쓰고 있다.

셀트리온이 휴마시스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 코로나19 항원 홈테스트’ (사진=셀트리온)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달 28일 휴마시스와 체결한 디아트러스트 공급계약을 해지했다. 휴마시스는 29일 공시를 통해 해지된 계약금 규모는 920억원이며, 셀트리온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라고 밝혔다. 동시에 셀트리온은 셀트리온USA에 디아트러스트를 공급하기로 한 계약도 해지했다. 셀트리온USA는 디아트러스트의 미국 유통을 맡아왔지만 이번 계약 해지를 통해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앞서 셀트리온과 휴마시스는 지난해 1월 1366억원 규모의 디아트러스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당초 4월 30일이었으나 시장 환경 대응을 위해 12월 31일까지로 연장됐다. 휴마시스는 총 계약금액의 32.69%인 446억원어치의 진단키트를 공급했으나 최근 셀트리온으로부터 해당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휴마시스와의 협업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USA에 납품해야 할 진단키트 공급계약 금액은 4595억원에서 2472억원으로 감소했다. 셀트리온이 해지한 셀트리온USA 공급계약 금액은 2123억원인데 반해 휴마시스이 해지당한 금액은 920억원으로 약 2.3배 차이가 난다. 또한 셀트리온USA는 2021년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전체 매출이 846억원으로 전년(24억원)보다 35.8배 뛰었다.

셀트리온 측은 매출원가가 크고 판관비 지출이 높아 예상보다 수익성이 낮았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휴마시스와 맺은 계약을 통해 리스크를 상당히 낮춘 상태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을 영위해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생산시설이나 관련 인력의 증원 없이 셀트리온USA를 통해 유통·마케팅만 담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2년 1분기 1263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셀트리온USA의 매출액은 같은해 2분기 241억원, 3분기 130억원 순으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2021년 4분기 808억원에서 2022년 1분기 1222억원으로 늘었다가 같은해 2분기 238억원, 3분기 0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엔데믹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휴마시스)의 납기 지연에 따른 시장 적기 공급 실패 이후 코로나19 환경이 많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셀트리온USA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을 통해 3분기(2021년 4분기~2022년 2분기) 동안 2268억원을 벌어들였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발생하기 전인 2020년 전체 매출 24억원의 약 94.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셀트리온USA는 지난해 3분기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발생하지 않자 지난해 말 휴마시스와의 공급계약을 해지하고 해당 사업을 정리했다.

셀트리온USA는 앞으로 미국 직판체제 전환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8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으로부터 셀트리온USA의 지분 100%를 인수할 때부터 예정된 행보였다. 이를 통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USA가 보유한 미국 내 판매 유통망을 온전히 가져왔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7월 유럽 시장에서 전 제품에 대한 직판을 본격화하면서 수익성을 높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USA를 통해 유럽 직판 노하우를 활용해 미국 직판을 준비할 계획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직판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직판으로 판매관리비가 늘어날 전망이지만 파트너사에 지불했던 수수료 매출액 규모(20~30%)를 고려하면 수익성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병원·클리닉 대상 영업비중이 높은 신약과는 달리 바이오시밀러, 제네릭은 대형 보험사 선호목록 등재가 시장점유율 확보에서 중요하므로 판관비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익율 증가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추가 가격 인하 여력 확보로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고, 바이오시밀러 품목 추가로 직판으로 인한 판관비 영향은 매년 낮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코로나19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피하주사(SC) 제형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유효성·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했다. 바이오시밀러 신제품인 ‘유플라이마’, ‘베그젤마’도 미국 판매 준비에 들어갔다.

김새미 (bi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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