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은, ‘괴물신인’을 뛰어넘어[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3. 1. 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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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성은, 사진제공|콘텐츠 웨이브



배우 최성은이 ‘괴물신인’을 뛰어넘어 그 ‘무엇’에 도전한다. 해답은 지금 찾아가는 중이다. 지난해가 자신을 돌아보는, 중요한 시기였다.

“‘괴물신인’이란 수식어는 부담되지 않아요. 그렇게 불러주면 감사하지만, 연연해하진 않으려고요. 그러면 오랫동안 행복하게 연기 못 할 것 같거든요. 전 그저 재밌게 연기를 하고 싶어요. 또 지난해 처음으로 독립영화 연출도 해보면서, 작품 전체를 보는 시각에 대해 생각하게 됐거든요. 확실히 이전보다 책임감이 더 커졌고, 매 장면 균형감을 지키는 게 숙제로 남았어요.”

최성은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신작 ‘젠틀맨’(감독 김경원)에서 주지훈, 박성웅과 맞붙은 소감, 연출 도전으로 얻은 생각, 그리고 앞으로 배우로서 꿈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조근조근 들려줬다.



■“따뜻한 박성웅·묵묵한 주지훈, 많이 배웠어요”

그는 ‘젠틀맨’에서 승부욕 강한 검사 ‘화진’ 역을 맡아 주지훈, 박성웅과 함께 극을 이끈다. 특히 거대악 ‘도훈’ 역의 박성웅과는 으르렁거리며 기싸움을 펼친다.

“실제 박성웅 선배는 엄청 따뜻해요. 저도 처음엔 작품으로만 봐와서 사람을 주눅들게 하는 강한 에너지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만나보니 엄청 순애보에 말랑말랑한 면이 있더라고요. 가끔 회식할 때에도 엄청 편하게 대해줬고, 그런 지점이 연기할 때에도 편안하게 느껴졌죠. 묵직하고 안정감을 주는 선배예요. 욕설 대사도 있었지만, 크게 불편하지 않았어요. 생각보다 후루룩 촬영이 끝났다니까요.”

흥신소 사장 ‘현수’(주지훈)와는 극 안에서 티격태격한다. 주지훈과 호흡을 묻자 박성웅과 다른 따뜻함이 있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묵묵하게 따뜻하다고나 할까. 현장에서도 후배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조언하는 걸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더라고요. 그래서 감사했고, ‘전체를 보고 계시는구나’란 생각도 했고요. 그런 부분은 후배로서 닮고 싶었어요. 선배는 언제나 여유가 있었거든요. 또 말도 재밌게 해서 선배 덕분에 현장이 즐거웠어요. 분위기메이커였죠.”

주지훈, 박성웅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고 연기했다고 하자 웃음을 터뜨렸다.

“제가 그렇게 담대한 사람은 아닌데,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아마도 위아래 오빠, 남동생이 있어서 그런가. 남자 배우들과 협업하는 게 어렵지 않아요. 가정환경이 주는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독립영화 연출, 배우로서도 여유 배웠죠”

지난해 그는 연출에 도전했다. 배우로서 연기하는 대신, 감독으로서 메가폰을 집어들었다. 독립영화를 촬영했고 현재 후반작업 중이다.

“배우로서 작품을 하지 않았으니 불안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17살부터 연기한다고 10년간 달려왔는데 1년 정도 쉰다고 달라지는 게 있을까 싶은 생가도 들더라고요. 여유가 생긴 거죠. 그러면서 영화를 1편 연출했는데, 그 작업을 통해 제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할 수 있었어요. 평소 전 제 감정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아니라 앞만 보고 달렸는데, 어느 순간 ‘이게 아닌데’란 막연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때마침 연출이란 수단을 통해서 절 들여다봤고, 해갈됐어요. 그래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한해였다고 할 수 있어요.”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시동’ 때 만났던 최성은보다 한뼘 부쩍 큰 것 같다고 하니 조용히 미소짓는다.

“예전엔 좁은 시야였다면, 이젠 조금 더 열린 느낌이랄까요. 연출 도전은 많은 가능성을 열어준 작업이었어요. 그동안 ‘배우’를 연기하는 ‘테크니션’으로만 봐왔는데, 제가 카메라 밖에 있어보니 ‘배우가 날 믿어야만 진짜 연기가 나온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나도 표현하고 싶은 걸 연기할 수 있고, 이런 연기도 할 수 있는 사람이란 자신감을 얻게 됐어요. 배우로서 최성은을 한 번 더 숨쉬게 해준 경험이었죠. 자유로워졌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고요.”

이젠 배우로서 최성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을 듯 하다.

“연기할 때 제 자신에 조금 더 충만감을 느꼈어면 좋겠어요. 연기에 몰입하다보면 ‘어, 이걸 어떻게 해냈지?’라고 기억나지 않는 순간이 있거든요. 그런 순간을 많이 만나고 싶은 갈망이 커요. 그리고 단순히 연기 잘하는 것보다도 어떻게 이야기를 잘 전달할까에 대한 고민도 커졌어요. 제 캐릭터보다 이야기가 더 잘 들리게끔 만들어주는 배우가 되어야겠다고요. 작품과 함께 협업하고 공존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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