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 "반인반신 아스클레피오스, 부활해서 의술의 신이 되다" (철파엠)
4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신비한 힘을 가진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날 DJ 김영철이 "교수님, 혹시 수학도 좋아하셨냐?"라는 한 청취자의 질문을 소개하자 김헌이 "수학을 굉장히 좋아했다. 문제를 풀어냈을 때 그 쾌감이 좋았다. 나중에 보니까 많은 수학자들이 '이렇게 명쾌한 답이 있는 수학은 정말 아름다운 학문이다' 이런 말을 하시는 걸 보고 내가 좋아했던 이유가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영철이 "문과였는데 수학도 잘하시면 다 가지셨다"라고 말하자 김헌이 "잘했다고는 안 했다. 좋아했다고 했다"라고 응수해 웃음이 터졌다.
이어 김헌은 히포크라테스 선서 앞부분을 들려주고 "이 선서는 종교적 색채가 강했다. 선서에 언급된 태양의 신 아폴론은 의술의 신이기도 했다. 오늘은 아폴론의 아들이 주인공이다. 바로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다. 아스클레피오스는 태양의 신 아폴론과 테살리아의 공주 코로니스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신의 영웅이었다"라고 말했다.
김헌이 "코로니스는 신과 사랑을 나누어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아폴론이 자신을 버릴까봐 두려워했다. 그때 이스퀴스라는 청년이 유혹했고 둘은 사랑의 불길에 휩쓸렸다"라고 말하자 김영철이 "아폴론 몰래 바람을 피웠다는 거냐?"라고 물었고 김헌이 "그렇다.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알게 된 것은 아폴론 옆에 항상 날아다니던 큰 까마귀였다. 이때만 해도 까마귀의 깃털은 흰색이었다. 이 까마귀가 코로니스의 불륜을 고발했고 이 말을 듣자마자 아폴론이 불륜 현장을 덮쳐 화살로 두 남녀를 명중시켰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죽어가던 코로니스가 아폴론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는 말을 했고 깜짝 놀란 아폴론은 그녀를 구하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라며 김헌은 "아폴론은 자신의 경솔함을 후회하며 자신에게 고자질을 한 까마귀에게 저주를 퍼부었는데 그 결과 까마귀의 흰 깃털이 검게 물들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헌은 "아폴론은 아이만은 살려내 케이론에게 잘 키우라고 맡겼고 케이론은 아스클레피오스를 최고의 의사로 키워냈다. 뛰어난 의술, 신비로운 약을 가진 아스클레피오스는 수많은 병자를 치료해줬고 죽어가던 사람들의 목숨마저 살려내 사람들의 구원자가 되었다. 그런데 아스클레피오스의 의술 때문에 사람들이 살아나고 이승으로 돌아가니까 하데스가 장사 안 된다고 불만을 품고 제우스에게 고발했다. 제우스가 듣고 보니 사람은 늙으면 죽는 게 당연한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아스클레이오스가 괘씸한 거다. 그래서 번개를 던졌고 아스클레피오스는 목숨을 잃고 말았다"라고 설명했다.
"아폴론은 아버지 제우스가 자기 아들을 죽인 것에 분노했다"라며 김헌은 "그렇지만 제우스에게 직접적으로 뭘 하지는 못하고 아버지에게 번개를 만들어준 외눈박이 거신 퀴클롭스를 죽였다. 제우스는 불같이 화를 냈지만 결국 화해를 하고 죽은 아스클레피오스를 부활시켜 하늘의 별로 빛나게 했다. 반인반신이었던 아스클레피오스는 죽음을 이겨내고 부활해서 영생하는 신이 되었고 의사들의 수호신이 되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김헌은 "옛 그리스 로마인들은 의술을 신의 도움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 의술은 신의 선물 이렇게 생각했다. 의사들은 아폴론과 아스클레피오스의 도움으로 의술을 사용해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의술과 의료행위를 신성하게 생각했던 옛 그리스 사람들의 정신을 현대에도 되살려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라며 "의사선생님은 단순히 의술을 부리는 사람이 아니라 신의 선물을 받아서 사람들을 살리는 사람이고 병원은 아스클레피오스의 신전과도 같은 곳이다, 이렇게 진지하고 엄숙한 태도로 의사선생님들이 자신의 직업을 조금 더 신성하게 생각한다면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히포크라테스 선서 첫번째 구절에 그런 결의가 담겨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사진캡쳐 SBS김영철의파워FM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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