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용 코인 물량, 추가 발행하지 않겠다"…라인 발표에 업계 발칵

라인표 '제로 리저브 전략 발표'에 클레이튼 커뮤니티서도 요구 빗발
"제로 리저브, '방만한 운영' 비판 받는 시장에선 주목받을만해"

라인의 블록체인 생태계. (라인 블록체인 메인 홈페이지 캡처)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네이버 계열사 라인의 블록체인사가 최근 재단 준비금 개념의 토큰 예비 물량을 더는 발행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제로 리저브' 전략을 발표하면서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FTX 사태'와 '위믹스 사태' 등으로 인해 가상자산 산업 내 이전보다 기업 투명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도 제로 리저브 전략에 대한 요구에 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홀더들로부터 토크노믹스 운영에 지적을 받아왔던 클레이튼의 경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로 리저브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4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라인 블록체인팀은 최근 3세대 메인넷 핀시아 론칭 소식을 알리면서 제로 리저브 전략을 담은 토큰 이코노미 2.0을 발표했다. 제로 리저브는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준비금 개념인 리저브 물량을 따로 두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제로 리저브 전략은 재단이 임의적으로 파트너십을 위해 자체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것을 없애고, 정해진 토크노믹스에 따라서만 토큰을 발행하는 전략인데 이것이 홀더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시장에는 라인의 자체 가상자산 링크(LN)가 673만4458개 풀려있는데, 라인 블록체인팀은 "가격이 책정된 링크 외, 새롭게 발행되는 링크는 인플레이션에 따라서만 발행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라인 블록체인팀은 토큰 이코노미 1.0을 통해 1억1000개 가량의 링크에 대한 유통 한도를 정해놓은 바 있는데, 이 또한 이번 전략 발표를 통해 폐지했다.

◇ "제로 리저브, 방만한 운영이라 비판 받는 시장에선 주목받을만해"

라인의 이 같은 전략에 국내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는 이들도 라인 생태계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 디앱 사업을 하고 있는 한 팀장은 라인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우선 "제로 리저브는 엄청나게 특별한 건 아니다"라며 "글로벌적으로 이러한 전략은 당연한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국내에서 일부 재단들이 자체 가상자산 운영을 다소 방만하게 운영해왔다고 생각한다"며 "이 발표는 라인이 앞으로 이들과 다른 움직임을 펼치겠다는 것이고, 그 자체로도 주목받을만한 행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블록체인사가 만든 메인넷에 올라가 있는 몇몇 디앱들이 체인 이동을 고심하고 있다"면서 "이번 발표에 따라 이들의 체인 이동 대상에 라인이 추가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클레이튼 생태계에서 디앱을 운영하고 있는 프로젝트 매니저는 제로 리저브 전략에 대해 "이 전략을 취하면 사전에 무분별한 투자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며 "클레이튼도 생태계 확장을 위해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다소 무분별하게 투자금을 준 느낌이라 앞으로는 제로 리저브 전략을 취하면서 내실을 다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클레이튼 커뮤니티선 제로 리저브 운동…"투명성 확보 차원에서도 좋을 것"

라인의 이 같은 제로 리저브 전략에 대한 호응은 국내 홀더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심지어 클레이튼 텔레그램방을 통해서는 일부 홀더들이 재단 측에 '제로 리저브 전략'을 요구하는 일명 제로 리저브 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팀장은 제로 리저브 운동이 펼쳐지는 것과 관련해 "일부 재단이 무분별하게 자산을 지급했다가 러그풀을 한 프로젝트들도 다수 나왔었다"며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홀더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클레이튼 홀더들도 사전에 무분별한 투자를 차단하고자 이러한 요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단은 클레이튼 홀더들이 제로 리저브를 요구하는 배경에 대해 세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며 "물론 재단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요구에 대해서도 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클레이나 클레이튼 기반의 NFT를 가지고 있는 홀더 A씨도 제로 리저브 전략을 실행하는 것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일반적으로 홀더들은 재단이 임의적으로 생태계 확장을 위해 얼마나 토큰이나 코인을 발행했는지 알기 힘들다"며 "제로 리저브 전략을 취하면, 시장 참여자들이 일정하게 정해진 기간마다 시장에 유통되는 토큰의 양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재단의 투명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라인은 제로 리저브 전략을 발표하면서 연간 토큰 발행량과 관련한 인플레이션율을 5% 내로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링크 스테이킹 및 결제 활성화를 위해 초기에는 연간 최대 15% 내에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네트워크 안정성을 고려해 인플레이션율을 매년 축소할 계획이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