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NH농협은 '영업통', KB국민·하나·우리는 '재무통' 전진배치
[편집자주]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벽두에도 금융권 최대 관심사는 최고경영자(CEO)와 후속 인사다. 올해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세대교체'로 집약된다. 금융환경이 급변하면서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고 금융 혁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요구도 높아졌다.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의 물결을 탄 금융권 리더를 살펴봤다.
① 금융지주, '안정'과 '변화' 사이… 신사업 선점 총력전
② 신한·NH농협은 '영업통', KB국민·하나·우리는 '재무통' 전진배치
③ '자산관리' 힘 싣는 증권사… IB 줄이고 개인 고객영업 확대
④ "위기관리 잘해야 살아 남는다"… 한화·미래에셋생명 대표, 운명은?
⑤ 카드사, 젊은리더로 파고 넘는다… 신한은 '소통왕'·하나는 '영업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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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에 이어 신한은행을 이끌 수장으로 낙점된 한용구 행장은 1966년생으로 1961년생인 진 내정자보다 젊다.
신한금융의 세대교체를 위해 과감히 용퇴 결단을 내린 조용병 회장이 은행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젊은 인물을 차기 행장으로 직접 발탁했다는 후문이다.
한 행장은 신한은행(2조5925억원)이 올 3분기 순이익 419억원의 차이로 KB국민은행(2조5506억원)을 제치고 2018년 이후 4년 만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하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한 행장은 그룹과 은행에서 요직을 거치며 풍부한 업무 경험을 갖췄다. 1991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한 행장은 2016년 은행 퇴직연금사업부장, 2019년 신한금융 원신한전략팀 본부장, 2020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어 지난해 1월부터 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을 맡은 한 행장은 영업 전략에 전문성을 지닌 '영업통'으로 불린다.
특히 그는 은행 장암지점장(2012년)과 청주터미널지점장(2016년)으로 근무할 당시 강한 추진력으로 높은 영업성과를 시현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한 행장은 영업점 성과평가 체계와 채널운영 방식 등 영업현장의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전국 모든 영업점을 직접 방문할정도로 높은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한 행장과 진 내정자의 인연도 회자된다. 진 내정자가 2008년 오사카 지점장으로 있을 때 한 행장은 글로벌사업부 소속 조사역(부부장)으로 일본에 파견돼 진 내정자와 함께 현지법인인 SBJ은행 출범에 손발을 맞췄다.
특히 한 행장은 2020년 진 내정자가 신한은행장으로서 처음 인사권을 행사할 때 뽑은 5명의 부행장 중 한명이다.
올 1월 KB국민은행장으로 오른 이재근 행장은 한 행장과 같은 1966년생으로 당시 시중은행장 중에 가장 젊은 행장으로 '세대교체 선봉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93년 주택은행에 입행한 이 행장은 2015~2016년 KB금융 재무기획부장과 재무총괄(CFO) 상무를 역임, 숫자에 강한 '재무 전문가' 출신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처럼 CFO 길을 밟아오며 길러온 재무전략 내공이 현장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껏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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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출신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회장으로 맞이한 NH농협금융지주는 NH농협은행장에 영업통으로 인정받은 이석용 전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상무)을 앉혔다.
외부 출신 회장 옆에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은행을 두루 거친 정통 농협맨을 행장으로 앉혀 위기를 금융 본업인 영업으로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행장은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농협은행 파주시지부장(2014년)과 수탁업무센터장(2019년), 서울영업본부장(2020년)을 역임하며 다년간 영업 경력을 쌓아왔다.
하나은행 수장자리엔 '재무통'으로 꼽히는 외환은행 출신인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사장이 올랐다.
이승열 차기 행장은 하나금융 그룹재무총괄 부사장(CFO) 출신으로 외환은행 출신 인물이 하나은행장으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사를 두고 KEB하나은행 초대 행장을 지낸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통합조직 공고화' 의중이 담긴 결정이란 평가가 나온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9월 외환은행과 통합된 이후 KEB하나은행이란 브랜드명을 사용하다가 2020년 2월부터 하나은행으로 변경했다.
서울은행 출신인 함 회장이 행장 시절 당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이끈 리더십을 입증한 바와 같이 이번 인사에서도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올 3월 우리은행장에 선임돼 2년 임기를 부여받은 이원덕 우리은행장도 CFO 출신 CEO다. 이 행장은 2009년 우리은행 자금부 부장을 지낸 뒤 2018년는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에 오르기도 했다.
이 행장은 실적을 만년 4위에서 3위로 끌어올린 공신으로 인정받고 있다. 재무통 출신을 전진배치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3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올 1~3분기 순이익은 2조33735억원으로 하나은행(2조2438억원)을 1297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이처럼 주요 시중은행 수장에 영업과 재무에 능한 전문가들이 오른 것은 올해 고금리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수익 창출과 리스크 방어, 자산건전성 제고,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실물 경기 둔화와 대출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자산건전성이 악화하는 동시에 은행권 대손비용이 지난해 6조6000억원에서 올해 9조1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은행들은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가계대출 중 견조한 성장을 보였던 대출 부문의 수요급감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전략과 건전성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020년 4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금융 지원책이 올해 끝나 잠재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어 은행들은 재무통 행장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보다 올해 대출 성장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돼 신한·농협은 영업전문가를 내세워 기관 영업과 미래고객 확보에 주력할 구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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