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변신' 뉴진스, 연타석 홈런…"OMG, 독특하고 엉뚱한 노래"
(서울=연합뉴스) 안정훈 기자 = 2000년대 초반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소녀들이 이번에는 독특한 상상력을 품은 환자로 변신했다.
데뷔 음반 '뉴 진스'(New Jeans)와 선공개 곡 '디토'(Ditto)에 이어 첫 싱글 'OMG'로 연타석 홈런을 친 걸그룹 뉴진스 이야기다.
뉴진스는 '디토'의 뮤직비디오에서 학교를 배경으로 구형 캠코더와 2G 휴대전화와 같은 복고풍 소품을 활용해 2000년대 초반에 학창 시절을 보낸 팬들의 추억을 소환했다.
그랬던 뉴진스는 'OMG'의 뮤직비디오에서 걸그룹으로서는 파격적으로 정신병동으로 추정되는 공간을 배경으로 상담을 받는 환자로 변신했다.
'OMG'의 뮤직비디오는 멤버 하니의 고백으로 시작한다. 뉴진스 멤버들이 의사와 집단 상담을 하는 자리에서 하니는 자신을 아이폰의 음성인식 비서인 '시리'(Siri)라고 주장한다.
하니의 고백이 끝난 후 뮤직비디오는 병동 안 멤버들의 모습과 각자의 내면이 교차하며 전개된다. 환자복을 입은 멤버들은 각자의 상상 속에서 의사, 성냥팔이 소녀, 신데렐라, 백설 공주, 고양이 등으로 자신을 형상화한다.
멤버 다니엘이 돌연 "우리 지금 뮤직비디오 촬영 중이잖아"라고 외치는 등 '뮤직비디오 속 가상의 세계'와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현실 세계'의 경계가 흐려지는 독특한 연출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독특한 시도는 음반 디자인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데뷔 음반에서 CDP(CD플레이어)를 떠올리게 하는 구성으로 복고 감성을 노렸던 뉴진스는 이번에는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음반 재킷 사진을 검정 토끼로 꾸몄다.
뉴진스의 유머러스함과 파격적인 변신이 돋보인 '0MG'를 향한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한터차트 기준으로 이번 싱글은 발매 첫날에만 48만 장이 넘게 판매되며, 데뷔 음반 '뉴 진스'의 발매 첫 주 판매량인 31만 장을 넘어섰다.
'OMG'는 3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인 멜론 실시간 '톱 100' 차트에서 '디토'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뮤직비디오 또한 유튜브에 공개된 지 24시간 만에 조회 수가 720만회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OMG'에 대해 "엉뚱한 매력이 있는 곡"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OMG'는 가볍게 듣기 좋은 댄스 팝인 동시에 독특하고 엉뚱한 노래"라고 설명했다.
그는 "뉴진스는 굉장히 난해할 수 있는 이 곡을 보컬로 멋지게 소화해냈다는 점에서 멋진 팀"이라고 짚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OMG'는 뉴진스가 '허트'(Hurt)나 '디토'에서 보여줬던 감성의 연장선상에서 10대의 엉뚱한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곡"이라고 말했다.
'OMG'의 뮤직비디오는 멤버들의 파격적인 변신이 참신하다는 평가와 함께 현실의 악플러를 향해 경고하는 듯한 마지막 장면도 화제가 되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멤버들이 각자의 병실로 돌아간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악성 게시물을 올리고 있는 악플러를 비춘다. 멤버 민지가 그 악플러에게 다가가 "가자"라고 말을 한 후 뮤직비디오는 끝난다.
팬들 사이에서는 해당 장면이 아이돌의 작품을 가지고 다양한 해석을 생산하는 팬덤을 겨냥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마지막 장면의 메시지 의미가 나쁘진 않지만, 그것을 왜 뉴진스의 뮤직비디오에서 봐야 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며 "뮤직비디오 감독의 예술관이 너무 투영된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김도헌 평론가는 같은 장면에 대해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장면"이라고 짚었다.
그는 "뉴진스는 뮤직비디오와 음악에 등장하는 소재를 기발하게 사용했고, 팬덤은 소재의 의미를 해석하면서 재미를 느꼈다"며 "그런 강점을 가진 팀이 왜 팬들의 작품을 향한 해석을 얇게 만들려고 했는지 아쉽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장면에 관한 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 뉴진스 혜인은 3일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출연해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 전에 감독님과 대표님께서 영상의 의미에 관해 설명을 해주셔서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뮤직비디오의 의미는 보시는 분들 각자의 해석에 맡기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아 비밀로 남기고 싶다"며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hu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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