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 러∙우전쟁?…2023년 경제는 집토끼가 문제다[딥다이브]
한애란기자 2023. 1. 4. 08:20
주식이든, 채권이든. 혹시 투자를 하셨다면 2022년 한 해 동안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도 밝았겠다, 이제 금융시장이 조금은 나아지겠지요? 이런 기대를 가지고 30년 넘는 경력의 베테랑 이코노미스트,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을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새해가 되면 올해 경제 전망은 한번쯤 알아봐야죠. 신년에 토정비결 보는 기분이랄까요.
그런데 말씀을 들어보니 결론적으로 그다지 올해 전망이 썩 긍정적이진 않은데요. 오죽하면 증권사에 계신 분이 올해는 예금에 가입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조언을! 심상찮은 2023년 글로벌 경제∙증시 전망을 함께 알아보시죠.
그런데 말씀을 들어보니 결론적으로 그다지 올해 전망이 썩 긍정적이진 않은데요. 오죽하면 증권사에 계신 분이 올해는 예금에 가입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조언을! 심상찮은 2023년 글로벌 경제∙증시 전망을 함께 알아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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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경기침체가 오긴 오려나
-2022년 내내 금융시장에선 물가와 연준 통화정책이 화두였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경기침체가 더 큰 이슈로 부상하는 모습입니다. 2023년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까요?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습니다. 어찌 보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2022년처럼 물가가 상당히 높고 연준이 정책금리를 가파르게 올린 경험이 1980년대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금리가 워낙 가파르게 올라가다 보니 주식을 포함한 각종 자산가격이 많이 하락했고요. 최근 들어서는 미국 주택경기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고요. 이것이 제조업 경기 쪽에도 둔화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의) 형태는 좀 논란이 있습니다. 얕은 침체냐, 골이 깊은 침체냐를 두고 논란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좀 얕은 경기침체 모습은 피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면 미국 연준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연준이 지금까지는 물가가 잡힐 때까지, 연간 2% 물가상승률이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 올린다는 식으로 말은 하고 있는데요. 연준도 경기침체를 그냥 두고 볼 순 없지 않나요.
“약간 갈림길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준이 FOMC에서도 조금 매파적으로, ‘앞으로 금리인상 더 할 거야’라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이 1분기를 지나서 더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는데요. 최근 나오는 미국 경기지표를 보면 상당 부분 악화될 여지가 상당히 커졌고요. 또 연준이 생각하는 물가 압력 2%대까지 가기엔 시간이 많이 걸릴 텐데, 거기까지 끌고 가기 위해 계속 금리를 올릴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물가 압력이 일정부분 둔화됐다는 확신이 있을 때 연준이 결국 금리 인상 사이클을 중단할걸로 봅니다. 아마 그 시점은 시장 예상대로 늦어도 3월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만약 여기서 더 금리를 올려서 연준이 중간값으로 제시하는 5.0~5.25% 이상으로 간다면, 그것은 ‘골이 깊은 경기침체’로 전환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미국 정책금리가 5.5%, 6%까지 간다면 가계는 물론 기업의 이자부담과 도산위기가 상당히 커질 테니까요. 따라서 연준 입장에서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거고요. 그 분수령이 2월 초 있을 FOMC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2022년 내내 금융시장에선 물가와 연준 통화정책이 화두였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경기침체가 더 큰 이슈로 부상하는 모습입니다. 2023년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까요?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습니다. 어찌 보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2022년처럼 물가가 상당히 높고 연준이 정책금리를 가파르게 올린 경험이 1980년대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금리가 워낙 가파르게 올라가다 보니 주식을 포함한 각종 자산가격이 많이 하락했고요. 최근 들어서는 미국 주택경기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고요. 이것이 제조업 경기 쪽에도 둔화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의) 형태는 좀 논란이 있습니다. 얕은 침체냐, 골이 깊은 침체냐를 두고 논란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좀 얕은 경기침체 모습은 피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면 미국 연준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연준이 지금까지는 물가가 잡힐 때까지, 연간 2% 물가상승률이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 올린다는 식으로 말은 하고 있는데요. 연준도 경기침체를 그냥 두고 볼 순 없지 않나요.
