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올림픽→월드컵 파이널 제패' 양궁 에이스 안 산의 끝없는 도전 "AG 나가면 재미있게 하고 싶다"

김가을 2023. 1.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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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이 22일 광주여대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2.22/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이 22일 광주여대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2.22/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이 22일 광주여대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2.22/

[광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양궁여제' 안 산(22·광주여대)의 새해 2023년은 더욱 뜨겁다.

안 산은 불과 스무살의 나이에 세계 양궁 역사를 바꿨다. 2001년생인 그는 2021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대회 신기록을 작성했다. 여자 개인 예선 랭킹라운드(순위결정전)에서 72발 합계 680점을 쐈다. 참가 선수 64명 중 1위로 본선에 올랐다. 그는 생애 첫 올림픽에서 25년 묵은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 점수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리나 헤라시멘코(우크라이나)가 기록한 673점이었다.

예선부터 뜨거운 손끝을 자랑한 안 산은 본 무대에서 더욱 펄펄 날았다.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혼성전에서 김제덕(19)과 짝을 이뤄 금메달을 명중했다.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기세를 올린 안 산은 강채영(27)-장민희(24)와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한민국 여자양궁이 단체전에서 9연속 정상에 오른 순간이었다. 안 산은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한국 올림픽 역사상 하계 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한 최초의 선수로도 남았다.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이 22일 광주여대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2.22/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이 22일 광주여대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2.22/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이 22일 광주여대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2.22/

그로부터 1년반이 지났다. 안 산은 여전히 '빅 스타'다. 그는 지난해 12월말 광주여대에서 진행한 스포츠조선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양궁은 관중이 많이 없는 종목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올림픽에 다녀왔던 선수들, 지도자 선생님들의 말을 들어보면 '단기적인 인기'라고 했다. 나 역시도 올림픽 메달을 딴 선수지 공인이 될 것이란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 주셨다. (올림픽 3관왕) 한 해가 지나고, 또 한 해가 지났는데도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더 잘 해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광주 문산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활을 잡은 안 산은 양궁계가 기대한 유망주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9년 열린 도쿄 프레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곧바로 도쿄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역사의 한 장을 장식했다.

안 산의 '양궁 인생'은 더욱 빛을 내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멕시코에서 열린 2022년 현대양궁월드컵 파이널에서 여자 개인 정상에 올랐다. 생애 첫 출전한 월드컵 파이널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안 산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 이어 월드컵 파이널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그는 "월드컵 파이널은 8명밖에 나가지 못한다. 예선도 없다. 한 번 패하면 진짜 9발만 쏘고 한국에 돌아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 곳까지 갔으니 오래, 잘 쏘고 와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당시 한 달에 경기가 3~4개 있었다. 컨디션을 맞추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1등 자리를 다시 확인한 안 산은 2023년 또 하나의 '첫 출전' 대회를 앞두고 있다. 9월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이다. 코로나19 탓에 한 해 미뤄진 만큼 국가대표 선발전부터 다시 치러야 한다.

그는 "2022년 열릴 예정이던 아시안게임이 1년 미뤄진다는 소문이 있었다. '소문이겠지' 싶었다. (막상 연기되니) 목표가 사라졌던 것 같다. 6개월 동안 선발전을 치른 뒤 아시안게임에 나갈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우리는 선발전을 무조건 다시 해야한다. 2023년에 나가지 못하면 버려진 해가 된다는 마음이 컸다. (월드컵 파이널 우승으로) 전화위복이 됐다"고 말했다.

갈 길이 멀다. 안 산은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걸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위를 기록했다. 3월 열리는 3차 선발전, 4월 두 차례 최종 평가전을 통해 태극마크 획득에 나선다. 이제는 너무 유명해진 얘기인데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은 올림픽 메달 보다 따기 어렵다. 국내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유지해야 국제 대회 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K 양궁'이 세계 최고 자리를 지키는 비결은 바로 치열한 국내 경쟁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선발전 때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둘 다 힘들다. 정말 피곤해서 매일 '기절하다시피' 잠든다. 또 일찍 나가서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몸 푸는 것까지 하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진다. 딱 일주일 동안 불태운다"고 했다.

안 산은 2023년 뜬 새해와 동시에 진천선수촌에 합류했다. 다시 사선에 선다. 2년 전만 해도 도전자였던 안 산은 이제 왕좌를 지켜야 하는 자리에 서 있다. 국내 최강과 세계 최고 자리를 동시에 지키는 게 안 산의 숙제인 셈이다.

그는 "그래서 더 정신적으로 신경써야 한다. 나도 모르게 욕심을 부리고 있을 때도 있다. 기대 때문인지 성적이 좋지 않으면 화가 나기도 한다. 차분하게 해야한다. 혼잣말을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엄청 먼 미래의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그 해에 '대표 선발이 되고 싶다', '선발이 된다면 메인 대회 가서 잘 하고 싶다' 등이다. 2023년에는 조금 더 경험을 쌓고, 노련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경험이 쌓이면 대처를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수했을 때나 잘 쏘고 있을 때 (그 어떤 상황에서도) 노련미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2023년 메인 대회는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이다. 아시안게임을 간다면 그때는 더 재미있게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광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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