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라또랩 파는 브랜드엑스…'젝시믹스' 한 우물 판다
실적 떨어지는 자회사 정리 수순
젝시믹스 내 골프·키즈 확대로 내실
젝시믹스가 지난 2020년 인수한 셀프 젤네일 기업 젤라또랩을 매각한다. 2030 여성 소비자가 주축인 젝시믹스와 주 고객층이 겹치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됐지만 인수 이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다가 결국 경쟁사에 매각을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젝시믹스가 골프웨어·키즈웨어 등 의류 카테고리 확장에 성공하면서 의류 외 부진한 사업군을 정리하는 수순으로 바라보고 있다. 성장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운 신사업보다는 본업인 의류 카테고리의 확장을 우선순위로 정했다는 분석이다.
젤라또랩은 오호라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3일 자회사인 젤라또랩을 젤네일 전문기업인 글루가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브랜드엑스가 보유한 젤라또랩 지분과 경영권을 글루가에 양도하고 브랜드엑스와 자회사인 이루다마케팅이 글루가 주식 총 2.6%를 취득하는 거래다. 브랜드엑스는 지난 2020년 젤라또랩 지분 59.34%를 26억70000만원에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
글루가는 2015년 창업해 플라스틱, 스티커 제품이 대부분이던 셀프 네일 시장에서 반경화 젤네일 ‘오호라’를 선보이며 3년 만에 젤 네일 분야 국내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브랜드다. 이번 젤라또랩 인수로 국내 1위를 확고하게 굳힘은 물론 글로벌 네일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엑스의 젤라또랩 매각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2021년 69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젤라또랩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이 38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성장한 셀프 네일 시장이 지난해 거리두기 완화 추세에 성장세를 반납한 것이다.
브랜드엑스 역시 젤라또랩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지난해 골프웨어와 키즈웨어 카테고리를 선보이며 레깅스·스포츠웨어에 집중됐던 젝시믹스의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하는 데 무게를 뒀다. 성과도 확실했다. 젝시믹스 전체 매출의 5%가량이 골프 라인에서 나올 정도로 성장세가 무섭다.
"외형보다 내실"
젤라또랩 매각은 사실상 '패션 사업 일원화'의 일환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브랜드엑스 측은 "보다 경쟁력있는 패션과 마케팅에 주력할 수 있는 사업 구조로 개편하고 사업 경쟁력과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3년간 추진해 왔던 사업 다각화·외형 성장이라는 방향성을 포기하고 본업인 패션 사업에 집중, 내실을 다지는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브랜드엑스는 의류 사업과 색조 뷰티를 중심으로 하는 젝시믹스와 건강기능식품·다이어트 푸드 등을 제조하는 브랜드엑스헬스케어, 운동 O2O플랫폼 '국민피티'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피트니스, 화장품 브랜드 닥터셀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브랜드엑스피트니스는 지난해 11월 연결 자회사에서 제거했다. 브랜드엑스피트니스는 그간 국민피티를 운영하면서 매출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손자회사인 닥터셀팜 역시 사실상 정리 수순이다.
업계에서는 매출이 감소 중인 브랜드엑스헬스케어 역시 매각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랜드엑스헬스케어는 닭고야·포켓도시락 등 다이어트 도시락을 주 사업으로 하는 건강식품 기업이다.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에 매출이 129억원까지 늘어났지만 2021년에는 매출이 84억원으로 크게 감소했고 지난해엔 3분기까지 48억원에 그쳤다.
젤라또랩 매각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젤라또랩을 인수한 글루가가 '에코마케팅'이 투자한 회사라는 점이다. 에코마케팅은 젝시믹스와 국내 레깅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안다르를 지난 2021년 인수했다. 브랜드엑스로서는 라이벌 회사에 사업을 넘기고 지분을 받은 셈이다.
브랜드엑스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브랜드엑스는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본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글루가의 주주로서 많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며, 향후 마케팅 파트너로서도 후방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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