“약간 갈림길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준이 FOMC에서도 조금 매파적으로, ‘앞으로 금리인상 더 할 거야’라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이 1분기를 지나서 더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는데요. 최근 나오는 미국 경기지표를 보면 상당 부분 악화될 여지가 상당히 커졌고요. 또 연준이 생각하는 물가 압력 2%대까지 가기엔 시간이 많이 걸릴 텐데, 거기까지 끌고 가기 위해 계속 금리를 올릴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물가 압력이 일정부분 둔화됐다는 확신이 있을 때 연준이 결국 금리 인상 사이클을 중단할걸로 봅니다. 아마 그 시점은 시장 예상대로 늦어도 3월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만약 여기서 더 금리를 올려서 연준이 중간값으로 제시하는 5.0~5.25% 이상으로 간다면, 그것은 ‘골이 깊은 경기침체’로 전환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미국 정책금리가 5.5%, 6%까지 간다면 가계는 물론 기업의 이자부담과 도산위기가 상당히 커질 테니까요. 따라서 연준 입장에서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거고요. 그 분수령이 2월 초 있을 FOMC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미국 경기지표들을 보면 약간 헷갈리는데요.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고 안 좋아지는 지표도보이지만, 고용시장은 생각보다 매우 탄탄하더라고요. 이건 어떻게 해석하시나요?
“미국 고용시장은 과거와 다른 구조적 요인이 있습니다. 첫번째로 미국의 인구사이클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베이비붐 세대, 즉 1960년대 초반 태어난 근로자가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이들이 팬데믹으로 조기은퇴도 많이 했고요. 해가 지나다면 자연스럽게 근로시장에서 나가게 되겠죠.
베이비붐 세대의 공백을 누군가 메워줘야 하는데요. 20대 초반 사회초년병들이 새로운 근로자 공급원의 역할을 해야 될 겁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미국 20대 초반의 노동시장 참가율이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정확한 분석은 아직 없지만 2000년 이후에 사회초년병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근로가 아닌 다른 소득원을 통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거겠죠. 그러한 공급부족 현상이 계속 노동시장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이민자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이민자를 잘 받지 않는 정책으로 돌아섰고, 팬데믹으로 아예 이민자를 받지 못하게 됐죠. 그 후유증이 미국 노동시장에서 상당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불법 이민자들이 담당하던 일에 정상 시장의 노동자를 찾아야 되도록 구조가 바뀌었고요.
또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 즉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오는 정책 효과도 적지 않아서, 노동 수요 자체가 많이 늘었습니다. 따라서 과거처럼 미국 경기가 안 좋으면 노동시장이 바로 타격 받는 모습은 아닐 수 있고요. 12월 FOMC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이민 문제를 노동시장 문제와 관련해서 얘기한 것도 아마 그러한 맥락이라고 봅니다.
한편에서는 ‘임금상승률이 떨어지지 않아서 물가상승의 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 마치 강한 노동시장이 악당인 것처럼 지적하는데요. 다른 한편으로 보면 노동시장이 강하다는 건 미국 경기가 그만큼 견조하다고도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가 실업상태에 잘 빠지지 않다보니까, 가계 소득이 계속 유지될 수 있고 소비도 계속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보면 물가에 조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더라도, 고용시장이 강한 것이 미국 경기침체의 골을 상당히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다른 경기침체에 비해 노동시장이 악화되는 강도는 약할 거고, 그런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 고용시장은 과거와 다른 구조적 요인이 있습니다. 첫번째로 미국의 인구사이클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베이비붐 세대, 즉 1960년대 초반 태어난 근로자가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이들이 팬데믹으로 조기은퇴도 많이 했고요. 해가 지나다면 자연스럽게 근로시장에서 나가게 되겠죠.
