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명단 발표에 쏠리는 눈길...최초 한국계 선수 승선 유력
내년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 명단 발표에 많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초 한국계 선수의 승선이 유력하고, ‘뜨거운 감자’ 안우진(24, 키움)의 발탁 여부도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이강철 WBC 국가대표팀 감독과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BC 국가대표팀 예비명단 35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2월 8일 제출하는 최종 30인의 명단을 사전에 밝힐 가능성도 있다.
이강철 감독이 직접 2월 중순부터 애리조나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약 2주간 선수단과 훈련을 갖고, 예선라운드 경기가 열리는 일본으로 건너와 일본 프로야구 팀과 평가전을 치를 예정. 그렇기에 선수들의 건강 문제만 해결된다면 최대한 이른 시일내에 최종명단을 내정해 선수들에게도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2017년 이후 무려 6년만에 열리는 WBC는 한국의 입장에서 설욕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2006년 열렸던 초대 대회 3위, 2009년 준우승으로 야구강국의 위상을 널리 알렸던 대표팀은 2013년과 2017년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야구대표팀은 이후에도 지난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도 6개국 가운데서 4위에 그치는 등 최근 아시안게임을 제외하면 세계 레벨의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다. 2015 프리미어 12 우승과 2019 프리미어 12 준우승 등이 성과지만 중요도에선 떨어진다.
그렇기에 대표팀은 이번 WBC에서 최소 4강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 KBO 관계자는 “전지훈련 계획을 착실히 준비했고, 전력 분석 등도 충실하게 수행했다”면서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세미 파이널 라운드 진출을 우선 목표로 잡고 해당 단계까지 잘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슈퍼스타들이 일찌감치 미국 대표팀 합류를 천명하고 있고, 일본도 미국과 자국리그 선수를 아우르는 최강팀을 구성하고 있다. 거기다 많은 선수들이 활약중인 도미니카 공화국과 푸에르토리코 등 강국도 탄탄한 선수단을 구성할 공산이 크다.
결국 어떤 선수들이 WBC 대표팀 명단에 합류할 지가 매우 중요해진 상황이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최초로 한국계 선수가 야구 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게 될지 여부다. KBO는 지난해 11월 18일 2023 WBC 대표팀 관심 명단(Federation Interest List) 50명을 확정해 WBC 조직위원회인 WBCI(World Baseball Classic Inc)에 제출 한 바 있다. 이 명단에는 미국에서 뛰고 있는 한국계 선수인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와 롭 레프스나이더(보스턴)가 포합됐다.
WBC는 국적이 아닌 혈통으로 대표팀을 선발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명단이다. 부모가 서로 다른 나라 사람이라도 한 쪽의 혈통을 택해 WBC에 출전하는 것이 가능하다.
직계로는 친가와 외가를 통틀어 조부모 대 까지도 선택할 수 있다. 그렇기에 허구연 KBO 총재를 중심으로 한 야구인들이 일찌감치 한국계 메이저리거 합류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지난 9월 염경엽 전 WBC 국가대표팀 기술위원장(현 LG감독)도 한국계 빅리거 5명 정도를 만나 합류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이 가운데서 최종 승선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이는 한국계 어머니 곽경아 씨와 미국인 아버지 존 에드먼 씨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선수 토미 에드먼이다. 풀네임이 ‘토미 현수(Hyunsu) 에드먼’이기도 한 그는 2021시즌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를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내셔널리그 2루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2019년 빅리그에 데뷔, 지난해까지 통산 4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9, 40홈런, 79도루, 274득점, 175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도 153경기에 나서 타율 0.265/13홈런/95득점/57타점/32도루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특히 에드먼은 지난해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WAR)에서 6.3을 기록해 메이저리그 야수 전체 6위에 오르는 등 정상급 선수로 활약 중이다.
빠른 발로 2년 연속 내셔널리그 도루 부문 2위에 오른 것은 물론, 주 포지션인 2루수 외에도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의 에드먼의 진가도 대표팀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합류의사를 타진했을 때부터 내내 한국 대표팀 승선에 긍정적이었던 에드먼은 최근 한국 언론을 통해 다시 한 번 의지를 확인하는 등, 최종 합류가 매우 유력해진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연령별 제한이 있고, 세대교체의 중요성도 강조되는 아시안게임이나 APBC와는 달리 WBC는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나서 최고의 성적을 목표로 하는 대회. 한국도 특히 투수들의 경우에는 김광현(SSG), 양현종(KIA)등 베테랑 투수들을 중심으로 최근 좋은 활약을 보여준 젊은 투수들의 신구조화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야수들의 경우에도 이정후를 중심으로 한 KBO리그 선수들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인 김하성(샌디에이고)이 명단에 포함 될 전망. 부상 재활 중인 최지만(피츠버그)이 명단에 포함될 지도 관심사다.
동시에 대표팀 경력이 적거나 없는 선수들의 깜짝 승선이 이뤄질지도 관심이 쏠린다. 대표팀 내부에선 대회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고 장래가 유망한 선수를 포함시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소수라도 신예선수들에게 일부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시즌 종료 이후부터 내내 뜨거운 관심이 쏠렸던 안우진의 발탁 여부도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안우진은 2022시즌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과거 고교시절 학폭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등 야구 외적인 이슈들이 승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승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기술위원회가 어떤 최종 결론을 내릴지가 관건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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