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아이들에 자존감 심어줘”… 직업교육 1년만에 ‘삶의 주인공’[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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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학교에서 1, 2등을 하지 않아 위축됐던 아이들이 우리 학교에 와서 어떻게 자기만의 길을 가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합니다. 방황하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맞는 꿈과 길을 찾아주는 것이 교사로서 제 역할입니다."
최 교사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모두 다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이 학생의 미래를 어떻게 함께 만들어낼까가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 "아이들에게 국·영·수 공부가 다가 아니며, 좋아하는 일을 하는 직업을 가지고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그리고 관련 공부를 고등학교 3학년 때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시작해보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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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 은평문화예술정보학교 최정은 교사
사회진출 앞두고 입학 高3학생
크리에이터·미용·프로그래밍 등
국가자격증 취득·진로준비 도와
직업훈련 외 예의·성실함 강조
학기초 지각하고 말썽부린 제자
졸업할 때쯤 자격증 몇 개씩 따
“이전 학교에서 1, 2등을 하지 않아 위축됐던 아이들이 우리 학교에 와서 어떻게 자기만의 길을 가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합니다. 방황하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맞는 꿈과 길을 찾아주는 것이 교사로서 제 역할입니다.”
최정은(37) 교사가 몸담은 은평문화예술정보학교는 고등학교 1학년 신입생이 아니라 기존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던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3학년 진학 전에 입학한다.
서울시교육청 소속의 공립학교인 이곳은 1년제 체제로 운영되면서 사회 진출을 불과 1년여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미디어 크리에이터, 게임 프로그래밍, 미용·예술 등 다양한 직업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최 교사가 “1년이라는 단기간에 학생들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느끼는 게 중요하다. 기존에는 느끼지 못했던 자기 긍정, 자기 발전을 경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최 교사는 이곳에서 미용 교사로 근무하면서 학생들이 미용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고 취업이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은평문화예술정보학교에 입학하는 학생 다수가 이전 학교에서 진로에 대해 고민하거나 성적 때문에 좌절해본 적이 있다는 점 때문에 최 교사는 학생들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사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모두 다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이 학생의 미래를 어떻게 함께 만들어낼까가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 “아이들에게 국·영·수 공부가 다가 아니며, 좋아하는 일을 하는 직업을 가지고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그리고 관련 공부를 고등학교 3학년 때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시작해보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실제로 꿈을 찾은 아이들이 주변 어른들의 강요 없이도 얼마나 관련 공부와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지 교육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심히 준비만 한다면 단 몇 개월 만에라도 국가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진로준비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교사는 “작년에 우리 반 여학생이 사교육 하나 받지 않고도 국가자격증을 3개나 취득했는데, 그걸 본 올해 재학생들도 선배의 길을 따라 4개를 따고 싶다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1학기 때 늦게 오고 말썽부리던 아이들이 졸업할 때쯤 국가자격증 몇 개씩 손에 쥔 채 밝게 웃고 성취감을 느끼는 걸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제자들에게 열정이 있는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는 “때론 7교시를 마친 저녁 시간에도, 주말에도, 방학 기간에도 아이들의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곁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꼭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직업 훈련 외에 또 있다. 실력 못지않게 사회에 나가 동료, 선후배들과 직장생활을 원만하게 해 나가기 위한 태도도 중요하다는 것이 최 교사의 지론이다.
최 교사는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가르쳐주고 바로잡아주지만 사회에서는 매끄럽지 않은 인간관계가 힘들어서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인데, 특히 우리 학교 학생들은 서비스 업무를 많이 하기에 예의와 성실함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담임을 맡았던 학생들이 종종 찾아와 ‘지각하지 말고 일찍 오세요. 말끝을 흐리지 말고 또박또박 말해주세요’라던 제 잔소리의 의미를 졸업 후에 더 잘 깨달았다고 하더라”면서 “은평문화예술정보학교에 대학교까지 만들어주면 안 되냐고 농담을 던지는 학생들을 보면 내 입가에도 미소가 번진다”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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