베이비붐 세대의 공백을 누군가 메워줘야 하는데요. 20대 초반 사회초년병들이 새로운 근로자 공급원의 역할을 해야 될 겁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미국 20대 초반의 노동시장 참가율이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정확한 분석은 아직 없지만 2000년 이후에 사회초년병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근로가 아닌 다른 소득원을 통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거겠죠. 그러한 공급부족 현상이 계속 노동시장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이민자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이민자를 잘 받지 않는 정책으로 돌아섰고, 팬데믹으로 아예 이민자를 받지 못하게 됐죠. 그 후유증이 미국 노동시장에서 상당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불법 이민자들이 담당하던 일에 정상 시장의 노동자를 찾아야 되도록 구조가 바뀌었고요.
또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 즉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오는 정책 효과도 적지 않아서, 노동 수요 자체가 많이 늘었습니다. 따라서 과거처럼 미국 경기가 안 좋으면 노동시장이 바로 타격 받는 모습은 아닐 수 있고요. 12월 FOMC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이민 문제를 노동시장 문제와 관련해서 얘기한 것도 아마 그러한 맥락이라고 봅니다.
한편에서는 ‘임금상승률이 떨어지지 않아서 물가상승의 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 마치 강한 노동시장이 악당인 것처럼 지적하는데요. 다른 한편으로 보면 노동시장이 강하다는 건 미국 경기가 그만큼 견조하다고도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가 실업상태에 잘 빠지지 않다보니까, 가계 소득이 계속 유지될 수 있고 소비도 계속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보면 물가에 조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더라도, 고용시장이 강한 것이 미국 경기침체의 골을 상당히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다른 경기침체에 비해 노동시장이 악화되는 강도는 약할 거고, 그런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짖눌렸던 소비가 폭발한다
-중국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요. 2022년에는 중국 경제가 정말 너무 심각했어서, 한국 증시도 적잖은 타격을 받았습니다. 2023년엔 중국 경제가 그래도 나아지겠죠?
“2022년에 비해서는 나아질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완화하고 리오프닝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을 하면서 이달 말 춘절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경기 정상화 쪽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거든요. 그래서 상반기 중국 경기를 기준으로 보면 예상대로 좋을 수 있습니다. 우리도 위드코로나가 되면서 그동안 못했던 외식이나 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었던 것처럼 중국도 3년 동안 짖눌려있던 수요가 한순간에 폭발할 수 있죠. 그게 중국 경기를 상당부분 끌어올릴 수 있는 힘이 될 겁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중국 경제성장률이 갑자기 연 6%, 7% 갈 거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중국이 안고 있는 한계도 분명하니까요. 잠재적 수요가 갑자기 폭발하면서 일시적으로 좋아질 순 있지만 중국 체제,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건 ‘공동부유’ 정책이 왜 나왔는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더불어 같이 잘 살자’ 또는 ‘소득을 나누자’라는 개념인데요. 중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소득 불균형입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간극이 너무 커지다 보니까, 그것이 자칫 사회 불안으로 이어지면 체제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중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안정적인 성장으로 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 경제가 과도기 국면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데요. 결국 소득 재분배 정책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거죠. 아무래도 성장보다 분배를 중심으로 하면 성장의 속도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고요. 이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이 이 과정을 얼마나 잘 해결해 내느냐가 중국경제를 좌우할 부분이고요.
또 ‘헝다’로 대변되는 중국 부동산 문제가 여전히 시한폭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개발업자를 살려주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마지 못해 펴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동산 경기를 다시 적극적으로 살리진 않을 겁니다. 이 부채 문제는 결국 언젠가 한번은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거든요. 중국 경기에 잠재적인 시한폭탄 역할을 계속할 거고요. 그게 중국의 경제 성장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겁니다.
거기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미∙중 갈등 문제까지 보자면 2022년 중국 경제가 정말 힘들었는데, 2023년 상반기엔 상당히 나아질 수 있겠지만 그 흐름이 지속가능할 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그 미∙중 갈등이요. 지금 양상을 보면 이건 피할 수 없는 싸움이고, 앞으로 쭉 이어질 것 같은데요. 미∙중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어떤 여파를 가져올지 전망하신 게 있을까요?
