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한국이 호갱입니까?…명품 업계 도 넘은 가격인상

배지윤 기자 2023. 1. 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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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에도 명품 브랜드들이 하루가 멀다고 가격을 올리고 있다.

명품 기업의 가격 인상 횡포에도 한국 소비자들이 '호갱'을 자처한다는 것이 문제다.

명품 브랜드의 콧대높은 영업 방식과 도 넘은 가격 인상을 가능하게 한 숨은 공범일 수 있다.

명품 기업들의 도 넘은 배짱 영업을 멈추려면 설득력 없는 가격의 상품을 외면할 줄 아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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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 명품관 샤넬 매장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2022.3.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경기 불황에도 명품 브랜드들이 하루가 멀다고 가격을 올리고 있다. 고물가·고환율 복합 위기는 딴 세상 애기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샤넬백 클래시백 미듐의 판매가는 700만원대에서 지난해 1200만원대까지 올랐다. 3년 새 500만원이 훌쩍 뛴 샤넬은 '오늘이 가장 싸다'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샤넬만이 아니다. 해가 바뀌자 기다렸단 듯 명품 기업들이 또 다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는 새해 벽두 인기 품목 가격을 5%가량 올렸다. 튜더도 7%가량 인상했다.

명분은 '원자잿값 상승'과 '환율 변동'이다. 가격 인상은 전적으로 기업이 가진 고유 권한이지만 원자잿값 상승 등을 이유로 연간 서너번씩 가격을 올리는 가격 정책은 석연치 않다.

명품 기업의 가격 인상 횡포에도 한국 소비자들이 '호갱'을 자처한다는 것이 문제다. 코로나19 이후 약 3년 간 하늘길이 막힌 뒤로 소비자들은 명품 소비에 눈을 떴다. 억눌린 소비 심리를 명품 소비에 쏟고 있는 것이다.

여러가지 사회적 부작용도 낳았다. 잦은 가격 인상과 한정된 물량에 구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백화점 앞에 새벽부터 기다리는 '오픈런'이 일었다. 또 명품 시장 과열로 리셀러들이 구하기 어려운 명품을 대신 구매한 뒤 비싸게 되파는 기현상도 생겼다.

산업2부 배지윤 기자

명품의 정의는 단순히 값비싼 사치재가 아니다. 사전적인 의미는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이며 장신정신이 깃든 패션 브랜드를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들 기업의 나몰라라식 운영 정책과 잇단 가격 인상은 명품 답지 못한 인상을 준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옛말이 있다. 가격 인상 이슈가 나오면 오픈런에 동참하는 이들이 있다. 명품 브랜드의 콧대높은 영업 방식과 도 넘은 가격 인상을 가능하게 한 숨은 공범일 수 있다.

눈뜬 장님 마냥 불만에 침묵하고 지갑을 연다면 을(乙)의 입장을 자처하는 '호갱'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명품 기업의 횡포를 멈추는 것도 소비자의 몫이다. 명품 기업들의 도 넘은 배짱 영업을 멈추려면 설득력 없는 가격의 상품을 외면할 줄 아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해 보인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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