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부은 청약통장도 깬다, 금리 7% ‘마통’ 못 견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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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하는 60대 이아무개씨는 최근 마이너스통장을 연장하려고 보니 연 6.22% 금리가 연 7.8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씨는 높은 금리에 일단 마이너스통장 잔액을 상환하고, 해지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씨는 3일 <한겨레> 에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것이 아깝지만, 그보다 두 배나 되는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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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5조5295억↓…청약통장·적금 해지 잇따라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이아무개씨는 최근 마이너스통장을 연장하려고 보니 연 6.22% 금리가 연 7.8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씨는 높은 금리에 일단 마이너스통장 잔액을 상환하고, 해지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그러면서 이씨는 마이너스통장 잔액 상환과 부족한 생활비 충당 등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10년 넘게 부어온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것도 살펴보고 있다. 이씨는 3일 <한겨레>에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것이 아깝지만, 그보다 두 배나 되는 마이너스통장 대출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엔에치(NH)농협)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42조5070억원이다. 지난해 1월 말 대비 5조5295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연말로 접어들수록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1월 말 48조365억원에서 6월 말 46조4762억원으로 줄더니 10월 말 44조300억원을 거쳐 12월 말 42조5070억원까지 내려갔다. 5대 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 신규 건수도 지난해 12월 말 총 2만7018건으로 연초인 1월 말(2만8070건)보다 1052건 적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 감소 배경엔 치솟은 금리가 있다. 마이너스통장을 비상금처럼 사용하던 경제 주체들이 금리가 너무 높아지자 사용을 줄이거나 해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지난해 12월에 공시한 금리 현황을 보면, 5대 시중은행의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연 6.77~7.28%다. 일부 저신용자의 경우 최대 연 13.60%까지 뛴다. 통상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일반 신용대출보다 0.5%포인트 더 높다.
고금리·고물가로 마이너스통장뿐만 아니라 청약통장, 보험, 적금 등의 금융상품에서도 예년과 다른 풍경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 주체들이 해당 금융상품에 넣었던 돈을 꺼내 대출금 상환, 생활비 등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적금을 합한 저축성예금은 855조6676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9조9854억원 줄었다.
광주 서구에 사는 직장인 손아무개(34)씨는 “최근 대출금리가 너무 올라 이자 부담이 늘어났고, 고물가 때문에 직장에 다니며 월급을 받는데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돈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고민 끝에 지난해 9월부터 매달 60만원씩, 50만원씩 부어왔던 적금 2개를 모두 깬 후 대출 상환과 생활비에 보탰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661만2817명으로 전달(2682만3807명)보다 21만990명 줄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생명보험사 23곳이 고객에게 지급한 해지 환급금은 29조689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1조7261억원)보다 36.7% 늘어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금리가 워낙 높아 대출로는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적금, 보험, 청약통약 해지로 발길을 돌리는 것 같다”며 “올해도 고금리에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살림살이가 빠듯한 경제 주체들은 허리띠도 최대한 졸라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신용카드∙체크카드∙선불카드를 모두 더한 전체 카드 승인액은 9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10월(93조9000억원)보다 1조6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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