“정말 어려운 질문입니다. 단순하게 미∙중 갈등만이 아니라 최근엔 ‘신냉전’ 얘기도 많이 하고 있고요. 즉 단순히 경제적 패권 문제가 아니라, 세계질서 자체가 완전히 재편되는 과정 속에 있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1990년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나서 ‘데탕트’라는 미국 주도의 질서에서 세계가 움직이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원활히 작동해왔죠. 지난 20~30년 동안 그 체제가 유지돼 왔는데요. 미∙중 무역갈등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일어난 걸 보면 지금은 새로운 질서로 재편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건 상당히 오래 갈 수 있는 문제입니다. 누구도 패권 경쟁에서 지기를 싫어할 테니까요. 관건은 경제 패권 싸움이 군사적인 충돌까지 가느냐입니다. 예를 들어서 TSMC를 둘러싸고 대만 침공 같은 일이 일어나느냐이죠. 이런 생각을 하면 상당히 골치 아프고, 세계경제에 위협적인 일인데요. 양국이 타협을 모색한다면 새로운 길이 나오겠지만, 아직 그런 구체적 윤곽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미∙중 갈등은 2023년에도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될 겁니다.
특히 전 세계 경제에 있어 미∙중 갈등은 자칫 공급망 자체가 쪼개져서 이분화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럼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공급망이 분리되면 당연히 비용은 올라갈 거고, 그럼 물가 압력이 계속 이어지겠죠. 그럼 ‘중물가 중금리’, 즉 3~4%대 물가상승률이 지속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 현상을 초래할 수 있는 리스크이기 때문에 미∙중 무역 갈등이 과연 어떻게 방향을 잡을지 앞으로도 계속 관심 가져야 합니다.”
-중국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요. 2022년에는 중국 경제가 정말 너무 심각했어서, 한국 증시도 적잖은 타격을 받았습니다. 2023년엔 중국 경제가 그래도 나아지겠죠?
“2022년에 비해서는 나아질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완화하고 리오프닝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을 하면서 이달 말 춘절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경기 정상화 쪽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거든요. 그래서 상반기 중국 경기를 기준으로 보면 예상대로 좋을 수 있습니다. 우리도 위드코로나가 되면서 그동안 못했던 외식이나 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었던 것처럼 중국도 3년 동안 짖눌려있던 수요가 한순간에 폭발할 수 있죠. 그게 중국 경기를 상당부분 끌어올릴 수 있는 힘이 될 겁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중국 경제성장률이 갑자기 연 6%, 7% 갈 거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중국이 안고 있는 한계도 분명하니까요. 잠재적 수요가 갑자기 폭발하면서 일시적으로 좋아질 순 있지만 중국 체제,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건 ‘공동부유’ 정책이 왜 나왔는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더불어 같이 잘 살자’ 또는 ‘소득을 나누자’라는 개념인데요. 중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소득 불균형입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간극이 너무 커지다 보니까, 그것이 자칫 사회 불안으로 이어지면 체제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중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안정적인 성장으로 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 경제가 과도기 국면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데요. 결국 소득 재분배 정책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거죠. 아무래도 성장보다 분배를 중심으로 하면 성장의 속도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고요. 이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이 이 과정을 얼마나 잘 해결해 내느냐가 중국경제를 좌우할 부분이고요.
또 ‘헝다’로 대변되는 중국 부동산 문제가 여전히 시한폭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개발업자를 살려주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마지 못해 펴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동산 경기를 다시 적극적으로 살리진 않을 겁니다. 이 부채 문제는 결국 언젠가 한번은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거든요. 중국 경기에 잠재적인 시한폭탄 역할을 계속할 거고요. 그게 중국의 경제 성장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겁니다.
