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이제 포화” 동남아 항공권 늘리는 LCC
엔데믹(endemic·감염병의 주기적 유행)을 맞아 일본행 노선을 공격적으로 증편했던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최근 동남아 지역 항공편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노선이 빠르게 회복돼 사실상 포화 상태에 가까워진 상황에서 겨울철 휴가 수요에 발맞춰 동남아 여행객을 통해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다만 외국 국적 항공사들이 동남아 노선을 선점한 상황이라, 국내 LCC 업체들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승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달부터 인천-나트랑(베트남)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또 지난달 21일부터 기존 주 4회 운항하던 인천-치앙마이(태국), 인천-나트랑 노선을 주 7회로 3회씩 늘려 운항하고 있다. 제주항공도 최근 인천-나트랑 노선에 신규 취항했고 인천-비엔티안(라오스), 인천-치앙마이 노선의 운항을 주 4회 일정으로 재개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달 28일부터 인천-치앙마이 노선을 주 7회 일정으로 2년 10개월 만에 재운항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LCC 업체들이 동남아 노선 증편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일본행 노선이 빠르게 회복되며 사실상 포화 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간 일본을 오고 간 항공 편수는 총 5164편, 여객은 82만7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10월) 대비 운항 편수는 88%, 여객은 97%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1월과 비교해도 일본 노선의 항공편과 여객 회복률은 80%에 달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같은 경우는 회복세가 워낙 빨랐기 때문에 지금 일본 현지 공항도 근무 인력이 부족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본행 항공편을 더 늘리고 싶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지역은 비교적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대표 관광지인 태국의 경우 지난해 11월 한 달간 한국~태국에 오간 항공편은 1158편, 여행객은 26만4147명으로 2019년 11월 대비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같은 기간 베트남 역시 항공편수는 60%, 여행객 수는 50%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시아 주요 노선은 현재 외국 항공사들이 선점한 상태다. 동남아 국가들은 한국보다 국제선 규제가 일찍 해제되면서 빠르게 운항 규모를 늘려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비엣젯항공은 지난해 12월 기준 인천~다낭 노선에서 운항 편수 186편, 수송객 3만4542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2월(운항 편수 185편, 승객 3만188명)과 비교했을 때 운항 편수는 완전히 회복했고 수송객은 더 늘어난 것이다.
반면 국내 LCC 업체들의 회복세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진에어의 경우 지난해 12월 인천~다낭 노선에 65편을 띄워 1만1156명을 태웠다. 같은 노선에 186편을 운항해 5만3127명을 수송한 2019년 12월과 비교하면 운항 편수는 35%, 승객은 21% 수준이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운항 편수와 승객이 40~50%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LCC사들은 할인 행사 등을 통해 동남아행 승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진에어는 오는 8일까지 이달 14일~3월 25일 사이에 운항하는 인천 및 부산~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 노선 항공편을 대상으로 최대 5만원의 항공권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티웨이항공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8일까지 동남아, 일본, 호주 등 27개 노선을 대상으로 3~7%의 운임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지난달 19일부터 다낭, 나트랑, 보라카이 등 7개 노선을 대상으로 올해 2~3월 국제선 특가 항공권을 선점할 수 있는 얼리버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제주항공도 올해 2~3월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국제선 항공권을 대상으로 한 할인 행사를 지난달 진행했다.
LCC 업체 관계자는 “정부 방역 강화로 중국 노선은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금은 최대한 동남아시아 휴양지 노선을 증편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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