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테슬라” 새해 첫날 12% 급락…뉴욕증시 매수세 실종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1. 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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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심리 ‘꽁꽁’ 3일 주요지수↓
전기차 인도 실적 최고치 불구
기대치 밑돈 테슬라 주가 급락
JP모건 “목표가 150→125달러”
10년물 국채·달러↑ 유가 4%↓
2023년 새해를 알리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 전광판 /사진=김인오 기자
새해 첫 거래로 문을 연 3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테슬라 주가 급락 충격과 더불어 하락 마감했습니다. 월가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경기 침체 우려를 들어 2023년 뉴욕증시가 ‘상고하저’ 흐름을 탈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이달 중순부터 줄줄이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이어 이달 31일부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여는 등 굵직한 변수가 산적한 만큼 매매에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3년 첫 거래일인 1월 3일 뉴욕증시 마감 시황
3일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했습니다. 이날 선물시장에서 주요 지수는 0.5%를 넘나드는 상승세를 탔지만 장이 열리면서 매도세가 이어졌습니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직전 거래일인 작년 12월 30일보다 0.41%, 0.04% 떨어졌습니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0.76%, 1.23% 떨어져 낙폭이 더 컸습니다. 중소형주 중심인 러셀 2000 지수는 0.60% 하락 마감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매수 심리가 실종된 가운데 시장 변동성은 커졌습니다. 월가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하루 5.68% 뛰면서 22.90 를 기록했습니다.

새해 첫 거래일인 3일날 주가가 12% 급락한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CEO의 새해 인사 트윗
무엇보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압박한 것은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TSLA) 주가 급락입니다. 회사 주가는 하루 새 12.24 % 떨어지면서 1주당 108.10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테슬라는 오는 25일 뉴욕증시가 마감 직후에 작년 4분기 전체 실적을 발표하는데 주력 사업인 전기차 부문이 시장 기대치보다는 부진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앞다퉈 내다 판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날인 2일 회사가 공개한 ‘2022년 4분기(10~12월) 전기차 소비자 인도 실적’은 월가 예상과 회사 가이던스(매출 목표치)에 못미치면서 투자 실망감을 키웠는데요. 실적이 부진했던 배경은 크게 두 가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기가 상하이 공장 생산 차질과 경기 둔화로 인한 전기차 수요 감소를 꼽을 수 있습니다.

테슬라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총 40만5278대였습니다. 분기 기준 최다 실적을 올렸지만 월가 전문가 예상치(43만1117대)를 밑돌았습니다. 작년 한 해를 통틀어보면 전기차 인도 실적이 총 131만 대인데 이 역시 1년 전보다 40% 늘어난 실적이지만 회사 가이던스(50%)에는 못 미쳤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가 50%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작년 한 해 인도 실적이 140만 대 이상이었어야 하는데, 작년 말에 미국에서 7500달러(약 954만원) 할인 판촉을 했음에도 역부족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침체 우려가 더 커진 가운데 JP모건은 테슬라 목표가를 깎았습니다. 라이언 브링크먼 JP모건 연구원은 이날 테슬라에 대해 비중 축소(매도)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150달러에서 125달러로 하향했습니다. 브링크먼 연구원은 “이달 말 발표될 테슬라의 4분기 실적에서 특히 주당 수익이 추정치(1.19달러)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로서는 테슬라가 연평균 50% 성장을 달성할 여력이 없어 보이며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주당 수익 추정치도 4.60달러로 기존 전망(4.84달러)보다 낮춘다”고 밝혔습니다.

새해 첫 거래일인 3일, 투자자들만 심란한 건 아니었습니다. 이날 미국 연방 의회(제 118대)가 새로운 회기를 시작한 가운데, 다수당인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오른쪽) 의원이 연방 하원 의장 선거에서 과반수 찬성표를 얻는 데 실패하면서 낙선했습니다. 하원 의장 자리가 당분간 공석으로 남을 예정입니다. /사진=폴리티코
개별 종목을 넘어 주식 시장 전반을 보면, 월가에서는 올해 상반기 S&P 500 지수가 작년 10월에 기록한 저점을 뚫고 더 바닥으로 떨어질 지, 아닐 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입니다. 증시 낙관론이든 비관론이든 공통점은 올해 상반기 증시가 약세를 보인 후에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들어가는 ‘상저하고’를 예상한다는 것인데요. 과연 상반기에 증시가 얼마나 바닥을 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셈입니다.