거기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미∙중 갈등 문제까지 보자면 2022년 중국 경제가 정말 힘들었는데, 2023년 상반기엔 상당히 나아질 수 있겠지만 그 흐름이 지속가능할 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그 미∙중 갈등이요. 지금 양상을 보면 이건 피할 수 없는 싸움이고, 앞으로 쭉 이어질 것 같은데요. 미∙중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어떤 여파를 가져올지 전망하신 게 있을까요?
“정말 어려운 질문입니다. 단순하게 미∙중 갈등만이 아니라 최근엔 ‘신냉전’ 얘기도 많이 하고 있고요. 즉 단순히 경제적 패권 문제가 아니라, 세계질서 자체가 완전히 재편되는 과정 속에 있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1990년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나서 ‘데탕트’라는 미국 주도의 질서에서 세계가 움직이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원활히 작동해왔죠. 지난 20~30년 동안 그 체제가 유지돼 왔는데요. 미∙중 무역갈등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일어난 걸 보면 지금은 새로운 질서로 재편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건 상당히 오래 갈 수 있는 문제입니다. 누구도 패권 경쟁에서 지기를 싫어할 테니까요. 관건은 경제 패권 싸움이 군사적인 충돌까지 가느냐입니다. 예를 들어서 TSMC를 둘러싸고 대만 침공 같은 일이 일어나느냐이죠. 이런 생각을 하면 상당히 골치 아프고, 세계경제에 위협적인 일인데요. 양국이 타협을 모색한다면 새로운 길이 나오겠지만, 아직 그런 구체적 윤곽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미∙중 갈등은 2023년에도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될 겁니다.
특히 전 세계 경제에 있어 미∙중 갈등은 자칫 공급망 자체가 쪼개져서 이분화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럼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공급망이 분리되면 당연히 비용은 올라갈 거고, 그럼 물가 압력이 계속 이어지겠죠. 그럼 ‘중물가 중금리’, 즉 3~4%대 물가상승률이 지속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 현상을 초래할 수 있는 리스크이기 때문에 미∙중 무역 갈등이 과연 어떻게 방향을 잡을지 앞으로도 계속 관심 가져야 합니다.”
-달리 보면 불과 3년 전만 해도 1%대 저물가여서 ‘디플레이션’을 걱정했는데요. 그런 저물가 시대가 다시 안 올 수도 있는 건가요?
“결국 그러면 세상은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고 할 겁니다. 과연 앞으로 물가 압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일지 생각해보면, 아까 말씀드린 노동시장과 관련 있는데요. 사람(노동력)이 부족하다면 그것을 결국 로봇이 대체해야 할 겁니다. 로봇은 24시간 계속 일할 수 있고, 생산성은 사람과 비교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된다면 물가에 디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겠죠.
대표적으로 요즘 자율주행차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미국에선 이것이 점점 현실화되는 이유가 트럭기사가 부족해서 임금이 많이 올랐거든요. 그것을 만약 자율주행 트럭으로 대신하면 운임이 많이 떨어지겠죠. 그런 게 물가 압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부분이어서요. 제가 조금 전 ‘중물가’를 말씀 드렸지만, 우리가 새롭게 다시 저물가 국면으로 갈 수 있는 길은 분명히 있다. 다만 시기가 언제일지는 사회가 기술을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따라 다를 겁니다.”
“결국 그러면 세상은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고 할 겁니다. 과연 앞으로 물가 압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일지 생각해보면, 아까 말씀드린 노동시장과 관련 있는데요. 사람(노동력)이 부족하다면 그것을 결국 로봇이 대체해야 할 겁니다. 로봇은 24시간 계속 일할 수 있고, 생산성은 사람과 비교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된다면 물가에 디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겠죠.
대표적으로 요즘 자율주행차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미국에선 이것이 점점 현실화되는 이유가 트럭기사가 부족해서 임금이 많이 올랐거든요. 그것을 만약 자율주행 트럭으로 대신하면 운임이 많이 떨어지겠죠. 그런 게 물가 압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부분이어서요. 제가 조금 전 ‘중물가’를 말씀 드렸지만, 우리가 새롭게 다시 저물가 국면으로 갈 수 있는 길은 분명히 있다. 다만 시기가 언제일지는 사회가 기술을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따라 다를 겁니다.”
