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아파트를 살까, 자녀 둘을 키울까 [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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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더구나 그간 집값이 매년 1%만 오른 것도 아니다.
12억원의 아파트를 살까, 자녀 둘을 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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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리가 보는 세상]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연밀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불명예 랭킹 1위에 올랐다. 가장 부럽지 않은 1인으로 꼽혔는데 이유가 '빼박'(빼도 박도 못한다)이다. 40대에 쌍둥이 영유아를 키우는 '맞벌이 맘.' 부럽지 않다는데 딱히 반박할 말도 없다. 누군들 굳이 이 나이에 육아를 '곱하기 2'로 하겠다 손을 들까. 기력은 4배, 지갑은 2배로 홀쭉해진다(애들이 크면 이 반대일 수도 있다).
국토연구원의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에 따르면 집값이 1% 오르면 다음해 합계출산율이 0.002명 줄어든다. 집값 상승의 충격이 최장 7년 이어져 1% 오르면 합계출산율은 결국 0.014명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산이 경제적인 부담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집값 상승이 주거비 부담으로, 다시 출산율 저하로 직결된다는 뜻이다.
2021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명. 이 연구 결과를 적용해보면 다른 요인이 동일해도 2022년 합계출산율은 0.808로 줄어든다. 최장 2028년까지 합계출산율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불행히도 서울 아파트값은 2021년까지 8년 간 최장기 상승세가 이어졌다. 2021년을 끝으로 상승세가 마무리됐다 해도 그 영향이 7년간 이어진다면 2015~2028년까지 최장 14년 간 출산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구나 그간 집값이 매년 1%만 오른 것도 아니다. 가장 보수적인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4년 1.99%를 시작으로 2015년 6.71%, 2016년 3.25%, 2017년 4.69%, 2018년 8.03%, 2019년 1.11%, 2020년 3.01%, 2021년엔 8.02%를 기록했다. 누적 상승률이 43%에 달한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했지만 출산율이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보고서는 집값 하락과 출산율의 상관관계는 다루지 않았다. 급매 위주로 집값이 '급락'해도 이전 상승률을 다 반납한게 아니다. 집값이 빠져도 금리 급등으로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는 89.3으로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금융위기 직후 주택구입부담이가장 높았던 2008년(76.2)보다도 확연히 높은 수치다.
여기에 통계청 국민이전계정의 생애주기적자 구조(2020년 기준)를 보자. 생애기간 중 27세가 돼야 소득이 소비보다 많은 '흑자'로 전환된다. 26세까지는 자녀 1명당 6억1583만원(개인 3억4921만원·정부 등 공공부문 2억 6662만원)의 돈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자녀가 둘이라면 12억원이 필요하다.
저출산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구조가 되려면 시장 수요자가 부담가능한 수준의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한다. 주택 가격의 상승·하락을 떠나서 변동성 자체가 낮게 유지되는 것도 중요하다. 집값이 하락한들 주택시장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고, 단기 하락폭이 지나치게 크면 유주택 가구조차 가계부담이 커진다. 대출받아 집을 사는게 일반적인데 집의 가치가 하락하면 갚아야 할 빚이 커지기 때문이다.
12억원의 아파트를 살까, 자녀 둘을 키울까. 미래의 엄마, 아빠가 될 누군가는 지금도 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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