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월드컵 때 이란 대표팀 망명 선동"…이란 체육장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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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이란 축구 대표팀을 망명시키려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하미드 사자디 이란 청년체육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선동의 극치였다"며 영국이 이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미리 정해둔 시간에 경기장을 벗어나 망명하도록 할 계획을 꾸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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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영국이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이란 축구 대표팀을 망명시키려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하미드 사자디 이란 청년체육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선동의 극치였다"며 영국이 이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미리 정해둔 시간에 경기장을 벗어나 망명하도록 할 계획을 꾸몄다고 말했다.
사자디 장관은 영국을 '늙은 여우'로 부르며 이란 당국이 무산시킨 이 같은 음모의 증거를 비공개 세션에서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청문회는 사자디 장관에게 전문체육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묻기 위해 열렸다.
이란의 국민 스포츠로 불리는 축구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 나온 게 컸다.
최근까지도 아시아 최강으로 불리던 이란은 한국, 일본과 달리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사자디 장관은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해 항변하는 과정에서 영국의 망명 선동설을 꺼냈다.
그러나 의원들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 지도자가 거액을 벌도록 내버려 뒀다는 점을 비판하며 결국 사자디 장관에게 징계성 경고를 내렸다.
이란 반관영 뉴스통신사인 파르스는 "의원들이 전문체육, 특히 축구에 대한 사자디 장관의 해명에 수긍하지 않았다"며 "사자디 장관은 의회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축구 대표팀의 망명 시도설은 작년 7월 시작된 이란의 반정부시위 속에 시위대를 지지했다가 고초를 겪는 스포츠 선수들이 계속 목격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설적 스트라이커 출신인 이란의 축구영웅 알리 다에이는 시위를 지지했다가 출국이 금지됐다.
축구 대표팀 주장을 지낸 알리 카리미는 소셜미디어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가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도피했다.
반정부시위에 가담했다가 사형선고를 받은 이들 중에 축구선수가 포함됐다는 보도도 있다.
작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에서 히잡을 쓰지 않고 경기한 엘나즈 레카비는 실종설 속에 귀국해 탄압 우려를 샀다. 최근 그의 가족 주택이 보복을 받아 강제철거를 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체스 선수인 사라 카뎀은 지난달 26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히잡을 쓰지 않고 경기했다가 지인들로부터 당국의 탄압 우려를 전해 듣고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이란 시위는 마흐샤 아미니(22)가 작년 7월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복장규정 위반을 이유로 도덕경찰에 끌려갔다가 의문사하자 촉발됐다.
항의시위가 국민 기본권을 억압하는 이란 권위주의 체제를 겨냥한 반정부시위로 번짐에 따라 당국의 대응수위도 높아졌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이란휴먼라이츠(IHR)는 시위에 가담했다 당국에 살해된 이란인들이 5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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