올해 한국 경제는 집토끼를 챙겨야
-2022년에는 한국 경제는 3고-고환율, 고유가, 고물가에 시달렸는데요. 2023년엔 킹달러 현상도 덜 할 거고, 물가도 정점을 지났고, 유가도 그렇게 천정부지로 오르진 않을 전망입니다. 그럼 한국 경제는 희망적으로 봐도 될까요.
“희망적으로 말씀드리기엔 아직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대외 불확실성이란 측면에선 개선 가능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2022년 전 세계 주식시장, 특히 G20 국가 기준으로 가장 주가가 많이 빠진 나라가 러시아입니다. 그 다음 국가가 한국입니다. 그럼 왜 한국이 이렇게 주가가 많이 빠졌을까요. 저는 세가지를 강조합니다.
첫째, 한국은 반도체가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큰데요. 2022년 미국 금리인상과 팬데믹 수요 감소로 반도체 시장이 상당히 안 좋았다는 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요. 두번째는 고유가입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거의 100%이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문제 노출도가 톱 클래스이거든요. 또 중국 리스크에도 대만과 한국이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입니다.
즉 반도체 비중 톱, 에너지 의존도 톱, 중국 리스크 톱. 주식시장에서 보면 또다른 ‘3고’인데, 이것이 전 세계에서 한국 주가가 가장 저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내년 한국 경기와는 별개로 한국의 주식시장은 조금 개선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건 이러한 대외 불확실성 요인 때문인데요. 중국 경기가 2023년 상반기엔 좋아질 거고요, 유가도 다행스럽게 배럴당 80달러 내에서 움직이고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겨울철 에너지 대란을 우려했는데, 그걸 피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될 수 있고요. 이런 건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 폭을 상당히 줄여주는 요인, 즉 기업의 마진이 좋아진다는 의미이죠. 그러한 것이 해소된다면 주식시장엔 반등의 힘이 있을 걸로 봅니다.
그런데 경기와 관련해서는 딱히 뭐가 좋아질 게 아직 잘 보이지 않는데요. 2023년 전 세계 성장률을 보면 미국도 0%대를 얘기하고 EU도 0%대, 중국이 좋아진다고 해도 결국 4% 아니면 잘해야 5% 정도를 보거든요. 결국 한국 수출 경기가 강하게 살아나긴 어렵다는 게 한국 성장률엔 제약요인입니다.
또 최근에 제가 강조드리는 건 그동안은 우리가 주식시장이나 경기 얘기를 할 때 바깥의 얘기만 많이 했는데요. 2023년은 집토끼를 잡아야 합니다. 그 가장 중요한 게 바로 부동산입니다.
최근 국내 아파트 가격 하락 속도가 심각할 정도로 빠릅니다. 이미 대구는 전년 동월 기준으로 지수가 8~9%대 하락률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수가 그 정도면 집값은 더 크게 떨어졌단 얘기죠. 그런데 이 하락을 멈출 거냐고 하면 그걸 장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까 중물가를 말씀 드렸는데요. 그런 물가흐름이 계속 유지된다면 금리가 떨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럼 빚 내서 주택투자 하는 사람들의 이자부담도 계속될 수밖에 없고요. 누가 섣불리 집을 사려고 하지도 않겠죠. 그래서 집값 하락 속도 자체는 상반기에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IMF가 최근 보고서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택가격의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뉴질랜드, 호주, 한국 세 나라를 꼭 집어서 얘기했거든요. 금리가 하락하지 않는다면 집값은 잘 받쳐지지 않을 거라서요.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 경색 현상이 불거지는 부분이 다시 재현될 수 있는 리스크를 부동산 시장이 안고 있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와 한은이 부동산을 연착륙 시킬 수 있느냐가 202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겁니다. 집토끼를 빨리 잡아야 2023년 하반기 한국 경제가 반등할 근거가 될 테니까요.”
