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의장 선거, '공화 반란표'에 100년만에 재투표…4일 또 투표(종합)
공화 강경파 "굴복 않을 것" 매카시 후보 사퇴 요구…매카시 "싸움 포기 안해"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11·8 중간선거를 거쳐 새롭게 출범한 미 하원이 3일(현지시간) 새 의장을 선출하기 위해 3차 투표까지 진행했지만, 다수당인 공화당내 반란표로 인해 당선자를 확정짓지 못하고 정회했다.
미 하원은 오는 4일 오후 회의를 속개해 하원의장 선거를 이어갈 계획이다. 미 하원의장 선출 선거에서 1차 투표를 통해 의장을 확정하지 못하고 재투표에 돌입한 것은 1923년 이후 100년 만이다.
미 하원은 118대 의회 개회일인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하원의장 선거를 실시했다.
미 하원의장 선거는 알파벳 이름순으로 호출된 의원들이 지지하는 후보자의 이름을 말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하원의장 당선을 위해선 기권표를 제외하고 과반 득표를 해야 한다. 현재 재적의원 434명(사망으로 인한 결원 1명)이 투표에 참여할 경우 과반인 218표를 얻으면 당선자가 확정되는 셈이다.
새로운 의회의 다수당인 공화당 의석이 222석인 만큼 공화당이 이탈표 없이 결집한다면 공화당 후보인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무난하게 하원의장에 선출될 수 있었다.
선거가 시작되자 관례대로 공화당은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를,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각각 하원의장 후보로 추천했다.
그러나 그간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고강도 견제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의사규칙 변경 등을 요구하며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를 유보해 온 공화당내 강경파가 별도로 후보를 내세우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공화당내 강경파들은 1차 투표에서 앤디 빅스 의원(애리조나) 등을 후보로 추천했다.
이로 인해 매카시 원내대표는 1차 투표에서 203표를 얻는데 그쳐 제프리스 원내대표(212표)에게 뒤졌다. 공화당 의원 중 19명의 이탈표가 발생하면서 매카시 원내대표가 1차 투표 당선에 실패한 것이다.
그간 매카시 원내대표는 공화당 강경파들과 물밑 협상을 통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짓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끝내 1차 투표를 통한 당선에 실패했다.
미 하원의 의장 선거에서 1차 투표를 통해 당선을 확정짓지 못한 것은 1923년 이후 100년 만이다. 당시엔 3일에 걸쳐 9차례의 투표를 진행한 끝에 결론이 났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남북전쟁 이전에 복수의 투표로 의장을 선출한 사례가 13차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남북전쟁 직전인 1855년에는 의회 내 분열로 인해 2달간 133번의 투표 끝에 하원 의장을 결정한 사례도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한 매카시 원내대표는 2차 투표를 앞두고 당내 이탈표를 줄이기 위해 강경파 의원들과 막판 물밑 협상을 진행했지만, 2차 투표에서도 공화당 강경파 19명의 반란표로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2차 투표 집계 결과, 매카시 원내대표는 203표를 얻는 데 그쳐 제프리스 원내대표(212표)에게 또다시 뒤졌다. 2차 투표에서 공화당 강경파가 의장 후보로 추천한 짐 조던 하원의원(오하이오)은 19표를 득표했다. 조던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다.
2차와 마찬가지로 3차 투표에서도 3명의 후보가 추천됐고, 선거 결과는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212표),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202표), 조던 의원(20표)로 또다시 과반 득표자가 없었다. 오히려 공화당 이탈표가 1표 더 늘어났다.
미 하원은 3차 투표까지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4일 낮까지 정회를 선포, 당일 오후 회의를 속개해 4차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4일 회의가 진행되기 전까지 강경파를 설득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만약 또다시 설득에 실패한다면 하원의장 선거의 교착상태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공화당내 분열상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당내 긴장도도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 강경파들은 "더 이상 공허한 약속을 원하지 않는다"며 매카시 원내대표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맞서 매카시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공화당 다수파도 "50차례 투표를 하더라도 매카시 원내대표를 지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 투표할 것이고, 만약 강경파들이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면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도 하원의장을 위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일각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의 관여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원의장 선거에 "간섭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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