특히 리트홀츠 자산운용의 조시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하프타임 리포트’ 인터뷰를 통해 올해 상반기 S&P 500 지수가 3500 선까지 밀려나면서 신저점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론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작년 연중 최저점은 지난 10월 12일에 기록한 3577.03(마감 시세 기준)이었습니다.

다만 브라운 CEO 는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과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큰 악재를 감안할 때 S&P 500 지수가 작년 연중 최저치보다 더 떨어질 수 있으므로 관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후반부에는 반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때 따라잡기 노력을 해도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뉴욕증시에서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기회의 종목으로는 글로벌 대형 보험사 처브(CB), 세포라에 도전장을 내민 미국 화장품 편집 숍 얼타 뷰티(ULTA), 신재생에너지 분야 대장주로 꼽히는 미국 전력사 넥스트에라 에너지(NEE)를 꼽았습니다.

한편 투자 리서치업체 뉴 컨스트럭츠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CEO 는 미국 ‘좀비 기업’ 주식을 피하라는 메시지를 냈는데요. 그는 “지난 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이 시작되면서 ‘값싼 돈’의 시대가 끝났기 때문에 특히 현금이 빠르게 소진돼 유동성이 부족한 좀비기업이나 성장 부문 기술주들을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암호화폐 거래소 FTX 나 밈 주식,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과 관련해 나쁜 사람·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자본이 배분됐는데 이런 문제 상황으로부터 시장이 궤도를 다시 찾을 때까지 조정의 시간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트레이너 CEO 는 자신이 언급한 대표적인 좀비 기업 주식으로 네 종목을 꼽았는데요. 중고차를 자판기 형식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차량 매매 플랫폼 카바나(CVNA ↓2.32%)와 온라인 가정용품 소매 판매업체 웨이페어(W ↓0.40%), 선구매후지불(BNPL·Buy Now Pay Later) 대장주인 어펌(AFRM↓5.89%) 그리고 클라우드서비스업체인 링센트럴(RNG, ↓2.32%) 입니다. 좀비 기업이란 설립 연도가 10년 이상된 회사 중 기업이 운영할 수 있는 만큼의 수입만 간신히 벌 뿐 이자 빚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부실 업체를 말합니다.

반대로 그는 현재와 미래 현금 흐름 창출 여력이 큰 기술 기업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냈는데요. 트레이너 CEO 는 이와 관련해 상승세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반도체 업체인 퀄컴(QCOM ↓2.49%)과 구글 모기업 알파벳(GOOG ↑1.09%), 네트워크 보안·하드웨어업체 시스코(CSCO ↑0.63%) 그리고 세계 2위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ORCL ↑2.40%) 등 총 네 종목을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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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다른 자산 시장에서는 안전 자산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와 달러화, 금 가격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 세 가지는 글로벌 경제 침체 리스크가 커질 때 투자 선호가 부각되면서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불안감이 커진 원유는 가격이 4% 넘게 급락했습니다.

우선 새해 첫 거래일 채권시장에서는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률이 9bp(=0.09%p) 떨어진 3.79% 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에서는 올해 장기 채권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는 가격이 소폭 오르면서 수익률이 1bp 하락한 4.40% 에 마감했습니다. 이밖에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는 직전거래일보다 가격이 하락한 결과 수익률이 11bp 오른 4.53% 에 마감했는데요. 다만 이날은 재무부가 3·6개월 만기 국채 입찰을 했는데 상대적으로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를 내면서 결과적으로 두 국채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1% 넘는 강세를 보였습니다. 주요 6대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 4분 기준 1.13% 오른 104.69 를 기록했는데요.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안전 자산 역할을 하는데 특히 글로벌 경제 침체 그림자가 짙어질 때는 달러화 선호가 부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편 상품 선물 시장에서는 금 가격도 1% 넘게 올랐습니다. 2월물 시세는 직전 거래일보다 1.09% 올라 1트로이온스당 1846.1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반면 원유 시장에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2월물이 직전 거래일보다 4.15% 떨어져 배럴당 76.93 달러, 브렌트유 3월물은 4.43% 하락한 82.10 달러에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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