-2022년에는 한국 경제는 3고-고환율, 고유가, 고물가에 시달렸는데요. 2023년엔 킹달러 현상도 덜 할 거고, 물가도 정점을 지났고, 유가도 그렇게 천정부지로 오르진 않을 전망입니다. 그럼 한국 경제는 희망적으로 봐도 될까요.
“희망적으로 말씀드리기엔 아직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대외 불확실성이란 측면에선 개선 가능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2022년 전 세계 주식시장, 특히 G20 국가 기준으로 가장 주가가 많이 빠진 나라가 러시아입니다. 그 다음 국가가 한국입니다. 그럼 왜 한국이 이렇게 주가가 많이 빠졌을까요. 저는 세가지를 강조합니다.
첫째, 한국은 반도체가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큰데요. 2022년 미국 금리인상과 팬데믹 수요 감소로 반도체 시장이 상당히 안 좋았다는 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요. 두번째는 고유가입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거의 100%이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문제 노출도가 톱 클래스이거든요. 또 중국 리스크에도 대만과 한국이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입니다.
즉 반도체 비중 톱, 에너지 의존도 톱, 중국 리스크 톱. 주식시장에서 보면 또다른 ‘3고’인데, 이것이 전 세계에서 한국 주가가 가장 저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내년 한국 경기와는 별개로 한국의 주식시장은 조금 개선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건 이러한 대외 불확실성 요인 때문인데요. 중국 경기가 2023년 상반기엔 좋아질 거고요, 유가도 다행스럽게 배럴당 80달러 내에서 움직이고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겨울철 에너지 대란을 우려했는데, 그걸 피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될 수 있고요. 이런 건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 폭을 상당히 줄여주는 요인, 즉 기업의 마진이 좋아진다는 의미이죠. 그러한 것이 해소된다면 주식시장엔 반등의 힘이 있을 걸로 봅니다.
그런데 경기와 관련해서는 딱히 뭐가 좋아질 게 아직 잘 보이지 않는데요. 2023년 전 세계 성장률을 보면 미국도 0%대를 얘기하고 EU도 0%대, 중국이 좋아진다고 해도 결국 4% 아니면 잘해야 5% 정도를 보거든요. 결국 한국 수출 경기가 강하게 살아나긴 어렵다는 게 한국 성장률엔 제약요인입니다.
또 최근에 제가 강조드리는 건 그동안은 우리가 주식시장이나 경기 얘기를 할 때 바깥의 얘기만 많이 했는데요. 2023년은 집토끼를 잡아야 합니다. 그 가장 중요한 게 바로 부동산입니다.
최근 국내 아파트 가격 하락 속도가 심각할 정도로 빠릅니다. 이미 대구는 전년 동월 기준으로 지수가 8~9%대 하락률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수가 그 정도면 집값은 더 크게 떨어졌단 얘기죠. 그런데 이 하락을 멈출 거냐고 하면 그걸 장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까 중물가를 말씀 드렸는데요. 그런 물가흐름이 계속 유지된다면 금리가 떨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럼 빚 내서 주택투자 하는 사람들의 이자부담도 계속될 수밖에 없고요. 누가 섣불리 집을 사려고 하지도 않겠죠. 그래서 집값 하락 속도 자체는 상반기에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IMF가 최근 보고서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택가격의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뉴질랜드, 호주, 한국 세 나라를 꼭 집어서 얘기했거든요. 금리가 하락하지 않는다면 집값은 잘 받쳐지지 않을 거라서요.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 경색 현상이 불거지는 부분이 다시 재현될 수 있는 리스크를 부동산 시장이 안고 있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와 한은이 부동산을 연착륙 시킬 수 있느냐가 202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겁니다. 집토끼를 빨리 잡아야 2023년 하반기 한국 경제가 반등할 근거가 될 테니까요.”
