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블록체인 자신감…"코인 달라고? 같이 안해"

오동현 기자 2023. 1. 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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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메인넷 '핀시아' 출시…토큰 이코노미 2.0 발표
사전 예비 물량 발행하지 않는 '제로 리저브'
초기 벨리데이터도 '링크' 사서 생태계 참가
위메이드처럼 투자자 돈으로 사업 확대 안한다
'러그 풀' 판치는 클레이튼 프로젝트 사례 방지
"여전히 대량의 링크 달라는 팀들 있다…안해"
"4년간 한 번도 신규 발행 링크 현금화 없었다"
"링크 담보로 한 레버리지 사업도 한 적 없다"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사업도 하기 전에 대량의 가상자산을 달라고 하는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사들과는 함께 하지 않겠다."

라인이 웹3 대중화를 위한 차세대 메인넷(블록체인 네트워크) '핀시아' 출시와 함께 새로운 '토큰 이코노미 2.0'을 발표하며 블록체인 사업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4일 라인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라인테크플러스가 공개한 '토큰 이코노미 2.0' 정책은 사전 예비 물량을 발행하지 않는 '제로 리저브' 전략을 핵심으로 한다.

라인은 자체 가상자산 '링크(LN)'를 발행하고 현재까지 673만4458개를 유통한 바 있다. 새로운 정책에 따르면 앞으로 링크는 블록 생성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만 발행되며 그 외 어떠한 발행도 없다. 이는 라인을 포함한 초기 벨리데이터들도 시장에서 확보한 링크로 생태계에 참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우석 라인테크플러스 대표는 '라인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통해 "6개월 전만 해도 리저브 기반의 대규모 투자를 해달라는 개발사가 많았다. 지속성이 낮고, 기존 실패를 답습하는 모델들이 대부분이어서 우리는 그런 투자를 하지 않았다. 지금은 투자하지 않아도 함께 하겠다는 팀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단기 자금 조달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확산 가능한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고자 하는 팀들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4년간은 초기에 수백억 원의 자금 조달을 하고 그다음은 애매한 모델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자금 조달 없이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수천억 원 규모의 토큰 수요를 만들겠다는 사업 계획들을 보고 있다. 물론 여전히 대량으로 링크를 주지 않으면 개발 안 한다는 팀들도 있다. 그런 팀들과는 안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라인의 '토큰 이코노미 2.0' 발표 이후 라인의 글로벌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도시' 가입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80개국에 베타 서비스로 출시된 '도시'는 3개월 만에 가상자산 지갑(월렛) 가입자 수가 38만 명을 돌파했다. 라인 비트맥스 월렛의 일본 가입자 56만명을 포함하면 전체 라인 월렛 가입자 수는 100만명에 육박한다.

특히 최근 일주일 동안 10만 명 이상이 도시 월렛에 가입했으며, 월 평균 성장률은 82%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 추세가 빨라지고 있다.

국가별 도시 월렛 가입 비중은 미국(27%), 인도네시아(26%), 베트남(18%) 및 한국(10%) 순으로 많다. 라인 비트맥스 월렛 일본 가입자 56만명 포함 시 일본 월렛 유저가 가장 많다. 일본·동남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 1억 9000만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라인 메신저의 영향력으로 풀이된다.

라인의 '제로 리저브' 전략은 글로벌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선도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위메이드 사례처럼 재단이 보유 물량으로 자체 가상자산을 발행해 갖고 있다가 투자 등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암묵적으로 이뤄졌는데, 라인은 이런 업계의 전례를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클레이튼'도 대규모 리저브를 발행하고 이를 파트너사들에 투자해왔다. 하지만 투자만 받고 서비스 개발을 중단하는 러그 풀(rug pull) 프로젝트가 많아졌고, 클레이튼까지 신뢰도 하락이란 역풍을 맞았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업체들도 클레이튼을 떠나거나 자체 메인넷을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라인 측은 "서비스 출시도 전에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것보다, 서비스 성장에 따라 지속적인 보상과 지원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이 대중화가 가능한 웹3 서비스 사례를 만들고 링크의 가치를 극대화해 나가는 길이라고 믿는다"며 '제로 리저브' 전략을 채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 "라인은 외연 확장보다는 블록체인이 대중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한 내실을 닦는 데 집중했고, 그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신규 발행된 링크를 현금화하거나 링크를 담보로 한 레버리지 사업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토큰 이코노미 2.0은 지난 4년간 라인의 여러 노하우와 시행착오를 축약한 결과이고, 현재 블록체인 시장의 다양한 실패 사례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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