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잘해야 생존"… 한화·미래에셋생명 대표, 운명은?
[편집자주]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벽두에도 금융권 최대 관심사는 최고경영자(CEO)와 후속 인사다. 올해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세대교체'로 집약된다. 금융환경이 급변하면서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고 금융 혁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요구도 높아졌다.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의 물결을 탄 금융권 리더를 살펴봤다.
◆기사 게재 순서
① 금융지주, '안정'과 '변화' 사이… 신사업 선점 총력전
② 신한·NH농협은 '영업통', KB국민·하나·우리는 '재무통' 전진배치
③ '자산관리'에 힘 싣는 증권사, IB 줄이고 리서치센터·연금 신탁 강화
④ "위기관리 잘해야 살아 남는다"… 한화·미래에셋생명 대표, 운명은?
⑤ 카드사, 젊은리더로 파고 넘는다… 신한은 '소통왕'·하나는 '영업왕'
2023년 보험사 인사 키워드는 '위기관리'다. 금융권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갑작스러운 수장 교체보다 인사폭을 취소화 해 위기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의 연임을 시작으로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와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는2년 연임에 성공했다. 2023년 IFRS17(새국제회계기준) 도입 등 보험권을 둘러싼 제도적인 변화와 주요국 통화긴축 강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점을 고려했을 때 단기 실적보다 리스크 관리를 염두에 둔 결정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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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보험권 CEO(최고경영자) 인사에서는 위기관리가 중시됐다. 경기침체, 부실 현실화 등을 우려해 안정을 택하는 분위기다. 부실 징후 등을 사전에 확인하고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3월31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는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화생명의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실적 개선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1985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여 대표는 회사 내부에서 전략통으로 불린다.
2004년 여 대표는 대한생명보험(현 한화생명) 재정팀장과 전략기획실장을 맡아 코스피 상장 실무를 총괄했으며 2013년엔 한화그룹 전략기획팀장으로 삼성그룹 화학계열사 인수 작업을 주도했다. 2016년엔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선임돼 주가연계증권 손실 여파로 적자를 보던 한화투자증권을 흑자로 돌려세워 경영정상화 기반을 마련했다.
여 대표가 한화생명 대표로 취임한 것은 2019년. 취임 후 2년 동안 차남규 전 부회장과 공동대표로 활동한 여 대표는 연임에 성공하며 2021년부터 단독대표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한화생명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2021년 당시 여 대표는 취임식에서 중장기 목표를 제시하며 "경쟁사보다 빠르게 낡은 것을 깨고 새로운 판을 준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세대교체는 성공적이었다. 여 대표 취임 이후 한화생명은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2019년 586억6697만원이었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2020년 2082억4671만원으로 3.5배 증가했다. 2021년 당기순이익은 1조2491억6023만원으로 역대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당기순이익은 8062억76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조원 달성이 무난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험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여 대표의 목표도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2021년 한화생명인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한화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켜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를 한 것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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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2022년 3분기까지 실적 개선을 이끈 가운데 주력상품인 변액보험 분야에서 수익률 1위로 올려놓은 점이 높게 평가 받고 있다. 변 대표가 미래에셋그룹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0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당시 삼성증권 과장으로 근무하던 변 대표를 눈 여겨 보고 직접 미래에셋증권 채권본부 차장으로 영입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설립된 지 3년만에 입사했기 때문에 변 대표는 오랫동안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함께해온 초창기 멤버로 꼽힌다. 2000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한 이후 그는 2005년 미래에셋증권 채권본부장에 오른 뒤 2006년 미래에셋증권 경영지원부문장 2007년 미래에셋증권 홍보담당 겸 HR본부장을 거쳤다.
2013년 4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미래에셋증권 대표를 맡았던 변 대표는 2016년 4월 미래에셋생명 영업본부장(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후 2019년부터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로 선임, 3년여째 수장을 맡고 있다.
변 대표는 미래에셋생명을 변액보험 명가로 만든 1등 공신으로 불린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변액보험펀드의 3년 총자산 수익률 기준으로 미래에셋생명은 2021년 말 47.2%로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변액보험 판매에서도 지난해에만 총 2조9400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여 56.1%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런 덕분에 미래에셋생명의 일반계정 준비금에서 연 6% 이상 고금리 계약의 비중은 13.5%에 그치고 있다. 과거 고금리 상품의 판매가 많았던 일부 보험사는 이 비중이 무려 30%에 육박한다. 전체 평균 부담 금리도 낮다.
2022년 3분기까지 보험부채 평균 부담 금리는 3.8%로 상장 생명보험사 중 최저 수준이다. 미래에셋생명은 2015년부터는 보장성보험 고수익 상품군까지 추가해 변액보험과 함께 '투트랙 전략'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7% 늘어난 1020억원을 달성했다. 재무건전성 지표로 꼽히는 수수료 기반 사업(Fee-Biz)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한 568억원을 기록했다.
독보적 변액보험 디지털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방침도 현실화 했다. 미래에셋생명은 2022년 7월 서울 강남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에 디지털라운지를 열었다. 디지털라운지는 기존 고객프라자를 비대면 화상창구로 바꾼 공간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 상담을 제공하는 중이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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