-딥다이브 구독자들, 그리고 투자를 하려는 분들에게 2023년엔 이런 거를 주의해서 보라고 조언 한마디 해주시죠.
“제가 증권회사에서 맡은 업무 자체가 투자 조언을 드리는 역할인데요. 한편으로는 2022년 조금 낙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봤던 부분에 대해 저도 반성의 말씀을 드려야 겠습니다. 이렇게까지 물가가 올라오는 걸 모처럼 경험했고요. 또 금리인상이 그렇게 가파를지를 잘 예측하지 못해서, 실수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2023년엔 투자 조언을 드리는 입장에서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세상에 불확실성이 없었던 적은 없지만, 불확실성 리스크가 해소되는지를 지켜봐야 합니다. 서둘러서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기보다는, 아직 금리가 좋은 수준이니까 채권 쪽도 좋은 투자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물가와 금리 추이를 보면서 투자를 선택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물론 주식시장이 워낙 2022년 많이 빠져서 조금 반등할 여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 반등에 있어서 중요한 게 미국의 물가, 그리고 중국의 경기 사이클인데요. 말씀드린 대로 올해 1분기에 그런 리스크가 축소된다면 그 시점에 주식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투자전략을 짜는 게 좋겠습니다.
만약 이런 리스크가 정말 싫다면 사실 지금 예금금리도 상당히 좋습니다. 어찌 보면 앞으로 다시 보기가 어려울 수 있는 예금금리 수준일 수 있어서요. 복잡하게 각종 투자상품을 보기가 싫다면 예금도 좋은 대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By.딥다이브
“제가 증권회사에서 맡은 업무 자체가 투자 조언을 드리는 역할인데요. 한편으로는 2022년 조금 낙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봤던 부분에 대해 저도 반성의 말씀을 드려야 겠습니다. 이렇게까지 물가가 올라오는 걸 모처럼 경험했고요. 또 금리인상이 그렇게 가파를지를 잘 예측하지 못해서, 실수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2023년엔 투자 조언을 드리는 입장에서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세상에 불확실성이 없었던 적은 없지만, 불확실성 리스크가 해소되는지를 지켜봐야 합니다. 서둘러서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기보다는, 아직 금리가 좋은 수준이니까 채권 쪽도 좋은 투자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물가와 금리 추이를 보면서 투자를 선택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물론 주식시장이 워낙 2022년 많이 빠져서 조금 반등할 여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 반등에 있어서 중요한 게 미국의 물가, 그리고 중국의 경기 사이클인데요. 말씀드린 대로 올해 1분기에 그런 리스크가 축소된다면 그 시점에 주식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투자전략을 짜는 게 좋겠습니다.
만약 이런 리스크가 정말 싫다면 사실 지금 예금금리도 상당히 좋습니다. 어찌 보면 앞으로 다시 보기가 어려울 수 있는 예금금리 수준일 수 있어서요. 복잡하게 각종 투자상품을 보기가 싫다면 예금도 좋은 대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By.딥다이브
새해에도 글로벌 경제의 위험요인이 잔뜩 쌓여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인터뷰였는데요. 하지만 이런 말도 있더라고요. ‘기다리는 위기는 오지 않는 법이다!’ 희망의 끈을 붙잡으시길 바라면서, 인터뷰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드리자면 -미국의 경기침체,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연준도 이를 그냥 두고 볼 순 없을 거고, 미국 고용시장은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견조합니다. 침체가 얕을 걸로 전망하는 이유입니다. -중국은 춘절 이후 경제 정상화가 되면 상반기에 소비가 폭발할 겁니다. 다만 ‘성장보다는 분배’에 집중하면서 성장속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한국 경제는 대외 환경보다는 집토끼, 즉 부동산이 문제입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를 한다면 올해는 실수를 줄이는 게 중요합니다. 물가나 금리 상승세가 꺾이는지 확인한 뒤 주식 비중을 높이시고요. 리스크가 싫다면 은행 예금도 방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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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기자 har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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