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테슬라” 새해 첫날 12% 급락…뉴욕증시 매수세 실종 [월가월부]
전기차 인도 실적 최고치 불구
기대치 밑돈 테슬라 주가 급락
JP모건 “목표가 150→125달러”
10년물 국채·달러↑ 유가 4%↓
이런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이달 중순부터 줄줄이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이어 이달 31일부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여는 등 굵직한 변수가 산적한 만큼 매매에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직전 거래일인 작년 12월 30일보다 0.41%, 0.04% 떨어졌습니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0.76%, 1.23% 떨어져 낙폭이 더 컸습니다. 중소형주 중심인 러셀 2000 지수는 0.60% 하락 마감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매수 심리가 실종된 가운데 시장 변동성은 커졌습니다. 월가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하루 5.68% 뛰면서 22.90 를 기록했습니다.
테슬라는 오는 25일 뉴욕증시가 마감 직후에 작년 4분기 전체 실적을 발표하는데 주력 사업인 전기차 부문이 시장 기대치보다는 부진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앞다퉈 내다 판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날인 2일 회사가 공개한 ‘2022년 4분기(10~12월) 전기차 소비자 인도 실적’은 월가 예상과 회사 가이던스(매출 목표치)에 못미치면서 투자 실망감을 키웠는데요. 실적이 부진했던 배경은 크게 두 가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기가 상하이 공장 생산 차질과 경기 둔화로 인한 전기차 수요 감소를 꼽을 수 있습니다.
테슬라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총 40만5278대였습니다. 분기 기준 최다 실적을 올렸지만 월가 전문가 예상치(43만1117대)를 밑돌았습니다. 작년 한 해를 통틀어보면 전기차 인도 실적이 총 131만 대인데 이 역시 1년 전보다 40% 늘어난 실적이지만 회사 가이던스(50%)에는 못 미쳤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가 50%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작년 한 해 인도 실적이 140만 대 이상이었어야 하는데, 작년 말에 미국에서 7500달러(약 954만원) 할인 판촉을 했음에도 역부족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침체 우려가 더 커진 가운데 JP모건은 테슬라 목표가를 깎았습니다. 라이언 브링크먼 JP모건 연구원은 이날 테슬라에 대해 비중 축소(매도)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150달러에서 125달러로 하향했습니다. 브링크먼 연구원은 “이달 말 발표될 테슬라의 4분기 실적에서 특히 주당 수익이 추정치(1.19달러)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로서는 테슬라가 연평균 50% 성장을 달성할 여력이 없어 보이며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주당 수익 추정치도 4.60달러로 기존 전망(4.84달러)보다 낮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리트홀츠 자산운용의 조시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하프타임 리포트’ 인터뷰를 통해 올해 상반기 S&P 500 지수가 3500 선까지 밀려나면서 신저점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론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작년 연중 최저점은 지난 10월 12일에 기록한 3577.03(마감 시세 기준)이었습니다.
다만 브라운 CEO 는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과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큰 악재를 감안할 때 S&P 500 지수가 작년 연중 최저치보다 더 떨어질 수 있으므로 관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후반부에는 반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때 따라잡기 노력을 해도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뉴욕증시에서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기회의 종목으로는 글로벌 대형 보험사 처브(CB), 세포라에 도전장을 내민 미국 화장품 편집 숍 얼타 뷰티(ULTA), 신재생에너지 분야 대장주로 꼽히는 미국 전력사 넥스트에라 에너지(NEE)를 꼽았습니다.
한편 투자 리서치업체 뉴 컨스트럭츠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CEO 는 미국 ‘좀비 기업’ 주식을 피하라는 메시지를 냈는데요. 그는 “지난 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이 시작되면서 ‘값싼 돈’의 시대가 끝났기 때문에 특히 현금이 빠르게 소진돼 유동성이 부족한 좀비기업이나 성장 부문 기술주들을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암호화폐 거래소 FTX 나 밈 주식,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과 관련해 나쁜 사람·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자본이 배분됐는데 이런 문제 상황으로부터 시장이 궤도를 다시 찾을 때까지 조정의 시간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트레이너 CEO 는 자신이 언급한 대표적인 좀비 기업 주식으로 네 종목을 꼽았는데요. 중고차를 자판기 형식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차량 매매 플랫폼 카바나(CVNA ↓2.32%)와 온라인 가정용품 소매 판매업체 웨이페어(W ↓0.40%), 선구매후지불(BNPL·Buy Now Pay Later) 대장주인 어펌(AFRM↓5.89%) 그리고 클라우드서비스업체인 링센트럴(RNG, ↓2.32%) 입니다. 좀비 기업이란 설립 연도가 10년 이상된 회사 중 기업이 운영할 수 있는 만큼의 수입만 간신히 벌 뿐 이자 빚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부실 업체를 말합니다.
반대로 그는 현재와 미래 현금 흐름 창출 여력이 큰 기술 기업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냈는데요. 트레이너 CEO 는 이와 관련해 상승세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반도체 업체인 퀄컴(QCOM ↓2.49%)과 구글 모기업 알파벳(GOOG ↑1.09%), 네트워크 보안·하드웨어업체 시스코(CSCO ↑0.63%) 그리고 세계 2위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ORCL ↑2.40%) 등 총 네 종목을 꼽았습니다.
한편 다른 자산 시장에서는 안전 자산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와 달러화, 금 가격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 세 가지는 글로벌 경제 침체 리스크가 커질 때 투자 선호가 부각되면서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불안감이 커진 원유는 가격이 4% 넘게 급락했습니다.
우선 새해 첫 거래일 채권시장에서는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률이 9bp(=0.09%p) 떨어진 3.79% 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에서는 올해 장기 채권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는 가격이 소폭 오르면서 수익률이 1bp 하락한 4.40% 에 마감했습니다. 이밖에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는 직전거래일보다 가격이 하락한 결과 수익률이 11bp 오른 4.53% 에 마감했는데요. 다만 이날은 재무부가 3·6개월 만기 국채 입찰을 했는데 상대적으로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를 내면서 결과적으로 두 국채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1% 넘는 강세를 보였습니다. 주요 6대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 4분 기준 1.13% 오른 104.69 를 기록했는데요.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안전 자산 역할을 하는데 특히 글로벌 경제 침체 그림자가 짙어질 때는 달러화 선호가 부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편 상품 선물 시장에서는 금 가격도 1% 넘게 올랐습니다. 2월물 시세는 직전 거래일보다 1.09% 올라 1트로이온스당 1846.1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반면 원유 시장에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2월물이 직전 거래일보다 4.15% 떨어져 배럴당 76.93 달러, 브렌트유 3월물은 4.43% 하락한 82.10 달러에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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